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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쇼룸에 오신 손님 중 정말 멋진 커플 손님이 있었다.
두 분 다 키도 훤칠하시고 그야말로 선남선녀의 전형.
꼬꼬마 땅꼬마인 우리 부부는 옆에 서는 것도 무안할 지경.ㅎ
꽤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여성분께서 내가 들고다니는 헬멧백의 정확한 브랜드명을 말씀하시면서 어디서 구입했냐고 물어보셨다.
?
이 브랜드는 우리나라에서 수입판매하는 곳이 내가 알기론 단 한군데이고,
게다가 남성용 가방브랜드라(뭐 상관없지만) 이 브랜드를 아는 여성분을 난 주변에서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무척 놀랐지.
남성분은 내 구두를 어디서 구입했냐고 물어보셨다.
이렇게 적으면 내가 뭔가... 패피같다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데,
전... 배불뚝이 꼬꼬마라 패피...와는 교집합이 1도 없으니 오해마시길.
단지 손님의 이 질문을 시작으로 즐거운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는 것.
쇼룸에 찾아오시는 분들 모두 감사한 마음 진심인데,
그렇다고해서 모든 분들이 이렇게 오랫동안 말씀을 나누고 가시는 건 아니다.
그래서 이렇게 얘기를 나누고 가시는 분들은 특히 더 기억에 남는게 사실.
두 분은 쇼룸 오시기 전에 막 망원동 장화신은 고양이에서 식사를 하고 오신 것이었고,
음식점 얘기를 나누다가 연희동의 중식당과 육가공류를 판매하는 업장을 소개해주셨다.
그래서 토요일 저녁 쇼룸 문을 닫은 뒤 써스데이 스터핑 Thursday Stuffing에 들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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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지인분들의 블로그를 주욱... 둘러봤다.
데이빗 호크니 전시가 3월 22일부터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뻔한 유행의 흐름에서 살짝 비켜서있는, 진득한 뚝심으로 버티고 계신 관심가는 업장들도 체크했다.
전혀 관심없었는데 이웃분의 호평에 궁금해진 곳도 있고,
오며가며 표지만 보았던 책에 대한 이웃분의 글을 읽고 책을 구입하기로 한 경우도 있다.
나는 나갈 수 없지만 여행가서 올린 멋진 시선의 사진들을 보면서,
그곳이 내가 가본 곳이면 추억을 상기하고,
못가본 곳이라면 동경을 품는다.
그 정도쯤은 허용해도 되니까.
블로그는 어렵다.
나 역시 인스타그램을 하고 있지만,
글을 올린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직관적이고 즉흥적인 인스타그램과 달리
블로그는 아카이빙이 된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지만 꾸준히 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인스타그램에 비해 타인에게 노출되는 알고리즘도 난망하기 이를 데 없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기록하는 분들의 소중한 글을 보다보면,
이래서 블로그를 하는거지...란 생각을 하게 된다.
하나의 글 안에서 글을 올리는 이의 생각과 마음의 변화를 따라갈 수 있다는 건 사실 블로그니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부디,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블로그 이웃분들의 글을 오래오래 보고 싶다는 맘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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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전에 내가 종종 찾는 이웃블로거 분들의 블로그를 하나하나 링크걸어 소개하려고 한 글을 작성했다.
하지만 막상 올리려니...
실례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냥 비공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