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판타지아, 을지드라마 + 을지산수
@을지예술센터 (산림동)
을지드라마 전시부터 감상
입장하자마자 놀라움을 안겨준 <프로젝트 자연모방의 어려움> _ 진기종
나와 와이프모두... flying hook 인 줄 알았어.
아, 물론 flying hook 맞지.
그런데...
이 모든 낚시찌가 실제가 아니라 가상이다.
그러니까,
작가가 곤충을 만들어낸거지.
자연의 곤충 표본을 통해
이렇게... 정교한 작업을 수행하여,
진짜와 구분이 되지 않는 flying hook을 만든다.
세상에... 너무 정교해서 상상도 못했다.
자연모방의 어려움이라니.
이 액자는,
그러니까 작가가 만들어낸 가짜 flying hook을 통해 진짜 물고기를 잡은 기록들이다.
가짜가 진짜 상위생물을 잡아내는 매개가 된 것이지.
진기종 작가는 우리가 사실로 믿는 대상이 사실은 얼마든지 허위일 수 있고,
정교하게 만들어진 허위는 언제든 실제를 현혹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다분히 정치적인 메시지를 자연생태적 방식으로 표현하다니 이처럼 설득력있는 전달력이 어디있을까.
내겐 이 날 본 전시 중 단연코 압도적인 작품이었다.
이 정교함을 보면... 입을 다물 수가 없다.
다른 전시
우리가 예전, 경리단길의 한 갤러리에서 볼 수 있었던 이병찬 작가의 작품.
이병찬 작가은 자신이 창조한,
일정한 패턴으로 부풀어 오르는 creature 를 통해 자본의 속성을 전달하고자 했다.
다만... 전시공간이 다소 협소해서 이 작품의 온전한 관람이 쉽진 않았다.
어쩌면 이조차도 의도된 바일 수 있지만...(그러고보니 경리단길의 그 전시공간도 무척... 좁았다. 작품을 한 화면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송효주 작가의 우라늄 목걸이.
죽고 싶지 않아서 패스했다.ㅎㅎㅎ
이석 작가의 <누가 몸에 낙서하래>
4채널.
타투 합법화 운동을 지지하는 영상 작업
아래 확인해보시길.
<녹색용을 무찌르는 용사> _ 김한샘
궁금한거야.
신화나 전설 속의 용은 이 시대에 우리에게 어떤 이미지로 각인되어있을까.
신화적, 전설적 존재임은 여전한데 우리에겐 대단히 구체적인 이미지로 전달되어있지.
그러니까, 그 형상을 당연시하고 구체화한 게임이나 영화를 통해서 우리에게 인식되어있고,
게임이란 미디어를 통해서 우린 전설 속 '용'이란 대상을 조련하거나 학살하는 인터랙티브한 대상으로 가공하기까지했지.
아주 그럴 듯하고 자연스럽게.
<히말라야> _ 엄아롱
이 전시의 맥락을 가만... 짚어보면,
어떤 방식으로든 허위와 실제,
물질과 비물질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즐겁게 전시를 다 본 후,
놀았어.
루프탑에서.
그래, 난 정말 교회를 싫어해.
모태신앙으로 21세까지 교회를 다녔고,
유년부 선생님도 맡았으면서 지금은 한국의 개신교를 너무 싫어해.
늘... 불만 섞인 눈으로 바라보던 이 교회탑이 이 날은 무슨 설치미술 같았어.
을지로 곳곳에 미디어 파사드, 을지산수가 열리고 있었다.
아... 정말 여기서 보니까,
을지로 곳곳의 벽에
다른 옷을 입은 듯한,
을지의 시간들이 켜켜이 쌓인 듯한 프로젝션이 투사되고 있구나.
루프탑에선 사람들이 모두 마스크를 끼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우리도 실컷 이 곳에서 음악을 즐기며 이야기하다가
내려와 샌드위치와 호박스프, 그리고 초콜릿등을 먹으며 전시 행사의 마지막까지 남아있었다.
전시 마지막 시간인 밤 9시에 일어났지.
이 사진,
흡사 카와지리 요시아키의 <요수도시>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