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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의 결과는 아쉬움이 크지만 국민들이 아직도 정신 못차렸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잠시나마 고쳐먹게 될 '뻔'했었다.
하지만... 한명숙 후보의 패배로 수많은 인간들이 노회찬씨에게 원색적인 욕을 가하는 모습을보면서 씁쓸한 마음이다.
심상정이나 노회찬(이들과 만나서 일해봤는데 영 아니더라... 노회찬은 조선일보 90주년 기념식에도 갔다라는 이유로 무조건
까대는 분들은 미안하지만 그닥 상대하고 싶지 않다)같은 정치인들은 중도 우파로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민주당과는 그 정치적
방향성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런 정치인들이 정치 행위를 영속할 수 있도록 소신껏 지지해주는 것도 유권자들의 몫이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정치적 입장에서 난 유시민이나 한명숙에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 두리뭉실하게 반MB라는 것 외엔
사실 딱히 교집합을 찾기도 힘들다.
이런저런 풀뿌리 민주주의의 자생적 토대를 마련하기엔 지금 워낙 정부여당이 심하게 해쳐먹으니 도무지 '시간이 없다.
이대로 내버려두면 큰일이다'란 위기감에서 투표장에 삼삼오오 모여 가셨고, 그러다보니 노회찬씨가 얻은 지지율 3.3%가
그렇게 아쉽고 미워보일 수 없다는 점 충분히 이해는 한다.
하지만 진보 정당도 정당이다. 정당이란 자신들의 분명한 정치적 입장이 있는 것이고(있지않나? 한나라당이 꼴통 기득권 수호라는
정치적 입장이 있는 것처럼), 그런 면에선 그들에게도 이번 선거가 중요하다.
도대체 언제까지 '비판적 지지'라는 명분 하에 물러나고, 또 물러나야 하나?

그런 면에서... 심상정 후보가 사퇴까지 했는데 유시민 후보가 패배한 건 아쉬움이 엄청나게 남는다.
게다가 납득할 수 없는 무효표가 18만표라는 건 민주당에게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압박할 요인이기도 하다.
물론... 난 민주당이 무효표 18만표에 대한 확고한 정치적 대응의 결단을 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있으면 정말 다행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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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를 계기로 민주당의 약진은 분명했고, 특히 친노 계열 인사들이 사실상 완전히 정치 전선 선두에 부상했다.
자... 무대를 만들어줬다. 국민들이.
그럼 제대로 해라. 이번에도 끝없이 휘말리고, 끝없이 밀리면 다시는 국민들의 지지도 얻기 힘들 것이 뻔하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똑같은 바램이 있다. '제발 이 브레이크없는 미친 정부여당의 폭주를 막아달라.'
국회의원 선거도 아니니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주기 힘들다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표심은 민심이고, 이전처럼 미친 듯이
정부여당이 정책을 밀어부치는 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닐거다.
물론 그래도 정부여당은 4대강을 중단할 수 없을 거다. 이미 중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의료민영화도 중단할 수 없을거다. 이것도 중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세종시 수정안도 중단할 수 없을거다. 이것도 역시 중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하지만,
막아달라.
진심으로 진심으로 민심의 지지를 배반하지 말아달라.
4대강도, 의료민영화도 다 막아달라.
서울에선 곽노현 교육감이 당선되고, 경기도에선 김상곤 교육감이 당선됐다.
교육위원으로 이건씨가 당선되지 않은게 마음 한쪽이 쓰리긴 하지만...
난 이게 그나마 큰 위안이 된다.
모든 것을 하루아침에 바꿀 순 없지만 천천히, 그래도 조금은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는, 최소한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초등학교 5학년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의 입장에서. 정말.... 진심으로 아이의 미래에 희망을 조금은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대선과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말 후회없는 선택들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길 바란다.


아울러...
경기도 18만표 무효표.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말길 바랄 뿐이다.
심상정 후보에 투표한 무효표보다 선거 확인 도장을 찍어주지 않은 용지로 인한 무효표가 더 많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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