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버지가 된다/そして父になる]

Directed by 고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

2013 / 121min / japan
후쿠야마 마사하루, 오노 마치코, 마키 요코, 릴리 프랭키, 니노미야 케이타
영화 공식 홈피 :   http://soshitechichininaru.gaga.ne.jp/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고도의 산업화를 이룰수록 외로워지는 현대 가족을 이야기 소재로 자주 사용합니다.
비단... 자본주의 아래에서의 현대 가족만을 이야기한 것도 아니에요. 그는 그가 다룬 유일한 시대극 <하나/花よりもなほ>(2006) 를 통해서도 가족을 이야기합니다.

이 영화는 외형은 사무라이물이라고 봐야하겠지만 결국은 가족에 관한 이야기였죠.
<공기인형>(2009) 역시 결국은 가족의 결핍, 분열된 가족과 애정의 결핍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가족의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던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이번엔 정말 대놓고 가족의 위기를 이야기합니다.

6년을 키운 자식이 사실은 자신들의 친자가 아니며 태어난 병원에서 뒤바뀌었다는 절망적인 사건을 접하게 된 두 가족.
6년 동안 애정을 쏟으며 키워온 자식에 대한 사랑이냐, 아니면 앞으로 자신을 더 닮아갈 친자를 선택하느냐의 이러한 문제는 우리에게 그렇게 생소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실제로 벌어지는게 흔한 일은 아니라곤 해도 우린 종종 이러한 이야기를 접해왔습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드라마틱하게 가정의 위기를 표현할 수 있는 소재도 없으니까.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이러한 익숙한 소재에 예측 가능한 설정을 장치합니다.
한쪽은 성공을 위해 브레이크없이 내달린 유능한 가장이 있는 3인 가족, 한쪽은 힘들게 살아가고 얼핏 속물처럼 보이지만

자본과 애정을 혼동하지 않는 확고한 주관을 가진 5인 가족.
그리고 그 속에서 조금씩 변화해가는 주인공.
애정 역시 미래에 대한 투자 가치라는 인식이 있고, 심지어 우생학적인 사고까지 은연 중에 드러내는

니노미야라는 '아버지'의 설정은 그가 이 험난한 위기를 거치며 보다 인간적인 아버지로 성장할 수 있을거라는 예측을 가능케 합니다.
실제로 보는 이들이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상황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 그러니까 어찌보면 진부한 클리셰로 똘똘 뭉쳤다고 말할 수도 있는 이 영화는 그 자체로라면

뻔한 영화로 기억되어야 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영화는 그러한 진부함을 진솔한 뚝심으로 완벽하게 극복해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독은 조금의 과장도 없이 담담하지만 아주 곧은 심지로 주변 인물의 심리를 묘사하고 동시에

너무 어린 나이에 극도로 불안정한 상황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아냅니다.
그 결과 관객은 스크린에 펼쳐지는 등장 인물들의 감정에 쉽게 이입할 수 있게 되고 그들의 고민과 갈등, 그리고 힘든 결정,

아이들의 애처러운 모습들을 모조리 민낯으로 끌어안게 됩니다.
당연히 눈물이 나올 수 밖에 없어요.
울고 불고하는 장면은 거의 나오지도 않지만 상황에 대한 세밀한 묘사와 가감하지 않는 솔직한 연출이 주는 감동은 상당하다는 겁니다.

전 그래서 이 영화가 놀라웠습니다.
이토록 낯익은 소재를 갖고, 게다가 누구나 예측 가능한 설정 위에서 이 정도의 드라마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한가지 바램이 생겼습니다.
저처럼 아이를 둔 부모들은 하루하루 다르게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그런데, 부모의 입장인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어떻게 보여질까요?
아이의 성장만큼이나 부모들도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긴 할까요?
내 스스로를 돌아보니 도무지 그렇다...라고 말할 수가 없어 무안합니다.


*
케이타 역은 실제 자신의 이름인 니노미야 케이타를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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