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다닐 때 나도 학생운동을 했지만 늘 스스로에게 품은 의문이 있었다.
운동권 학생들은 자신들의 메시지를 민중가요를 통해, 혹은 민무를 통해(간혹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르고) 어필하곤 했다.
나로서는 이해하고 말 것도 없이 그게 자연스러운 행동이었지만, 이를 접하는 다른 학우들은 이러한 어필을 매우 생경하고 낯선 것으로, 
혹은 불편한 것으로 인식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이런 현상은 비기독교인이 기독교인들의 전도방식을 불편해하고 경멸하는 것과도 비슷한데 운동권과 비운동권의 가운데라는게 사실상 존재한다는 건 불가능했다.
난 정말... 궁금했다. 메시지를 전달해야하는 대상이 일반 대중인데 방식 자체는 언제나 고루한게 아닌가하는 그런 의문말이다.
물론 비운동권 학우들을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했었고, 
나도 잘 알고 있으나 그런 경우엔 기본적인 주지하고자하는 메시지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단순한 오락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엉뚱한 헛소리를 했는데 내가 무한도전을 지지하고 사랑하는 이유는 이런 이유다.
대중들에게 사회적인 다양한 메시지들, 젊은이들이 무기력하게 소모되는 현실, 상식이 뭉게져버리는 현실, 고달픈 직장 생활, 주변을 둘러볼 시간도 없이 달려가는 사람들, 
나이가 들 수록 무언가 취미를 갖는 것도 힘들고, 도전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는 현실... 
이런 현실들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 가장 거부감없이, 현명하게 전달하는 미디어의 대답이 무한도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버한다고 생각할 분들도 계시겠지만,
난 오늘 300회 특집을 보면서 수도 없이 자주 울컥했다.
따뜻한 메시지를 이렇게 자연스럽게 녹여내면서 훌륭한 멤버간의 조화를 통해, 
훌륭한 PD와 함께 보여줄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은 다시는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기 때문에 더 그런 짠...한 느낌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울어버릴 지도 모를 무한도전의 마지막이 이제 아주 가까이 왔다는 걸 오늘 다시한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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