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tle in Seattle/배틀 인 시에틀] directed by Stuart Townsend
2007 / 약 99분 / 미국, 캐나다, 독일

배우로 유명한 스튜어트 타운젠트의 장편 데뷔작.
직접 각본도 썼습니다.
이 영화는 1999년에 시애틀에서 있었던 WTO 밀레니엄 라운드에 저항했떤 시민운동가들을 중심으로 한 시민투쟁을 그린 영화입니다.
아시다시피 GATT가 회원국에 대한 제재의 권한을 가지게 된 더 큰 모임이 WTO죠.
물론 사실상 지금도 GATT 체제라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만.
그 WTO가 우루과이 라운드에 이어 가졌던 밀레니엄 라운드.
이미 역사적인 사실이지만 중요의제는 부결되었고, 이어서 도하 라운드 역시 허울뿐인 개도국과 빈곤국에 대한
의약 지원을 합의하기로 했을 뿐이었죠. 칸쿤은 아예 개도국 대표단이 조기 퇴장하기도 했습니다.
다자간 협상이 지지부진한 사이 양자간 협상인 FTA가 급물살을 타고 진행되었고, 우리나라도 지금 한미 FTA의
비준을 남겨놓은 상태입니다.

이 영화는 일단 WTO 체제가 왜 폭력적이고 비민주적이며 야만적인지에 대해서는 거의 얘기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길 수 없는 싸움인 시민투쟁을 왜 해야하는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죠.
실제로 이 영화에서도 역사적 사실처럼 시위대는 경찰의 폭력에 쓰러집니다.
경찰은 최루액을 소화기에 담아 얼굴에 뿌려대고 고무총을 몸에 직접 쏘고, 곤봉으로 미친 듯 사람을 두들겨패고
닥치는 대로 체포합니다.(밀레니엄 라운드 시위로 체포된 인원이 600여명이었습니다. 저희 나라보단 낫죠?)
WTO에 대한 간헐적인 약간의 소개때문에 WTO를 비롯한 세계 자유 무역에 대한 관심이 없는 분이라면
시위대의 저항에 대해 '왜 저러는데?'라고 의아해할 수도 있습니다.
짧은 90여분의 러닝타임동안 하고 싶은 얘기를 분명히 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죠.
하지만 조금이라도 자유무역의 그 더러운 의도에 관심이 있으셨던 분이라면 이 영화는 보기보다 상당히 찡합니다.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지만 연대한 시민 정신은 결국 이슈를 만들고 비판의 담론을 형성해냅니다.
그리고 이런 목소리가 모여서 작은 목소리를 내고 소외된 옳은 목소리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음을 이 영화는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별 내용없는 드라마임에도 난데없이 마지막엔 울컥합니다. -_-;;;
스튜어트 타운젠트가 이렇게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이 있었다니 무척 반갑기도 하구요.

하지만 답답한 것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저 폭력적이고 너무나 지금의 우리 나라 정부와 판박이의 개소리를 지껄이는 경찰고위직과
시장등의 수준보다 지금 현재의 우리나라가 더더욱 답이 없을 정도로 난감한 상황이라는거죠.
최소한의 목적이라도 달성하고 모두 풀려났던 밀레니엄 라운드 프로테스탄트와 달리 우리나라는 그런 일말의
희망조차 기대할 수 없는 무차별적인 폭압만 남아있으니 말입니다.
마음이 답답해요.


*
이 영화의 출연진입니다.
[Flyboys], [Smokin' Aces/스모킹 에이스]Martin Henderson,
[Girlfight/걸파이트]로 쇼킹한 데뷔를 했으나 이후 그냥 그런 영화들 위주로 많이 출연하던 은근히 섹시한
Michelle Rodriguez(미쉘 로드리게즈), 말이 필요없는 Woody Harrelson, 그리고 묵직한 존재감을 늘 보여주는
Ray Liotta, 요즘 자주 보이는 훈남 Channing Tatum, 그리고... 완소 Charlize Theron.
초호화 배역입니다.


**
쓰고보니... 시에틀이 유명한 건 뭐가 있을까요?
미국은 한 번도 안가본 제가 아는 건 없지만.
전 대뜸 생각나는게 두 개 있어요.
하나는...
시에틀이 Nirvana와 Pearl Jam을 위시한 90년대 얼터너티브 록의 진원지였다는 점.
또 다른 하나는 영화 [Sleepless in Seattle/시애틀의 잠못이루는 밤]입니다.
다들 잘 아시지요?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이 나왔던.
이 영화 사실 그닥 재밌진 않았는데 이상하리만치 국내에선 많이 화제가 되었던 영화.

 

 

 

 

 

 

 

 

***
영화의 마지막에 연주만 나오는 곡은 제가 2007년 개인 정리한 앨범 베스트에서 1위로 올린 the National의
[the Boxer]라는 음반 중 탑트랙인 'Fake Empire'라는 곡입니다. 이곡은 2007년 제 베스트 송 중 하나였죠.
어찌나 영화와 가사가 잘 어울리는지... 참....

'Fake Empire' - the National (unofficial 뮤비입니다. 개인이 만든거에요)

Stay out super late tonight
Picking apples, making pies
Put a little something in our lemonade and take it with us
We’re half-awake in a fake empire
We’re half-awake in a fake empire

Tiptoe through our shiny city
With our diamond slippers on
Do our gay ballet on ice
Bluebirds on our shoulders
We’re half-awake in a fake empire
We’re half-awake in a fake empire

Turn the light out say goodnight
No thinking for a little while
Let's not try to figure out everything at once
It’s hard to keep track of you falling through the sky
We’re half-awake in a fake empire
We’re half-awake in a fake emp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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