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작반상'에서 맛있게 식사를 한 뒤,

300m 가량 떨어진 앤트러사이트 서교점으로 왔다.

이곳 사진을 이곳저곳에서 보고 무척 궁금했는데... 이제서야 왔다.


결론부터.

우린 카페를 찾아 다니진 않지만,

공간만으로 따지면 이만한 공간을 보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상당히 많은 편익을 포기하고 그대신 물 흐르듯 유려한 일관된 흐름을 강조했다.


여느 카페와 달리 음악이 일절 나오지 않아 공간에는 커피를 만드는 소리,

그릇이 움직이는 소리, 그릇이 탁자에 올려지는 소리,

그리고 조용조용 움직이는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만이 있을 뿐이다.


공간이 지향하는 여러 공능이 있겠지만,

이런 덕분에 여긴 철저히 '쉼'의 공간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수다를 떨기 위해 오는 손님들에겐 그닥 달갑잖은 공간이겠지만 우리처럼 공간에 취하고,

커피에 집중하고 그냥 쉬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이들에겐 이만한 공간이 없을 것 같다.


한가지...

앤트러사이트 서교점이라는 공간에 만족하고 나와 주차된 곳으로 걸어가면서 수도없이 보이는 카페들을 보면서 쓸데없는 걱정이 생겼는데...

이렇게 거대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카페가 들어섬으로 인해 주변의 작은 카페들은 정말... 힘든 싸움을 하겠구나...하는 걱정도 들었다.

물론... 카페라는 것이 공간의 크기에 따라 충성도가 결정되는 것이라 볼 순 없지만,

근래들어 이름을 날리는 카페들은 과거보단 확실히 규모가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누군가 '네가 그런 걸 왜 걱정해'라고 말하면 할 말이 없어지긴하지만...

텅텅 빈 카페들을 지나쳐 오면서 그런 얄팍한 걱정이 들긴 하더라.

 

 

 

 

 

앤트러사이트 서교.

하늘이 좀 쾌청했다면 사진이 정말 잘 나왔을텐데...

그래도... 어마어마하구나...

접근성이 용이한 주차장을 포기하고 조경 공간으로 이 넓은 마당을 모두 꾸며놨다.

생각만큼 이런 결단이 쉬울 거라 생각되지 않는다.

대체로 이 공간은 접근성이 용이하도록 주차장을 만들거나,

아니면 마당에 테이블을 놓고 여유낙낙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집중할테니.

그럼에도 이렇게 정원으로 꾸민 것은 어떤 공간을 지향했는지 의도가 명확해진다.

이 정원을 넘어가면서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들어오는 느낌이 드니까.

 

 

 

 

 

 

 

 

 

 

 

 

 

 

 

1~3층.

꽤 크다.

기존에 있던 가옥 자체가 무척 큰 저택이었던 듯 싶은데...

1층은 원래 지하층인 것을 파내어 1층으로 만든 것 같다.

 

 

 

 

 

 

 

 

 

 

 

 

 

 

 

1층으로 들어감.

 

 

 

 

 

 

 

 

1층.

우리가 갔을 땐 1층에 아무도 없었다.

그냥 2층에서 커피를 주문해 받아 내려오면 되는건데 다들 2~3층에.

그럴만도 한 것이...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1층에서 사진을 찍기 때문에...ㅎ

여기 앉아있으면 뭔가 뻘쭘할 수도.

 

 

 

 

 

 

 

 

벽에 일체의 장식물이 없다.

긴 테이블과 긴 조명.

그리고 커피를 내리는 도구와 그릇들.

원목 의자만이 있을 뿐.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인상적인 느낌을 받을 정도로 잘 계산된 공간.

 

 

 

 

 

 

 

 

날씨가 좀 더 쾌청했다면 사진이 더 잘 나왔을텐데 이 날 정말 날씨가...

 

 

 

 

 

 

 

 

이 긴 테이블은 2층에서도 한번 더 반복됩니다.

 

 

 

 

 

 

 

 

 

 

 

 

 

 

 

1층에 작은 전시 공간이 있다.

 

 

 

 

 

 

 

 

작품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앤트러사이트 서교의 커피 메뉴와 판매하는 원두가 모두 문학가의 이름들에서 따왔는데,

그에 걸맞게 전시된 한점의 작품 역시 책을 그린 작품이다.

이 전시공간으로 2층 공간의 소리들이 넘어 들어온다.

무척 재밌는 경험이야.

사람들의 작은 목소리가 그대로 넘어들어오는데 이 전시 공간에서 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전혀 보이지 않거든.

분명히 완전히 분리된 공간인데 연결되어있는 그런 느낌?


 

 

 

 

 

 

 

꽤 인상적이다.

 

 

 

 

 

 

 

 

이제 2층으로.

 

 

 

 

 

 

 

 

 

 

 

 

 

 

 

우린 바 테이블에 앉았다.

 

 

 

 

 

 

 

 

커피는 드립커피와 라떼 두가지만 있다.

 

 

 

 

 

 

 

 

커피는 드립커피와 라떼 두가지만 있다.

 

 

 

 

 

 

 

 

의외의 공간이다.

음악이 흐르지 않으니 사람들이 크게 얘기할 일이 없다.

공간이 조용하니 모두가 조심스러워진다.

그러다보니 커피를 내리는 소리, 그릇이 놓여지는 소리가 도드라지고,

커피와 휴식에 더욱 집중하게 되더라.

아.... 난 이런 경험이 참 좋았다.

카페에 가면 으례 내 취향과 전혀 무관한, 업장에서 틀어놓은 음악을 들어야하는, 때로는 유쾌하지만 때로는 불필요한 경험을 피할 수도 있고.

온갖 소음에 반강제적으로 노출된 일상에서 뜻밖의 평온함을 느낀다.

 

 

 

 

 

 

 

 

이런 분위기.

라이카 X typ 113은 동영상 기능이 엉망이다.

지 맘대로 촛점 놓치고... 난리가 난다.

차라리 와이프 스마트폰으로 촬영할 걸...

 

 

 

 

 

 

 

 

 

 

 

 

 

 

 

 

 

 

 

 

 

 

 

 

 

 

 

 

다들 공부를 하거나 아니면 랩탑을 이용하거나,

누군가는 멍하니 시간을 보내거나(나와 와이프...ㅎㅎㅎ)

 

 

 

 

 

 

 

 

 

 

 

 

 

 

 

멋짐 뿜뿜하는 남성분들이 상당히 많았다.

여느 카페가면 여성 손님들 일색인데 이곳엔 남성분 혼자, 남성들끼리 온 경우도 많아서 무척... 의외.

이런 경우를 본 적이 별로 없어서요...ㅎ

 

 

 

 

 

 

 

 

테이블 간격이 좀 가깝긴한데...

워낙 조용한 공간이라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진 않았다.

 

 

 

 

 

 

 

 

 

 

 

 

 

 

 

원두 판매

 

 

 

 

 

 

 

 

원두 판매

 

 

 

 

 

 

 

 

원두 이름들이 문학가들의 이름이다.

나쓰메 소세키.

 

 

 

 

 

 

 

 

 

 

 

 

 

 

 

정말... 능숙하게 움직이셨던,

그 움직임 하나하나가 퍼포먼스 같았던 바리스타분.

 

 

 

 

 

 

 

 

참... 익숙한 드립포트.ㅎ

칼리타 브론즈 드립포트.

 

 

 

 

 

 

 

 

비알레띠 모카포트.

 

 

 

 

 

 

 

 

 

 

 

 

 

 

 

약간의 다과도 판매.

피낭시에, 마들렌, 까눌레 등.

 

 

 

 

 

 

 

 

지금은 주문이 안됩니다.

 

 

 

 

 

 

 

 

내가 마신 커피는 '윌리엄 블레이크'

핸드드립.

풍미가 화사하다.

꽤 괜찮았어.

 

 

 

 

 

 

 

 

와이프의 커피는 '네루다'

이 역시 꽤 풍미가 좋았는데 와이프는 내가 선택한 '윌리엄 블레이크'가 더 좋았단다.

커피 이름들이 다...ㅎ

 

 

 

 

 

 

 

 

3층에 한번 올라가본다.

 

 

 

 

 

 

 

 

나무 계단.

와이프가 정말 좋아했지.

 

 

 

 

 

 

 

 

잘 깎아낸 창틀을 보며 3층으로.

 

 

 

 

 

 

 

 

3층은 가운데를 이렇게 터 놓았다.

 

 

 

 

 

 

 

 

 

 

 

 

 

 

역시... 훌륭한 공간.

 

 

 

 

 

 

 

 

 

 

 

 

 

 

 

이제 밖으로.

 

 

 

 

 

 

 

 

이런 창틀... 이젠 정말 보기 힘들지.

 

 

 

 

 

 

 

 

다시 2층을 지나,

 

 

 

 

 

 

 

 

1층으로 내려왔다.

 

 

 

 

 

 

 

 

 

 

 

 

 

 

 

 

 

 

 

 

 

 

종종 오고 싶은 곳.



다만...

컨셉이 다르긴해도 인근의 카페들은 분명 타격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순 없다.

이미 위에서 말했지만...

카페라는 공간은 규모에 따라 기호가 쏠리는 현상이 덜한 편이었는데 근래 들어 정원의 개념, 여유있는 공간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규모있는 카페들이 많이 생기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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