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음식을 맘대로 먹으면 안되는 상황이지만,

오늘 저녁은 천천히 오래 씹어서라도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꼭 먹고 싶었다.

연희동 크로키 @__croquis__ 에 전화드려 저녁 식사 예약.

그리고 퇴근하고 바로 연희동 크로키로.

https://www.instagram.com/__croquis__/

 

 

 

 

 

 

김경희 대표님의 음식을 먹고 싶었다.

돌려 말하지 않고 정직하게 묵직한 맛을 혀와 머리, 그리고 가슴에 꽂아주는 그 맛을 느끼고 싶었다.

나 정말 정성을 다해요, 그 정성을 알아줘야해요.

정성을 다하는 내 자존심, 자부심을 짖밟지 말아달라는 말로 자기 음식을 변명하는 그런 집 말고.

 

 

 

 

 

 

 

 

아마도 2019년 가장 더운 날이었을거야.

어마어마하더라.

특히 이 쪽 골목은 열섬현상같은게 느껴지던데...

어우...

 

 

 

 

 

 

 

 

연희동 크로키의 테라스는 정말 분위기 좋지만,

너무 더워서 테라스는 불가능. 그리고 테라스 자리도 마련하지 않으셨다.

이 더운 날 누가 테라스에서 먹겠다고 하겠어...

 

 

 

 

 

 

 

 

그래서 1층에 자리.

나중에 다시 얘기하겠지만,

연희동 크로키 croquis 는 밤 9시면 거의 모든 불을 끄고 음악과 대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라운지로 분위기가 달라진다고 한다.

나도 한 번 느즈막한 시간에 와보고 싶어.

 

 

 

 

 

 

 

 

셰프의 공간.

 

 

 

 

 

 

 

 

스파클링 와인 크레망

Cremant d'Alsace

크레망 달자스.

샹빠뉴 지역 외에서 만들어내는 스파클링 와인을 크레망이라고 부른다.

이 크레망은 아주... 좋았다.

와이프는 특유의 탄산이 막 살아있을 때보다 좀 지나서 빠진 뒤의 맛이 더 좋다고 하더라.

 

 

 

 

 

 

 

 

 

 

 

 

 

 

 

 

아우 예뻐라.

 

 

 

 

 

 

 

난... 지금 알콜/탄산 다 안되는데 암튼... 크레망 알자스 한 모금 마신 뒤,

산 펠레그리노. 이것도 탄산 다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 천천히... 이게 뭐니.

 

 

 

 

 

 

 

 

웰컴 디쉬.

 

 

 

 

 

 

 

 

 

 

 

 

 

 

 

더워서 벌겋게 익었어요.

 

 

 

 

 

 

 

 

 

 

 

 

 

 

 

채끝등심.

 

 

 

 

 

 

 

 

아... 이건 정말... 나왔을 때부터 알았다.

보기만 해도 그 맛이 느껴졌어.

 

 

 

 

 

 

 

 

우린 홀그레인 머스타드 단 한번도 찍어 먹지 않았다.

필요없어.

그냥 이 고기만으로 충분하다.

완벽하게 구워내셨고, 향과 간 역시 완벽하다.

 

 

 

 

 

 

 

 

직화의 향도 고스란히 배어있고,

아... 어쩜 이렇게 구워내실까.

우린 정말 아껴 먹었어.

찾아간 음식점에서 스테이크를 이렇게 내준다는 보장만 있다면 얼마든지 먹을 것 같아.

갑자기 얼마전 먹었던 엉망진창의 양고기가 생각났다.

 

 

 

 

 

 

 

 

다음에 또 먹고 싶다.

 

 

 

 

 

 

 

함께 곁들여내주신 루꼴라 샐러드.

다른거 없어요.

그냥 루꼴라에 올리브오일 두르고 치즈 올리고 레몬즙 내라고 레몬 주신 것 밖에.

그런데 스테이크랑 정말 잘 어울리지.

가니쉬나 사이드 디쉬는 이렇게 내면 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지티 알 라 보드카 파스타

Ziti A La Vodka Pasta

 

 

 

 

 

 

 

 

쇼트 파스타에 보드카로 flambe한 진한 토마토 소스.

기가막히다.

아... 정말 얼마전 망원동 파스타집에서 버린 입맛을 이 파스타가 살려냈어.

 

 

 

 

 

 

 

 

쇼트 파스타의 모양때문인지 대표님은 떡볶이라고 하시던데 이 파스타,

무겁지만 부담없다.

난 크로키에서 계절 별로 내는 이 파스타들이 정말 좋은데 가끔 오래전 동부이촌동에서 뉴욕퀴진을 표방하며 성업했던 이트리 Eatry가 생각나.

 

 

 

 

 

 

 

 

후식으로 멜론이 정말 좋아서 맛보라고 주셨는데,

 

 

 

 

 

 

 

 

세상 시원하고 당도 높은 멜론.

정말... 잘 먹었습니다.

자기 음식을 얘기하는 건 말로하는게 아니라 음식으로 하는 것 아닌가.

이만한 대답이 어디있을까 싶어.

정성을 다해야, 섬세하게 작업해야... 말만 번지르르한 식당들, 정말 싫다.

다음엔 9시 이후 또다른 분위기의 크로키에 들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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