TOP 50 ALBUMS OF 2010 (by AFFiNiTY) Part 2 : 25~11
올해도 어김없이 한해를 정리하며 가장 열심히 들었던 음반을 정리해본다.-_-;;;
어느 해보다도 많은 음반을 들었던 한 해. 그 중에서 50장의 음반을 꼽는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더라.
이 순위에 수많은 해외 웹진에서 무조건 순위에 올려 놓고 있는 Arcade Fire, Emerald, How to Dress Well, Sleigh Bells,
Robyn, Flying Lotus, Joanna Newsom, Sufjan Stevens, These New Puritans, Kanye West등은 없으니 양해해주시길.
그 음반들 물론 잘 들었지만(특히 How to Dress Well) 내가 주관적으로 자주 들은 음반은 아님.
올해의 음반 선정은 그 어느 해보다 더 음반의 완성도보단 내가 자주 들은 음반 위주로 골랐다.
잘 아시다시피 이건 내 스스로를 정리하기 위해 하는 것이니...
이번엔 25위부터 11위까지.
25. [Kudos] by Surf City
the Ruby Suns와 같은 뉴질랜드 밴드.
노이즈 락, 얼터너티브, 싸이키델릭을 넘나드는 인디 락을 들려주고 있다.
첫곡 'Crazy Rulers of the World'부터 완전히 청자를 사로잡아 무아지경에 이르게 하는데 멜로디와
리듬의 텍스쳐가 윤택할 뿐만 아니라 인디락의 정형을 보여주면서도 매우 세련된 창작 능력을 보여준다.
종종 Jesus and Mary Chain이나 Pavement의 느낌이 날 때가 있지만(특히 타이틀 트랙), 거슬릴 정도는 아니며
앞으로의 여정 역시 관심을 갖게 만든다.
24. [Heartland] by Owen Pallett
이미 신인들은 명함도 못내밀 밴드들과 협업을 한 바 있는 사실상 천재 Owen Pallett의 데뷔작.
Arcade Fire의 곡을 어레인지했으며 15세부터 바이올린 솔로 공연을 할 정도로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으며,
Final Fantasy란 이름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정식 음반을 들어보면 어쿠스틱 악기들에 대한 풍부하고 깊은 이해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곡 하나하나의 음장감을
어떻게 확장해야 청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지를 확실히 알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23. [Crooks and Lovers] by Mount Kimbie
2009년 'Maybes'란 EP 트랙으로 기대를 준 Mount Kimbie의 정규 데뷔 음반.
런던 사우스뱅크 대학의 친구들인 Dominic Maker와 Kai Campos의 듀오로 Post Dubstep을 표방하고 있다.
22. [Glass Eights] by John Roberts
잘 아시다시피 원래 전자 음악은 춤추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Kraftwerk(크라프트베르크)를 위시한 독일의 전자 음악씬이 발달했던 시기 이전에 이미 독일의 일부 레이블들,
그러니까 Pilz나 Ohr같은 레이블은 다양한 키보드를 통해 그들의 환각음악과의 교배를 시도했었고,
그런 이유로 전자 음악은 오히려 Meditation 음악에 더욱 가깝게 활용되곤 했다.
알다시피 클라우스 슐츠의 음악들도 원래는 유체이탈을 의도하는 곡들이 있질 않았나.
Walter Westrupp의 [Tarot]음반들을 들어보시라. (그때가 독일의 유일한... 찬란한 음악의 시기였다)
요즘의 전자 음악으로 통칭되는 음악은 강력한 비트와 다양한 템포를 이용하여 비트로 가득한 비트닉 월드를 창조한다.
음악을 들으며 얼굴은 심각한데 몸은 비트에 실려 춤을 추는 우스운 광경이 등장하는 것은 바로 전자 비트에 내재되어 있는 이중성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여기 John Roberts의 음반도 그런 음반이다. 쿵쿵 대는 비트는 들으며 몸을 흔들게되긴 하지만 춤을 추는 표정만큼은
결코 마냥 웃을 수 없는 딱... 그런 분위기의 일렉트로닉.
21. [New Chain] by Small Black
이 음반이 21위에 랭크되었다는 건 음악 좀 듣는 분들이라면 납득하기 힘들 것 같다.
나 역시 인정한다. 이 음반은 그냥 말랑말랑한 인디 일렉트로닉 음반일 뿐이라는거.
그런데 난 이 음반을 무척 자주 들었다.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결성된 2인조 일렉트로 듀오의 음반은 전형적인 인디 일렉트로닉이지만
'Search Party', 'Photojornalist', 'New Chain'같은 곡은 출퇴근하면서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기억도 안난다.
이번 Top 50 앨범이 음악적 완성도와 무관하게 내가 자주 들은 순위 위주라면 이들은 이 정도 순위에 랭크되는게 나로선 당연한 일이다.ㅎㅎㅎ
특히 두번째 트랙인 'Search Party'는 아직도 사랑하는 트랙
20. [Before Today] by Ariel Pink's Haunted Graffiti
본명은 Ariel Marcus Rosenberg.
그가 4AD에서 낸 첫번째 음반이며 마치 80년대의 뉴웨이브 락 밴드 앨범커버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이번 음반의 앨범커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가 처음으로 밴드 형식을 지향한 음반이기도 하다.
물론 담겨진 곡의 퀄리티는 Dolby D정도는 절대 아니라도(ㅎㅎㅎ) 그의 전작들을 생각하면 놀랄 정도로 사운드의 퀄리티가 훌륭해졌다.-_-;;;
주목받는 뮤지션이니만큼 앞으로의 행보 역시 기대가 되고, 이번 음반처럼 그 근원적인 음악적 자양분이 밑도끝도 없는
황당함이 앞으로도 지속되길 바랄 뿐이다.
19. [Gemini] by Wild Nothing
Jack Tatum의 솔로 프로젝트.
슈게이징의 기운을 가득 담은 인디팝이라고 할까. (웹상에선 장르가지고 지지고 볶고 싸우던데 정말이지-_-;;;)
두번째 트랙같은 경우는 기타팝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쟁글쟁글한 느낌도 좋고.
아무튼 올해 이래저래 화제도 많이 되었던 신인 뮤지션.
이런 음반을 잘 들어보면 아무래도 멜로디가 중심이 되고 어레인지가 이를 받쳐주는 형태라
과연 다음 음반에서도 이 정도를 넘어서는 곡들이 나올지는 다소 의구심이 들지만, 앞으로도 기대해 볼 뮤지션이다.
18. [Play It Strange] by Fresh and Onlys
샌프란시스코 락 씬의 기수처럼 떠오른 Fresh & Onlys.
거침없이 일관된 비트로 달려나가는 리듬감에 전형적인 sunny pop의 느낌을 실어 나르는 이들의 음반은 들을수록
매력을 느끼게 되는 근래에 가장 만족스러운 Neo-Psychedelia 음반 중 하나다.
특히 'Waterfall'에서 'Until the End of Time'으로 이어지는 질풍같은 흐름은 압권.
17. [There Is Love In You] by Four Tet
사실 10위권 안에 올려 놔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Four Tet의 수작.
예쁜 앨범 커버도 인상적이지만 안에 담겨있는 덥스텝(dubstep)의 사운드들 역시 인상적이다.
전자 음악이란 것이 다분히 비선형적인 느낌이지만 Four Tet의 음악은 우주 공간에서 가장 짧은 거리는 직선이 아니라
중력장의 거리라는 것을 인지라도 시켜주듯이 자연스럽게 공간과 공간을 워핑하는 느낌을 준다.
재밌게도 Caribou와는 좋은 라이벌인 것 같은데(팬클럽들이 ㅈㄹ염병하는 그런 라이벌이 아니라 서로의 곡을 리믹스도 해주는
그런 라이벌) Caribou가 Manitoba에서 이름을 바꾸면서 마이크로 하우스 계열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면
Four Tet은 확실히 Dubstep으로 들어간 느낌이 강하다.
Caribou가 보다 대중적인 멜로디를 들려준다면 Four Tet은 여전히 비트를 갖고 노는 경향이 강하고.
아무튼 앞으로도 Four Tet의 음반은 기대가 된다.
16. [a Sufi and a Killer] by Gonjasufi
수막 엑스(Sumach Ecks)의 솔로 프로젝트로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족적을 남긴 뮤지션.
뭐... 통으로 리믹스 앨범까지 나왔으니말이지.
동양적인 요소를 음악에 잔뜩 끌어담은 음반이라면 수도 없이 많겠지만 Ancestors의 끈적이는 애씨드에 푹 쩔어 들어가다가
다음 트랙인 'Sheep'에서 들판을 두 팔을 벌리고 흐느적대는 느낌의 선율을 맞닥들일 때의 신선한 충격을 곱씹을 만한
음반이 얼마나 되나 싶다.
몽환적인 스캣은 독일 싸이키-포크밴드인 Emtidi의 [Saat]을 연상시키고 명상적인 요소들은 노르웨이의
애씨드 포크 밴드인 Oriental Sunshine의 음반을 연상시킨다.
15. [Cerulean] by Baths
빌 비젠펠트(Will Wiesenfeld)의 솔로 프로젝트.
네살 때부터 연주를 시작하고 이미 10대때 자신의 음악을 녹음을 한 그는 Bjork의 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독학으로 기타, 콘트라베이스, 비올라를 공부하고(-_-;;;) 이러한 어쿠스틱의 요소를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융합하는 과정을
스스로 깨우쳤다.-_-;;; 젠장...
곡의 텍스쳐를 대단히 밀도있게 가져가면서 한층 한층 어쿠스틱의 레이어를 겹쳐 쌓아올린 듯한
이 음반은 내가 올해 가장 열심히 들었던 인디 일렉트로닉 음반이기도 하다.
14. [Transference] by Spoon
사실 Spoon의 음반은 그동안 늘 이구동성의 찬사를 받아왔지만 내 연말결산 리스트에선 제대로 순위에 랭크된 적이 거의 없다.
아니 없던가??? 맘에 들어도 한 두 트랙뿐인 경우가 많아서 전체적인 곡을 갖고 판단하는 앨범 순위에선 랭크시키기 무척 애매하단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번 음반은 해외에선 호평임에도 전작들보다는 덜 평가받는 분위기임에도 내겐 그들의 음반 중 가장 전체적으로 맘에 드는 음반이다.
곡 전체적으로 윤택한 텍스쳐가 확실히 느껴지며 정통적인 락 넘버들을 연주하면서도 전혀 진부한 느낌 자체가 없다.
'the Mystery Zone'부터 이어지는 풍성한 멜로디는 아주 인상적.
13. [Contra] by Vampire Weekend
드림 팝의 사운드에 아프로 사운드를 제대로 섞어낸 리듬과 멜로디.
그리고 이런 소박하지만 진솔한 음악이 대중들에게 제대로 꽂혔다.
말이 필요없는 음반 중 하나로 올해 대부분의 음악 웹진 차트를 장식하는 음반 중 하나.
12. [Trilogi] by Fredrik
이들의 탑트랙 'Vinterbam'은 개인적으로 올해의 트랙 top 10에 넣을 정도로 자주 들은 트랙이다.
스웨덴의 인디팝 2인조 밴드인 이들은 멀티 인스트루먼털리스트인 Fredrik Hultin과 싱어 Lindefelt로 구성되었다.
포크트로닉(Folktronic) 성향의 음악으로 북유럽의 포크록과 일렉트로닉을 서정적인 스산함으로 잘 표현해내고 있어
추운 겨울 불을 쬐는 듯한 북유럽의 분위기를 그대로 남아내고 있다.
해외 웹진의 평가는 우수함...정도지만
음반이 담아내고 있는 몽환적인 서정성이 내겐 아주 강하게 어필했고, 덕분에 아주 오랫동안 이들의 음악을 들었던 것 같다.
11. [Black City] by Matthew Dear
2007년 [Asa Breed]란 음반으로 폭발했던 그의 음악적 재능은 2010년에도 여전했다.
어릴 때부터 디트로이트 테크노의 영향을 받으며 자랐다는데 이젠 그가 수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으니...
ILM의 초기 CG에서나 봄직한 이미지의 느낌에 세세한 디테일의 브러쉬 필터가 더해진 듯한 느낌의
인상적인 앨범 커버가 앨범 타이틀 [Black City]의 느낌을 확실히 주고 있다.
현재로선 미니멀 테크노를 가장 극적으로 표현하는 뮤지션 중 하나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트랙이 더해질 수록 무아지경에 빠져드는 강렬한 몰입감을 주는 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