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이따금씩 들어가 보지만 당최 예약을 할 수가 없고, 언제나 매진이란 두글자만 힘없이 쳐다만 봤다.
그러다가 아주 무심히 들러 예매 가능한 인원이 써진 란을 보고 얼마나 반가운지
누가 먼저 할까 낼름 예매를 해 두었다.
정식 오픈이 아니라지만 말이 많은 예술의 삼성 미술관.
새로운 문화공간이 생긴것에 대한 기쁨으로... 섵부른 예측을 접고
1월 26일 Leeum에 다녀왔다.
MUSEUM1 은 고미술을 상설하며
국사책과 미술책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듯한 생생함이 전해진다.
4F의 청자는 검은 공간안에서 그 찬란하고 고혹적인 청자의 은은한 빛의 매력이 보는 이를 숨죽이게 하고
2F의 고서화는 시간을 초월하는 작가의 터치가 놀랍다 못해 무섭게 다가온다.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 , 단원 김홍도의 [송하맹호도][군선도], 오원 장승업의 [영모도 대련]은
왜 이분들이 대가로 평가 받는지 보는 순간 느낌을 주는 동시에 경외심 마저 들게 한다.
처음엔 점점 멀어지면서 놀라움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서서히 앞으로 다가가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맘에 자세히 다시 한번 보게 된다.
MUSEUM2 는 역시 현대미술을 상설하고 이것은
한국과 외국의 근현대미술, 국제 현대미술로 나뉘어져 있다.
여기를 둘러보면서 자꾸만 아라리오에서 열리고 있는 <스미스 폴케_SIGMAR POLKE>전에 가고 싶어졌다.
아마도 1993년작 [자개]가 넘 맘에 든 이유도 있겠다.
백남준의 [나의 파우스트-자서전]도 자꾸 생각난다.
연작중 하나라고 하는데... 그분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어선지 포근함과 알수없는 연민이 생겼고
전시관 마지막 즈음에 있는 데미안 허스트의 [죽음의 춤]이 천안으로 가고싶은 생각을 더욱 부채질 했다.
상설전시를 둘러보고 기획전시 [뮤지-움? : 다원성의 교류]는 걍 지나쳤다.
새로운 미술관 개관으로 문화공익단지 형성과 유래가 드문 건축프로잭트의 완성기념으로 열린다는데..
전체적으로 풍기는 오만함이 싫어...
좋은 작품을 감상할 있는 것에 즐거워야 하는데... 힘이 들었다.
그 얘기를 본격적으로 하자면
여기는 들어서는 순간부터 목소리 톤이 낮아지고 약해질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즉 편하지 않다는 얘기.
발에 채이는게 전시안내원들이다. 관람객 만큼 많다. 절대 조금의 과장도 섞이지 않았다.
민성이가 엄마,아빠와 조금이라도 떨어져 있으면 그림들과 멀리 있어도 어김없이 우리에게로 다가왔다.
그 많은 사람으로도 안심하지 못하고 그림 가까이에 다가가면 경보음이 울린다.
경보음을 울리는 대부분의 사람이 어른들이니 할말을 잃을 정도였다.
차라리 군데군데 있는 낮은 안전바를 다 설치하지 그 "삐" 소리는 미간을 사정없이 주름지게 한다.
누군가에게 가 아니라 이곳에 진절머리가 점점 더해져 여기있는 내가 힘들어지니까
Leeum은 공익문화단지를 표방하고 있지만 결국 개인 소장품을 폼나게 자랑하는 곳이다.
이 정도의 인원에도 벌벌 떠니 정식 개관을 하면 어떨지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집이란 사람을 보듬는 곳이다. 그것이 최대의 목적이 돼야만 한다.
미술관은 집보다 더 큰의미로 사람을 끌어 안아야 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여기는 감상을 방해하는 동시에 자꾸만 밖으로 내친다.
앞으로 어떤 기획전시가 내 구미를 당길지 모르지만.. 다시 갈것 같지 않다. 누군가 폭압적으로 느껴진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 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현실이 앞으로의 Leeum에 대한 기대와 바램을 떨치지 못하게 하니
기다려 보자. 나아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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