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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pharos님은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 지 3개월이 넘어간다.
자유영은 팔을 접어 움직이는게 아직 힘들고, 평영은 발을 너무 빨리 차는 경향이 있다지만 이제 나름 수영을
즐기는 것 같다.
그래도 뱃살이 안빠진다며 스트레칭을 한다.
민성군도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제 한달이 되어가는 왕초보지만 aipharos님이 찍어온 동영상에 의하면
적어도 잠영하는 것만큼은 박태환'처럼' 해보려고 하는 듯 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12월에 다 같이 다시 '타이거 월드'에 가려고 하는데... 문제는 나다.
난 수영을 중학교 때 한 이후로 한 적이 없다.
그때 폼은 좋았지만 앞으로 잘 나가지 않는, 비운의 경험을 겪은 뒤 난 수영을 봉인했다.
내게 호감을 갖던 여학생 앞에서 풀스로틀 파워로 수영을 시도했으나 겨우 3m 정도도 나가지 못한 채 제자리에서
빙빙 돌았던... 그리고 일어나니 그 여학생이 난감하면서도 어색한 표정으로 날 보고 웃던 기억이 난다.
아... 다시 생각해도 그야말로 '쪽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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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자랑인데.(-_-;;;)
난 드럼 스틱을 처음 잡아 치는 순간부터 몇 달은 배웠다는 사람 수준 이상으로 드럼을 쳤다. (정말로)
하도 어릴 적부터 음악을 들어왔고 그때마다 손으로 장단을 맞추듯하며 드럼치는 시늉을 낸 덕인지...
내가 들었던 음악들의 리듬을 별 무리없이 연주했다. 그 후로도 배운 적이 없고.
그래서 난 아직도 드럼 악보를 볼 줄 모른다. 그냥 친다. -_-;;;;
그런데 난 피아노를 치고 싶어서 대학다닐 때 아는 누님께 피아노를 배웠다.
두 달 정도 배웠는데 그 누나 하는 말이...넌 아무래도 피아노엔 소질이 없는 것 같다...는 거다.
충격먹고 바로 때려치웠다. ㅎㅎ
민성이가 아빠 때문인지 드럼을 치고 싶어한다.
다행히 지금 수영 배우는 곳에 악기 과정도 있어서 내년 1월부터 한번 보내 보려고 한다.

나와 16년 차이가 나는, 지금은 군대 가있는 막내동생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취미로 바이올린을 잡았다.
한 번도 레슨따위 받은 적이 없는 그 녀석이 2학년 마지막 때 독주를 하는 걸 보고, 또 음악 선생님이 찬사를
보내주는 것을 보고, 우리 집안 가족들이 음악에 대한 아주 약간의 재능은 있지 않나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집안 식구 중 음악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군대 가있는 그 녀석만 기타를 취미로 치는데 이젠 취미 수준의 기타 실력이 아니다.

악기를 연주한다는 것은 중요하다고 늘 생각한다.
자신을 또다른 선율로 표현한다는 것은 진부한 표현이지만 정말 좋은 경험이다.
곡을 이해하고 표현한다는 것이 처음엔 그저 '연주'의 수준이지만 조금씩 자신의 감성과 이성을 부여하며
연주를 하게 된다(누구나 그렇게 된다) 어릴적 연주는 그래서 중요하다. 그리고 또 누구에게 배우느냐도 중요하다.
어릴 적 배우는 악기 연주는 자칫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성이가 멜로디가 아닌 리듬 악기를 하고 싶어해도 그냥 그렇게 보내주고 싶은 것은,
우리 민성이가 지금 너무 '착하고 바른' 아이라고 규정지어져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도 까불지만 공손한 아이, 선생님께서도 배려가 깊은 바른 아이라고 하는데 나나 aipharos님은 그게 영
좋지만은 않다. 물론 버릇없는 아이가 되라는 게 아니고, 룰에서 일탈하는 무모함도 좀 있었음하는 바램이 있다.
민성이는 모르겠지만 이런 경우 자신의 불만을 모르는 사이에 내재시킬 수도 있다. 기우일 수도 있지만 아이들도
당연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걸 운동으로 승화시키기도 하겠지만, 그걸 가장 잘 분출할 수 있는 수단으로는
악기만큼 좋은 것도 없지 않나...싶다. 그리고 물론 감정에 따라 플레잉이 달라지는 여러 악기들이 있으나
드럼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되고.
뭣보다 민성이가 하고 싶어하니 이럴 때 시켜주는게 딱... 맞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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