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tz with Bashir] directed by Ari Folman
2008 / 약 90분 / 이스라엘, 프랑스, 독일

가장 보고 싶어했던 영화 중 한 편인 아리 폴만의 이 애니메이션을 봤다.
외국 음악 좀 듣는다 할 만한 분은 아실만한 Max Richter(맥스 리히터)가 맡은 OST와 로토스코핑 방식을 더욱
발전시킨 놀라운 작법 기술이 정말 탄탄한 플롯과 만나 대단한 흡인력을 주는 영화임을 부인할 수가 없다.
이 영화가 자국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게 행하는 현재의 모습처럼, 휴머니즘을 짖밟는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고
반전을 얘기하는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역사적으로 이 영화는 '사브라-샤틸라 학살'에 대한 이해가 조금 있어야 한다.
1982년 레바논에 '거주'하던 테러리스트들이 미사일 테러로 이스라엘을 압박하자 이스라엘은 군대를 보내 레바논
남부를 점령한다. 이스라엘은 기독교도인 바시르 제마엘을 대통령으로 앉힐 계획을 세웠으나 그는 취임 9전
팔레스타인의 폭탄 테러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에 바시르를 대통령으로 추대하던 레바논 기독교도 팔랑헤
(팔랑헤당) 민병대가 미쳐 날뛰기 시작, 이스라엘이 점령하던 사브라와 샤틸라 지역으로 쳐들어가 정치적 난민들을
남녀노소 구분없이 모조리 무자비하게 학살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에 대해 팔랑헤 민병대의 목적은 해당 지역의 팔레스타인군의 적절한 색출이라고 공식논평을
냈지만 이미 그 당시 팔레스타인군은 시리아로 거처를 옮긴 뒤였으며 이 사실을 이스라엘도 잘 알고 있었다.
이 당사의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바로 아리엘 샤론이었는데, 그는 이스라엘 군부가 개입되었다는 비판이 일자
국방장관에서 물러났었으나 2001년 이스라엘 총리에 당선된다.

이 영화는 이 참극을 목도했던 이스라엘 퇴역군인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이 비참한 기억의 파편을 끼워맞추기
위해 과거의 친구들을 만나며 잊었던 기억을 회상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전쟁후외상을 겪고 있는 이들과 휴머니즘의 실종이라는 주제를 내세워 '반전'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난 이 영화를 보고 상당히 의심스러운 구석을 지울 수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
이 영화에 의하면 이스라엘 군은 팔랑헤 민병대의 무차별적인 학살을 알고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또한, 나들이 나가듯 탱크를 몰고 나간 곳에서 위치도 모르는 적들에게 하나하나 죽어가는 동료들을
보며 느꼈던 전쟁의 광폭함에 대해 얘기한다.
전쟁에 대한 반감은 확고하지만, 사브라-샤틸라 학살에 대한 역사적 책임의식이라기보다는 저들도 우리도 전쟁의
참상에 의한 희생자라는 인상이 이상하게 더 강하게 느껴진다.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며 전쟁을 반대하는 것은 백번 옳다. 특히 마지막 실사 장면에서 전쟁의 잔혹함과 광폭함에
반대하는 아리 폴만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 학살극을 비롯한 상당수 전쟁에 대한 주체적 책임을 져야할 역사적인 책임도 있다.
그런데 아리 폴만은 이 부분만은 슬쩍 입을 다물고 비켜나간다. 그런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런데...
이쯤되면 정작 사람들이 소리를 높여야 하는 것은 반전 이전에 '반종교'가 아닐까 싶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이 수많은 학살극들.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건대?
인상적인 장면들이 있어 캡처하여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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