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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의 금메달 수상 기사엔 '기적 그리고 또 기적' 따위의 말들이 수없이 등장한다.
쇼트트랙에서 전향한지 7개월만에, 10,000m는 공식적으로 세번째 경기만의 쾌거이니 '기적'이란 말이 나올
법하긴 하다. 그런데 어째 영 듣기 거북하다.
기적이란 말은 원래 바랄 수 없는 일이 현실화된 것을 얘기하지 않나?
기적으로 이승훈 선수가 흘렸을 땀방울을 생각한다면 그건 선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나?
만약 '아이스 링크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한 한국의 척박한 토양에서 이런 선수가 나온 일은 기적'이라고 한다면 충분히 이해하고 또 이해하겠다.

사실 예전에도 한 얘기지만 이런 '천재'같은 선수들이 줄기차게 나오는 한국의 현실 자체가 기적이란 생각이 든다.
저변이 넓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찌감치 싹수를 본 이들이 대표가 되는 것도 아닌데 이쯤되면 이거야말로 기적이란 생각이 든다.
제대로 된 링크도 없어 눈을 부비고 새벽에 일어나야하고 한정된 시간 안에 죽어라 타야하는 곤혹스러운 현실은
극소수의 노력형 천재들의 놀라운 성과로 싹... 덮혀버린다.
그리고 이런 예외적 선수들이 아닌 일반적인 선수들은 이들의 스포트 라이트 뒤로 쓸쓸히 물러난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죽어라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인 한국의 경우는 더더욱 심하다.
그 선수들은 그야말로 병풍이 된다. 당연한 거라고?
완주를 하고 그 기쁨에 즐거워하며, 4차례나 올림픽에 출전해서 한 번도 입상조차 못했지만 경기를 마치면
자신을 확인하고 기뻐하는 분위기 자체가 전무한 우리는 그런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겠지.

이 시상대에 이렇게 기분좋게 올라간 2,3위 선수의 모습이 난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이승훈 선수를 이렇게 들어올리는 장면도 참... 보기 좋더라.
아직까지 우린 금메달 수로 순위를 메긴다. 올림픽 홈페이지에만 가도 메달수로 순위를 메기지만...
했던 말이지만 정말 어느 개그맨 말대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의 결과물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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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김연아 선수의 플레이를 보지 못했다. 너무 떨려서 볼 수가 없었다.
방송은 이미 동계올림픽 시작 전부터 죽어라 김연아 선수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췄고, 심지어 곽민정 선수가
같은 날 경기를 함에도 철저하게 무관심으로 일관했고 김연아 선수에만 집중했다.
아마 나 외에 많은 분들이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떨리는 마음으로 대한 것은, 김연아 선수가 혹시나 실수할 경우
그녀가 받을 자신 외적인 상처를 염려했기 때문일거다. 나같은 분... 엄청 많으셨을거다.
그녀가 실수하면 금메달을 못딸 것 같아서가 아니라 찌질한 기사를 확대 재생산해대는 언론과 일부 몰지각한
인간들의 비난이 엄청난 중압감... 정말 그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려온 그녀를 덮칠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었을거다.
쇼트 세계신기록으로 쇼트 프로그램 1위로 마치자 일부 일본 네티즌들이 김연아의 점수가 너무 높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걸, 우리 언론은 또다시 퍼나르고 확대재생산시킨다. 참... 답답하다.
그런 것에 일일이 신경쓰며 개인 경기에 국가간의 소모적 감정을 이입하고 이를 비뚤어진 '애국심'으로
치환해대는 언론은 진절머리가 난다.
그리고 김연아 선수의 점수가 정말 일부 일본 네티즌의 말처럼 부풀려진 것인지는 공개된 프로토콜을 보면
나같은 일반인들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
오히려... 아사다 마오가 점수를 후하게 받고, 김연아는 견제당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을 거다.-_-;;;
제발 프로토콜 좀 보고 얘기하자.

마지막까지 자신의 실력을, 흘린 땀만큼 모두 발휘하길 바란다.
그리고 극심한 부진을 이겨낸 아사다 마오에게도 축하를 보낸다.
다만... 솔직한 심정으론 잘하되 살짝 잘했으면 좋겠다.-_-;;; (찌질하다도해도 어쩔 수 없어)
갑작스러운 어머님의 부고에도 의지를 보여주며 놀라운 경기를 치룬 로세트 선수에게도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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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은 소란스러운 웃음 속에 지금 한국의 젊은이들이 처한 현실에 대한 진한 페이소스가 묻어난다.
그래서 마냥 웃고 넘기기엔 그 여운이 제법 가는 경우가 많다. 작가진이 궁금해질 정도로 이런 현세태를
웃음 속에 잘 반영하는데 오늘의 에피소드 역시 그랬다.
4년간 열심히 다닌 대학교지만 어디 밖에서 제대로 떳떳하게 얘기조차 못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이 에피소드를
봤다면 가슴이 조금은 먹먹했을 것 같다.
웃음 속에 진정으로 젊은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위로해주는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게 바보상자를 보면서 얻는 예외적 위안이다.
이 프로그램이 3월 종영이라니 좀 아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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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통령이란 인간이 학생들이 옷다벗고 졸업파티한 걸 빌미로 '공교육을 바로 잡는 교육개혁을 손수 챙길 것'이라고 천명하신다.
참... 핑계 무지하게 좋으시군.
어떻게 챙기실건데, 서민들 학원비 비싸다고 학원 교육을 없애는 웃는 교육을 만들겠다고 떵떵 거리던게
도대체 언제지? 정말 그 사이에 공교육이 바로 잡히고 학원 교육 위주의 입시 교육이 변화했나???
정권의 특성상 사교육을 다양한 방법으로 육성하는 것 외엔 이 정권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없다.
항상 TV에 나와 서민을 위하는 양 사탕발림하고 그것에 또 홀딱 넘어가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으니 이런
같잖은 선전정치가 아직도 먹히는거지.
학생들이 옷을 다 벗고 길거리에서 졸업뒷풀이했다는 걸 문제삼지만 정작 진짜 문제는 그애들이 아니라
이따위 교육 정책을 펴오고 있는 정치의 문제가 먼저 아니였나?
아이들이 흉포화되고 사람의 감정을 잃어간다고 한탄하지만 그렇게 사회를 만들고, 그렇게 조장하는 건 우리 어른들 아닌가?


선택의 여지없는 강박으로 아이들을 몰아넣으면 그 기준에 적응할 수 없는 '다수'는 일탈으로 존재를
확인하곤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사회에서 어떻게해서든 살아남는 방법을 강구할 수 밖에 없다.
졸업식 뒷풀이를 저리 한 아이들을 두둔하자는게 아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잘하는 애들은 잘하는데
저런 애들은 왜 저러는지 몰라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은 현실은 씁쓸하다.
졸업식 뒷풀이 주모자를 색출하여 처벌한다고? 고작 할 줄 아는건 몽둥이로 다스리는 법 밖에 모르는 것들이
정치를 하고 있는데 아이들의 삭막함과 무너진 공교육이 다시 바로 선다고?
왜 항상 예외적인 기준을 보편적 기준으로 설정하고 거기서 이탈되면 '문제아'라고 낙인을 찍는거지?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예외적 기준들이 기준선이 되는거냐고.
내후년이면 중학교에 들어가는 아들을 둔 부모로서... 정말 요즘 많은 고민이 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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