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보러 나왔다가 와이프와 함께 전혀... 예정에 없던 외식을.
나는 딱 한번 와봤으니 이번이 두번째,
와이프는 친오빠와도 와본 터라 이번이 세번째.
분명한 건 앞으로는 조금 더 자주 오게 될 것 같다.
전에도 정말 맛있게 먹었고 이번에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
너무 먹어서 배가 터지는 줄 알았지만... - 걸어도 걸어도 배가 꺼지질 않았어
우리가 들어섰을 때 박소진 주방장께서 늦은 점심 식사를 하고 계셨는데,
아무래도 뭔가 하실 말씀이 있는 듯한 눈치였다.
나중에 식사를 다한 뒤 말씀을 나눴는데 내가 대충 눈치를 챈 터이어서... 미리 말씀드렸다.
'와이프는 전에 친오빠랑도 한번 왔었어요'라고.ㅎ
그러니까...
박소진 주방장께선 와이프가 이전에 한번은 나와 왔었고, 한번은 다른 남자랑(친오빠) 온 것을 정확히 기억하고 계셔서 좀 조심스럽게 말을 건내신 것.ㅎㅎㅎ
고작 난 두번째, 와이프는 세번째인데 와이프가 두번 다 모자를 쓰고 왔었다는 것도, 와이프 오빠가 속이 좋지 않아 천천히 어복쟁반을 먹었다는 것까지 다... 세세하게 기억하고 계셨다.
이날은 단품을 주문했다.
먼저 밑반찬이 깔린다.
생각보다 상당히 맵다.
여름엔 일부러 좀 매운 음식을 낸다고 하시던데, 꽤 맵다.
근데 맛있어.ㅎ
찬도 다 좋았지만 특히... 김을 장아찌처럼 만든... 이 반찬이 정말 좋았어.
밥과 같이 먹으면 무척 잘 어울린다.
내가 주문한 된장찌개.
난 장을 직접 담그는 집에서 내주는 토속 된장 찌개를 좋아하지만 일부러 찾지는 않는다.
특유의 쿰쿰하고 진한 맛에 거부감이 있다기보다는 한번 맛있게 먹을 순 있어도 다시 생각나진 않기 때문인데... 물론 이게 다 내 입맛이 초딩 입맛에 가깝기 때문일거다.
사실 시판 된장들의 달달함에 거부감을 갖고 있긴 하지만 그만큼 그 맛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도 사실.
시판 된장들은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기호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부분만 극대화하지 않는가.
어쩌니저쩌니해도 나 역시 그런 기호에 익숙해져있나보다.
그런데, 수작반상의 된장찌개는 일반적인 된장찌개처럼 달달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된장의 맛만 강조한 것도 아닌 적절한 균형을 찾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정말정말 딱... 내가 원하는 그런 된장찌개 맛이었던 것 같고.
정말 맛있게 먹었다. 종종 생각날 것 같아.
햄벅스테이크 비슷해보이는 이 메뉴는 '떡갈비'다.
파인애플이 올려져 약간 달달...하다.
그렇게 달지 않은 맛이지만 단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내 입맛엔 조금, 아주 조금 달달했다.
하지만... 천천히 느껴지는 고기의 깊은 맛은 분명히 느껴진다.
두툼하게 올려진 든든한 양도 정말 맘에 들어.
그리고...
처음 들렀을 때 코스에 포함되어 경험했던 이 끝내주는 '닭튀김'.
레몬소스와 간장 소스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린 레몬 소스를 선택했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이 닭튀김은 로칸다 몽로의 '박찬일식 닭튀김'과 함께 우리에겐 가장 맛있는 닭튀김이다.
고소하지만 결코 물리지 않는 맛과 향이 입안에서 터진다.
이 정도 닭튀김을 내는 집이 우리집 근처에 있다면 우린 아마 서울까지 나와 외식하는 일이 급격히 줄어들지도 몰라.
정말 잘... 먹고 단맛 쏙 빠진,
진짜 기분좋은 오미자 차와 디저트를 먹었다.
계산하고 나오는데 박소진 주방장께서 귤을 하나 담아주셨다.
이 귤을 뭐라 말씀하셨는데... 받아든 우리 와이프사마께서 무슨 귤인지 까먹어버렸다.ㅎㅎㅎ
(지금 찾아보더니 '하귤'인 것 같다고...)
감사합니다.^^
+
이 집은 문화/예술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자주 찾는 집으로도 유명하다.
우리가 존경해마지않는 이창동 감독님도 단골이시고, 설경구씨를 비롯 방송국 PD들도 자주 찾는 집.
얼마전엔 김혜수씨도 다녀가신 걸로 알고 있다.(김혜수씨가 박소진 주방장과 찍은 사진도 봤다)
리치몬드 권형준 대표의 단골집이기도 하고, 로칸다 몽로 이재호 매니저도 자주 찾는 집.
뿐만 아니라 매주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 관심있는 분들은 꼭!!! 한번 확인해보셔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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