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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동네 수퍼마켓에 들렀다가 천안함 침몰 소식을 속보로 접했다.
3월 1일 전역한 막내 동생이 해군이었고, 해본으로 가기 전엔 반 년간 함정을 탔던 탓인지 전혀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100여명의 승무원 중 40여명이 실종이 되었다는 소식을 속보로 접하고,
그들이 그 아비규환 속에서 고통받고 사라져갔을 걸 상상이 되어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사라진 이들은 모두 이제 막 꽃피는 가장 아름다운 나이의 청년들이니 정말이지 뭐라 애도의 마음을 금할 길이 없더라.
그렇게 희생된 것도 억울한데 이 황당한 군대와 언론, 정부가 해대는 뒷처리는 더욱더 가관인지라 희생자들의
유족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열하며 침몰의 원인을 따지는 이들을 향해 사격 자세를 취한 잡놈들도 잡놈들이지만 SBS는 속보 자막으로 북의 공격으로
침몰했다고 자막을 내보내질 않나 아직까지도 이유에 대해 함구(누구라도 다 함구라고 생각한다)하고 있는 이 꼬락서니를 보면
참... 우린 뭐든지 터지면 대충 수습하고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을 줄 모르는 한심한 나라의 국민들이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리고 이 처참한 참극 속에 희생된 이들은 예외없이 사병들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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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핏하면 흐리고, 툭하면 눈이나 비가 오고,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는 날씨가 계속 된다.
여기저기서 대지진이 일어나는가 하면 언제나 있었다던 이상기온도 올해는 그 위력을 더하고 있다.
사실 지구 온난화에 대해선 반박과 수긍의 논리가 너무나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정치적인 성향에 따라서
논리가 갈리는 것도 아니고 얽히고 얽힌 이상한 논리 관계라 나야 뭐라 딱히 요약할 능력도 없는 놈이지만,
딱 우울하고 엿같은 이 나라의 요즘을 그대로 빼다박은 하루하루라는 생각이 든다.
신문을 오랜만에 펴 봐도 이게 도대체 언제적 신문인지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노골적인 정책 미화의 찬란한 기사들이
줄줄이 펼쳐지고,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에 대한 시선과는 아무 상관없이 우리 스스로 일본이 한국전담실을 차렸다고
민망하리만치 우쭐해하질 않나, 현대차가 마치 토요타마저 이젠 밟아버렸다는 듯한 이 이상한 자뻑의 신화는 브레이크라는게 없다.
항상 하는 얘기지만, 대기업이 잘 되어야 나라가 잘 돌아가고, 개인의 일자리도 담보한다는
이 오래된 정부와 기업의 세뇌에 가까운 구라질은 그야말로 완벽한 구라질이라는 걸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을거다.
이 정권들어서 이 정책, 저 정책 홍보하면서 일자리 15만개, 20만개, 34만개... 200만개 창출이란 얘기 아마도 수도 없이 들어보셨을 거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런 일자리를 구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정작 일자리는 더욱더 가열차게 줄어들고 있고, 사회는 국민을 잉여인간화하고 있으니 말이다.
인구가 줄어들어 잉여인력으로 인한 노동 유연성의 경직과 그로인해 '싼 값'에 서비스 인력을 부려먹기 힘들어 질 지도 모르는
우리 기업과 정부는 난데없이 낙태를 금지한다고 무작정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고, 그 결과 육아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이들은
'피임'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이젠 200만원에 이르는 수술 비용을 손에 쥐고서도 쉽게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기가 막히다.
성폭력에 의해 원치않는 임신을 하면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또다시 심각한 모욕을 겪어야하는,
산부인과에선 위험 부담을 이유로 수술비를 말도 안되게 올려 버리는 이러한 상황이 정말 '정상적'인 현상인가?
사회의 경직된 성문화, 솔직하지 못했던 태도로 왜곡시킨 성문화의 계도따윈 생각도 안하고 그냥 단속질로 금지하겠다고 하니...
이 와중에 또다시 벼랑으로 내몰리는 건 서민들이다. 그리고, 책임있는 성에 대해 한번도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대부분의 학생들이다.
***
가산동의 그 큰 빌딩들은 공실이 많다.
분양이 고작 30%에 머무르는 빌딩도 있단다.
그런데도 빌딩은 죽어라 올라간다. 이미 짓기로 한 것이라니 어쩔 수 없겠다만,
저 빌딩들에는 도대체 누가 들어오기나 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 아파트도 마찬가지지. 분양율 10%가 채 안되는 아파트도 이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니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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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인 노무현이란 사람의 생명을 그런 식으로 비열하게 앗아간 이 정부의 파렴치함엔 뭐 욕하는 입이 아까울 지경이지만
그렇다고 대통령 노무현이 대단한 치적을 남겼는데 사람들이 알아보질 못했다는 식으로 미화하는 것 역시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유시민씨가 고인의 유지를 받을어 나갈 것이라고 했는데 솔직히 그 인터뷰를 읽고 난 뒤의 느낌은 난감하기 짝이 없다.
사실... 이 나라에서 고인이 진보의 '아이콘'처럼 된 것 자체가 완전히 넌센스에다가 이 나라의 정치철학 수준을
그대로 까발린 것이라고 보긴 하지만, 예전에도 얘기했듯 딴나라 작당들이 다양한 정치적 신념으로 산개한 진보 진영을
한꺼번에 깔아 뭉게기 편하도록 죽어라 패로 묶어 두들긴 작전이 잘 맞아 떨어진 것이기도 하다.
이제 6월이면 투표다.
난 항상 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권이 창출되길 희망했지만 이젠 그런 바램 따윈 예전에 다 갖다 버렸다.
비판적 지지라는 웃기는 비겁함도 이젠 갖다 버렸다.
자신의 소신대로 투표하자. 투표소로 가면서 이미 스스로에게 타협할 생각따윈 이제 하지도 않으련다.
블로그에서 MB 아웃을 외치다가 선거 당일이면 아침 일찍 짐챙겨서 투표는 포기하고 여행이나 떠나면서 변명이라곤
'누가 되던 다 똑같더라'라고 말하는 이들이 이번엔 제발 주변에서 적어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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