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비가 내리고...
우산을 들고 마중나가 맞이한 민성이는 신발이 물이 고이지 않은 땅으로
걸아다니느라 한달음에 달려 도착할 짧은 거리의 집으로 가는길이
조심 조심 한발 한발-- 아주 쬐끔 고인 물에만 빠져도 깔깔깔
뭐가 그리 신나는지 고개를 마구 저으면서 좋아라하며 마냥이었다.

대문이 보이고 들어서려는데... 왕따시만한 지렁이가 꿈틀꿈틀 우리집 대문을 니나가고 있다.

 

 

 

"민성아 지렁이봐" "어디?"
"지렁이가 비 맞으로 나왔나봐"
"안녕"
친구를 만난것 처럼 인사를 한다


한참을 지렁이가 지나가는걸 바라보았다.
"민성아 지렁이 몸에 무늬가 있다!"
"맞다 동그란 무늬가 있어" (그런건 줄무늬라고 해야 한는데....)
"엄마 근데 얜 꼬리가 머리 같아"
"머리를 잘보면 꼬리랑 다른걸 알수 있는데..."
"아! 코가 왔다 갔다 한는구나! "
"만져봐 어떤 느낌인지"-엄만인 나도 못만지면서...
"간지러운 느낌이야"

지렁이가 담배꽁초 때문에 방향을 틀어 길 한복판으로 가고 있었는데..
멀리서 차소리가 들리자 미간을 찌푸리면 묻는다.
"엄마 어떻게해 자동차가 오면 지렁이 죽는데..."
"어떻하지 민성이가 길 옆으로 옮겨주면 되겠다"
나도 징그러워서 못만지면서 아들을 시킨다 하지만 차마 만지지는 못하고
손만 안절부절 하면 한참을 서있어다.


아빠를 불러 지렁이를 보여주고 아빠가 나무막대로 길옆으로 옮겨 주셨다.
"아빠 막을거 없어?"
다시 길한가운데로 갈까봐 걱정이 태산인 얼굴로 물어본다.
"민성아 화단에다 던져주면 되겠다."
"맞다 맞아"


민성이가 옮기다 여러번 떨어뜨리고 화단으로 던지다가도 떨어뜨려서
아빠가 화단 한가운데로 던져 주었다.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자 잘갔는지 여러번 확인한다.


다음날 유치원버스를 기다리면서 다시 묻는다.
"엄마 지렁이 거기 있어'
"아니 이제 땅으로 들어갔을꺼야 지렁이는 비오는 날에만 비가 좋아 밖으로 나오거든"
"비오면 또 지렁이랑 놀아야지"



맘이 고운 아이
그 맘 간직하면서 자랄수 있도록 엄마,아빠가 도와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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