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종'에서 빵을 좀 구입한 뒤,
어제에 이어 다시 파스타 프레스카(Pasta Fresca)에 방문했다.
이번엔 어머님도 함께.
이미 말했지만... 아들도 같이 오지 못한 이유는 아들이 7~9일 전지훈련 중이라...-_-;;;
어제(10.8 토요일) 들렀던 방문기는 여기.
이틀 연속 오고 싶을 정도로 전날 만족도가 높았다.
고기리 장원막국수 김윤정 대표님의 추천으로 알게 된 집인데 이렇게 멋진 음식점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할 뿐.
이틀 동안 무려... 8개 메뉴를 먹어본 꼴인데,
앞으로 시간과 형편이 허락될 때마다 들러 다른 메뉴들도 다... 먹어보고 싶은 집이다.
오픈시간보다 9분 정도 일찍 도착한 탓에 밖에서 기다리려고 했는데...
셰프께서 '식사하러 오신거죠?'라고 밝게 웃음으로 맞아주시면서 들어오라 하셔서 바로 입장.
일찍 오면 좋은 점.
매장을 한 눈에 다 담을 수 있다는.
곧 만석이 되어버림.
근데...
잘 보시면 알겠지만, 이 집 테이블이 여느 업장보다 훨씬 적다.
(사진에 나오지 않은 좌측, 뒷쪽에 3개의 테이블이 더 있다)
여느 업장같으면 최소 테이블 2개 정도는 더 놓을 것 같은데 무척 여유있게 테이블을 뒀다.
연이틀 방문했는데 정말... 그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기적적으로 사진이 잘 나왔다.
식전빵.
어제와 마찬가지로 정말 훌륭한 식전빵인데...응? 오늘은 짭쪼름한 맛이 덜하다?
이건 또 이 나름대로.
뭐가 되었든 식전빵도 훌륭.
와인은 글라스로.
하우스 와인.
안티파스티(antipasti)로는 '이탈리안 햄 플레이트 (Italian Ham Plate)'
아아...
이틀 연속 방문이라는 이유로 조금더 넉넉하게 챙겨주셨단다. (감사합니다)
주방스텝께서 안티파스티는 어제도,오늘도 직접 갖다주셨는데 미소로 응대해주시는 표정이 정말 편안하게 느껴졌다.(와이프랑 감탄을)
그리고... 주제넘는 소리지만 메이크업도 보통 자연스러운 수준이 아니었는데... 스타일도 그렇고 왠지 일본에서 공부하신 분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아는게 없어서 그냥 추측일 뿐입니다. 오해마시길)
아무튼... 어제의 해산물 플레이트에 이어 일요일의 이탈리언 햄 플레이트 역시 기막히게 좋았다.
이 집은 가만보니 웜업이란 단계는 건너뛰고 바로 클라이맥스를 끝까지 찍는 집같아.
건너뛰고 쉬어가는 메뉴가 없다.
그럼에도 피로함이 없고 그 기분이 유지되는 걸 보니... 놀라울 뿐이다.
햄, 프로슈토, 페페론치노 맛이 살짝 느껴지는 살라미... 모두 훌륭하다.
버섯, 비트, 로메인등은 아보카도 소스와 함께 먹어도 궁합이 참 좋다.
근데... 뭣보다 어제 해산물 플레이트에서도 맛볼 수 있었던, 토마토의 신 맛을 빼고 기분좋은 단맛을 끌어올린 살짝... 구워낸 저 토마토.
저 토마토는 집에 쌓아놓고 생각날 때마다 먹고 싶은 맛이다.
내가 주문한 'Mushroom Pesto (머쉬룸 페스토)'.
이건 철저히 내 주관적인 기준이니 이곳을 방문하는 분들의 기호와 다를 수 있겠지만,
조금의 과장도 없이 이 파스타에 대한 내 느낌을 말한다면,
여지껏 먹었던 꽤 여러번의 버섯을 이용한 파스타 중 그 풍미와 식감, 맛 모두 단연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나... 한 입 먹자마자 정말 놀랐으니까.
어떻게 이렇게 단번에 사로잡은 입맛을 끝까지 질리지 않게 유지할 수 있는거지?
트러플 오일의 향도 극대화되어있고 무엇보다 파파르델리 생면의 식감은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을 지경이다.
나, 이 파스타에 진심으로 놀랐고 이 날의 베스트.
와이프의 화이트 라구 크림소스 '레지네테' 생면 파스타 역시... 훌륭했다.
Reginette White Ragu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그 국적불명의 크림 소스가 아니라 화이트 라구 크림 소스.
호불호가 없을 것 같아 이런 맛은.
누구라도 한입 먹고 나면 기분좋은 웃음을 지을 것 같은 그런 맛이다.
어머님께서 이 파스타를 무척 좋아하셨다.
그리고, 어머님이 주문하신 Seafood Ragu 해산물 라구 '기타라 (Chitarra)' 생면 파스타.
ㅎㅎㅎ
어제 내가 오징어먹물 생면 스파게티를 먹었을 때와 거의 비슷한 반응을 어머님께서 보이셨다.
처음엔 그냥 무난한 맛으로 느끼신 듯 한데...
먹다보니 느낌이 오셨는지 '이거 먹을 수록 맛이 올라와'라고 하시며 정말... 소스까지 싸악싹~ 긁어 드셨다.
어제 씨푸드 플레이트도 그랬고, 이 해산물 라구 파스타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이집, 해산물을 매우 잘 다루는, 아니... 내 주제에 건방지게 이런 소리를 한다는게 우습지.
그리고 이 기타라 생면.
흐...
아주 싹싹...
그런데... 이쯤되니...
궁금한거야.
이집의 뇨끼가.
왜냐하면...
인스타 피드에서 볼 수 있듯 이 집의 '뇨끼'가 인생 뇨끼라는 분들이 정말 많다.
그래서 우리도 주문했다.
안티파스티에 파스타 먹고... 뇨끼까지.
왜들 그렇게 좋아하는지 잘 알 것 같다.
저 소스는 마법의 소스, 만능 소스같아.
감칠맛 폭발하는데 쉽게 질리지 않는다. 이 정도 밸런스... 난 쉬운 경지가 아니라고 생각해.
하지만...
뇨끼는 역시 나와 맞지 않나보다.
분명 다른 집 뇨끼들 보다 입에 잘 감기는 것이 사실인데,
뇨끼 자체의 식감은 망원동 '장화 신은 고양이'의 세이지 버터를 두른 뇨끼가 더 우리에게 맞았다.
(철저히 저희 기호에 따른 판단입니다)
우린 그냥 파스타를 먹는 걸로.
아무튼... 이집의 안티파스티와 파스타는 정말이지 대단하다.
루루디 (LOULOUDI)
원래... 파스타 프레스카에서 식사하고 여기서 커피 한잔 하려던 건데...
너어무우우우... 배가 불러서 고민고민하다가 퇴각.ㅎ
다음에 기회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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