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엔 이래 보여도(양이 많아서... 더) 꽤 맛있다.

포르치니 파스타라고 해야할까.

와이프, 어머님 모두 밖에서 먹는 파스타보다 맛있다고 얘기하는 파스타.

지난 번엔 카사레치아 면에 해먹었는데 이번엔 그냥 페투칠레 면에 해 먹음.

일요일에 어머님도 와이프도 정말 맛있게 먹어서 월요일에 또 만들었다.

들어가는 거라곤 새송이버섯, 양송이 버섯과 올리브오일, 마늘, 페페론치노, 바질, 파스타 뿐이지만 와이프 말대로 이 정도면 팔아도 히트칠 거라고.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늘 중요한 것 같아.

충분한 올리브오일, 버섯 베이컨을 잘 볶다가 적당히 끓은 면수를 붓고 강하게 끓여내면 아주 괜찮은 육수가 만들어진다.

 

 

 

 

 

 

 

 

미국 유학 중이던 조카가 4.13 입국했다.

대단히 밀착력 강한 마스크를 쓴 채 비행기를 타서 속이 울렁울렁했던 탓에 약간의 미열이 있어서

일단 제공된 숙소로 이동한 뒤 검진을 받았고 한 시간 전쯤 음성 판정을 받았다.

지금은 울렁거림도, 열도 없단다.

이제 6시 넘으면 제공된 버스를 타고 용인으로 이동하게 되고,

용인에서 각자 머물 곳으로 이동하게 된단다.

이 역시 제공된 차량을 타고 이동한다고.

조카는 누나의 여주 별장에 2주간 혼자 머문다.

누나는 이미 별장에 온갖 음식과 물품들을 넉넉하게 갖다 놓았다고 하네.

4월 13일 음성 판정을 받고 대기 중인 조카로부터 페이스타임 연락이 와서 한참 통화했다.

안그래도 미국에 남아있는 조카가 걱정이 되었는데 이렇게 무사히 입국했으니 마음이 놓인다.

조카의 경우 한 학기만 더 다니고 인턴십만 마치면 졸업이라 입국할 때까지 고민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의료계 전공자다보니

미국 병원의 열악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해듣게 되고 그로인한 불안감이 꽤 컸던 모양이다.

나와 와이프는 우리에겐 유난히 각별한 큰 조카가 이렇게 무사히 한국에 도착한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인다.

2주간의 자가격리를 잘 마치고,

곧 볼 수 있기를.

울 누나는 그 보고 싶은 딸 한국에 와도 볼 수 없으니 마음이 아플 것 같아.

그래도 2주 뒤를 기약하며.

우리도 아들을 두 달 넘게 보지 못하고 있다.

개강하지 않은 학교가 제일 안전하다며 아이들을 보내주질 않아 졸지에 아들과 볼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코로나 사태가 1~2개월 안에 종식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 분명하니 이렇게 아이들을 붙잡아 두는 것이 능사가 아님에도 이런 상황이 지속되니 속이 터질 것 같다.

5월엔 올 수 있을 것 같다고하는데 5월에 보내줄 거면 4월엔 왜 못보내주는거야.

 

 

 

 

 

 

 

 

2020년 4월의 연남동 동진시장 길

 

 

 

 

 

 

 

 

2011년 10월의 연남동 동진시장 길

 

 

 

그저 먹으러 다니며 사진찍을 뿐인데 간혹 이렇게 가슴을 툭툭 치는 사진이 발견될 때가 있다.

두 번째 사진은 2011년 10월의 연남동 길.

이때 이 골목에 커피상점 이심이 있었고, 건너편에 히메지가 있었다.

지금까지 이 자리를 지키는 건 히메지 뿐이네.

겉만 보면 뭔가 그럴듯 해진 것 같지만 우린 이제 모두 잘 알고 있다.

이 업장들이 대체로 2년을 채 채우지 못하고 사라지며,

임대료는 여전히 업장 사장님들께 감당하기 힘든 굴레이고,

이젠 배달앱 수수료와도 싸워야한다는 것을.

과거가 더 좋았다는 고리타분하고 꼰대같은 소리를 할 마음은 1도 없다.

다만,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들어.

우리 정말 잘 살고 있는걸까?

 

 

+

이 정도로 정부가 진심을 다해도 총선 결과를 뚜껑을 열어봐야알 수 있을 정도의 경합지역이 어마어마하단다.

그것도 분리 수거조차 안되는 쓰레기들의 정당과 말이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힘이 빠진다. 씁쓸하고.

 

 

++

나처럼 그리 사회적이지 못한 사람도 언제 끝이 날 지 알 수 없을 이 마스크 삶이 답답하고 이젠 우울하다.

요즘, 나답지 않게 정말로 사람들과의 만남, 웃으며 나눌 수 있는 식사 자리가 그립다.

우리끼린 외식을 나름 조심하며 하고 있지만 누굴 만나 같이 식사하는 건 피하고 있는데 이젠 그런 시간이 그립다.

하지만 도대체 언제 가능할까.

무언가 일상을 살아가는 것 같지만 전혀 흥이 나지 않는 이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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