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쩐의 전쟁...을 잼나게 보시는 분들은 기분 상하실 수 있으니 패스~ *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습니다.
최근에 본 드라마라곤... '외과의사 봉달희'였고, 그나마 반도 못봤고 에피소드를 끝까지 앉아서
본 적도 없습니다만, 무척 재밌게 봤습니다.
미드는 기대를 갖고 보면 볼수록 짜증만 나고(항상 초반 에피소드들은 재밌다가 이게 중반 넘어가면서
임성한 작가의 투입... 결국 시즌 1을 간신히 보는...), 일드는 '노다메 칸타빌레' 이후엔 본게 없군요.
음... '노다메 칸타빌레'는 정말정말 너무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지난 주인가? 잘 기억은 안나는데 '쩐의 전쟁'을 잠시 봤습니다.
박신양이 이원종이 숨겨놓은 50억의 행방을 궁금해하는 방영분이었는데 그럭저럭 재밌게 봤습니다.
게다가 이게 시청률이 장난이 아니라는 얘기도 듣고해서... 어제는 몸도 피곤하고, 일찌감치
침대에 누워 TV를 켜고 봤지요.

뜬금없이 박진희를 납치해서 박신양을 부르더니 '50억이냐 여자냐'를 선택하라는 대사에선
난감하더군요. 여기서 50억이냐... 여자냐를 선택하게 할 만한 절박함이나 개연성같은게
뭐가 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군요.
게다가 더 황당했던 건... 당연한 수순으로 차를 '급히' U턴시켜 박진희를 태우고 올라가는
일당들을 쫓아간 후 금고 열쇠를 잡풀들로 집어 던져 버리고 박진희를 데려가자...
거 무슨 넘버3인지가 어깨들을 시켜 열쇠를 찾으라고 하지요. 그때 신동욱(???)인가 하는
캐릭터가 찾지 말라고 하지요... 그리고선 '정말 50억을 사무실 지하에 놔뒀을 것 같아?'...
넘버3 왈 '그럼 왜 그냥 보내줘?'
여기서 신동욱이... '난 금나라(박신양)가 여자를 찾으러 올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어'라는
멘트를 날리고 그냥 철수합니다. 와... 이거참... 난감하네.

이게 도대체 신동욱이란 캐릭터의 연기력 문제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왜 저런 급박한 설정들이
전혀 와닿지 않고 부유하는 느낌일까요. 누가봐도 대충 설정넣고 집어 돌린 듯한 이런 드라마가
정말 시청률 35%인가... 궁금합니다. 어제만 그런거겠죠. 하필 제가 본 방영분만...

이원종이 분을 못참고 병원에서 울부짖는 씬의 카메라도 재미납니다.
얼굴극접사->중사->전사->절대부감->절대양각->양각에서 부감으로->쓰러지는 목발을
슬로우화면으로->다시 극접사...
아... 10년 전 촬영과 지금이나 역시 드라마는 변한게 없구나를 가열차게 보여줬습니다.

어차피 시청률을 우선으로 하는 공중파 드라마의 경우, 설정을 비약하고 감정의 과정은 생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걸 꼬투리잡고 싶은 건 아니에요.
사실 '노다메 칸타빌레'의 경우도 도무지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일인가요? 그 설정들이.
그럼에도 엄청난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건 그 설정들이 기본적으로 있을 법한 리얼리티에 근거해
깊숙히 파고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천재들인 노다메와 남자주인공(헉! 이름을 까먹다니)이 자신의 목적에 처절하리만큼
몰두하는 모습을 비약하고 과장하는 형식이죠.
그런데 '쩐의 전쟁'은 아직까지도 박신양과 신동욱, 박진희의 캐릭터 살리기에 산만하게 널부러진
에피소드들을 끼워 맞추고 그냥 버려버리는 형식이에요.
'외과의사 봉달희'가 뻔한 삼각 또는 사각 관계에 출생의 비밀까지... 안좋은 한국 드라마 버릇은
고스란히 다 쓸어담았으면서 재미를 줄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이 드라마가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을 아주 디테일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다보니 붕 뜬 듯한 캐릭터가 아니라 저 TV 속의 병원에 정말 실재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되고
그들의 에피소드에 애착이 가게 된거죠.

하여튼... 너무나 많이 아쉬운 드라마더군요. '쩐의 전쟁'.
어제만 그랬으리라...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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