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과 함께
금요일 저녁 7시부터
토요일 오전 2시 40분까지 자그마치 7시간 40분동안 앉아있었던 망원동 장화 신은 고양이.
점점 짐은 많아지고... 탕비실은 너무 좁고
짐이 하나 둘 매장으로 넘쳐 들어와 김재호 셰프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처음엔 이전 생각을 했던 모양인데,
지금은 이 자리에 정도 많이 붙은 것 같고.
사실 나도 이 자리가 장신고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한다.
1. 오크라 _ 정식메뉴아님
오크라를 가츠오부시등을 넣어 만든 육수에 담궜다.
이렇게.
정말 별미다.
상당히 맛있있는데 이건 판매용은 아니고 김재호 셰프가 본인이 먹으려고 만든 것인데 이 날 안주로 여러번 나왔다.
네 번 넘게 나온 것 같아... (죄송했다...)
2. 닭가슴살 에스카베슈 _ 정식메뉴아님, 7월 코스데이 전식메뉴
더위로 날아가버린 입맛을 다시 되살려줄 기가막힌 전식이 될 거라 생각.
7월 코스데이의 전식메뉴인데 내주신 덕분에 맛볼 수 있었다.
부드럽게 조리한 닭가슴살과 식초를 살짝 버무린 채소,
그리고 여기에 넉넉하게 넣은 샤프란이 정말...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입에 침을 고이게 만든다.
원래 노중훈 작가와 나 둘이서 먼저 먹었는데,
정말 좋아서 손고은 기자가 합류한 8시 이후에 한 번 더 부탁드렸다.
끝내준다.
첫번째 와인.
La Purisima
그러니까, 속칭 가성비가 매우 좋은 와인.
장신고엔 비싼 와인은 없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김재호 셰프는 작년 2018년 소믈리에 대회에서 파이널 5에 오르진 못했지만,
25인에 올랐고 특히 가장 비중이 높고 어려운 블라인드 테스트 Blind Test에선 1위를 했었다.
와인에 대한 해박한 지식 뿐 아니라 섬세한 감각을 지닌 셰프.
이 사실을 모르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서.
3. 오리 콩피 _ 정식메뉴, 장신고의 시그니처 메뉴
오리콩피 2피스.
예전 1피스로 나오던 오리콩피가 약간의 가격 추가만으로 2피스가 되면서 상당히 찾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근데 사실 오리콩피야말로 장신고의 시그니처 메뉴이기도 하다.
수란을 올린 라따뚜이, 부드러운 메쉬드 포테이토와 함께 나오는 오리콩피의 맛은 독보적 수준이다.
다른 집에서 나오는 오리콩피와 한 번 비교해보시길.
항정살과 알리고,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와
오리 콩피야말로 코스데이가 아닌 평상시 메뉴 중 장신고의 주요 메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바냐 카우다나 닭간 빠테도 있지만.
4. 닭가슴살 에스카베슈 + 오크라 _ 정식메뉴아님, 7월 코스데이 전식메뉴
손고은 기자가 오리콩피 나오기 전부터 합류했다.
노중훈 작가와 내가 맛있게 먹었던 닭가슴살 에스카베슈를 한 번 더 부탁드렸더니
이번엔 오크라도 올려주셨다.
5. 고수를 올린 알리오 올리오 _ 정식메뉴아님
파스타도 부탁.
이건 고수를 올린 알리오 올리오.
고수를 좋아하는 내겐 완전 취향에 딱 맞는 알리오 올리오.
6. 광어육수 베이스에 피조개와 오크라를 올린 파스타 _ 정식메뉴아님
정식메뉴는 아니지만 파스타 팝업 때 먹을 수 있을 메뉴.
여러번 얘기했지만 생선 육수 베이스의 파스타를 내는 집이 우리나라에 또 있던가?
아, 물론 몇몇 업장에서 생선 육수 베이스의 파스타를 어쩌다 선보였던 건 알고 있는데,
이렇게 줄기차게 내는 집은 아마 장신고가 처음일거다.
물론 이 파스타들은 파스타 팝업 때 만날 수 있지만.
혹시라도 살짝 여쭈어보시라.
생선육수를 만들어 놓은 경우라면 웃으며 내주실것임.
7. 말도 안되는 아이스크림 _ 정식메뉴아님, 7월코스데이 후식 메뉴
그러니까,
이 아이스크림은 김재호 셰프가 7월 코스데이 후식으로 직접 만든 메뉴.
그런데,
왜 난 이 집에서 올해 먹었던 아이스크림 중 가장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게 된 걸까.
내가 먹었던 그 맛있는 젤라또들도 좋았지만,
왜 이 집의 이 소르베(셔벗) 믹스가 이렇게 맛있게 느껴진 걸까.
맨 위는 살구 소르베,
그 아래는 얼그레이 소르베,
그 아래는 진저 ginger 소르베
그 아래는 살구 콩포트.
이 구성도 인상깊다.
살구 소르베의 강렬하고 시원한 기분으로 시작된 맛은,
얼그레이에서 그윽한 맛으로 변화했다가,
진저에서 독특하면서도 화사한 맛으로 절정을 찍은 후,
살구 콩포트를 통해 차분하게 마무리 된다.
살구 콩포트의 맛은 약간 아쉬운 감이 있었지만 실제 김재호 셰프도 그 점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더라.
아무래도 과실의 질이 그 정도로 따라오지 못하는 모양.
하지만,
그래도 이 아이스크림은 내가 먹은 올해 최고의 아이스크림이다.
8. 직접 만든 초리조 _ 정식메뉴아님
초리조가 나왔다.
김재호 셰프가 얼마전 소시송을 만들어 조금 팔았던 건 아는 분들 계실 것인데,
그때 초리조도 좀 만들었단다.
이 초리조는 우리가 아주 유명한 가공육류를 내는 집에서 사먹는 초리조의 질에 조금도 밀리지 않는다.
약간의 기름기가 더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그냥 당장 팔아도 될 초리조.
이 사람... 음식에 대한 이해와 센스가 보통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와인들이 몇 병 열렸고,
새벽 2시 즈음 오크라가 한 번 더 나오고...
9. 와인과 맥주
이 날 마신 와인과 맥주.
아무튼...
이렇게 먹고 마시면서 7시간을 눌러 앉아있다가
새벽 2시 40분이 되어서야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
집에 들어가서 씻고 누웠더니 새벽 4시...
바로 잠이 안와 이 날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와이프에게 조잘조잘 떠들었더니 4시 30분...
눈 감았다 뜨니 7시 30분...
와이프랑 준비하고 토요일에도 쇼룸 문을 열어야해서 나오니
피곤이...
피곤이...
미친 듯 밀려왔다.
행사도 끝났고,
뭐 사실 7월 초엔 쇼룸에 손님들이 오시겠어?
하는 마음으로,
쇼룸 매트리스에 좀 누워서 쉬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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