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층으로 올라간다.
3층엔 디터 람스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브라운 회사 디자인팀의 제품 디자인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의 규모가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충분히 보고 단순함의 미학을 만끽할 수 있을 듯.

 

 

 

 

브라운 커피 메이커. 2004년.

 

 

 

 

잘 아시는... 라이카의 디지털 초기 제품들.
위가 Digilux1이고, 아래는 D-lux1.
Digilux는 몇 년 전 나온 Digilux3가 마지막이고, D-Lux시리즈는 잘 아시다시피 현재 컴팩트 카메라의 로망이 되었다.
물론 디터 람스의 디자인이 아니라 그로부터 영향받은 디자이너들의 제품.
그리고 라이카야말로 단순한 디자인, 그리고 뛰어난 금형기술을 통한 마감으로 유명하지 않나.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우리나라 가전회사들)이 금형 기술에 대해 소흘히 할 때
애플은 최고의 금형 기술자들을 직접 영입했다고 한다.
제품의 수준이 디자인과 고안된 디자인을 뒷받침할 금형 기술에서 차이가 날 거라고 이미 예측한 혜안 덕분이다.
그리고 우린 애플의 아이폰이나 맥북등을 손에 쥐면서 내가 지불한 가치에 걸맞는 보상심리를 만끽한다.
그것이 탁월하게 성능이 좋아서도 아니고, 그 제품이 친절해서도 아니다.
지금 애플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이러한 구매보상심리가 바로 디터 람스의 디자인 에토스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면 일견 수긍이 가기 시작한다.
이 전시의 모토, Less and More이 주는 메시지도 확연하게 와닿고 말이다.

 

 

 

 

55년. 빌헬름 바겐펠트(Wilhelm Wagenfeld) 디자이너에 의해 디자인된 제품.
내가 알기론 이 제품은 턴테이블이 같이 달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시 상태로는 모르겠다.-_-;;;

 

 

 

 

아... 정말이지...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60년대에 어떻게 이런 절제의 미학과 고객이 요구하는 만큼의 기능성을 조우한 디자인이 나올 수 있었을까?
지금봐도 이건 뭐...

 

 

 

 

금형 마감, 색상의 배치, 버튼 하나의 위치. 턴테이블의 특성만 잡아낸 간결함.
뭐 하나 뺄 수가 없다.

 

 

 

 

포터블 턴테이블.

 

 

 

 

이 디자인들을 보다보면...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우리뿐만이 아닌 많은 관람객들이 탄성을 뱉는다.

 

 

 

 

 

전자 계산기를 잘 보시면... 아이폰의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듯.

 

 

 

 

우측 라디오를 세로로 돌려놓고...보시면 휠(wheel) 클릭 방식의 아이팟의 간결한 디자인이 연상되지 않나?

 

 

 

 

 

 

 

나도 사랑했던 브라운 면도기.

 

 

 

 

 

 

디터 람스의 디자인에는 이미 50년대 후반인가?
일본의 디자이너들이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에 반기를 든 선언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알고 있다.

 

 

 

 

각양각색의 브라운 전자 제품의 디자인을 볼 수 있다.

 

 

 

 

비디오 캠코더는 물론이고,

 

 

 

 

 

 

초기 헤어드라이어의 디자인까지도.

 

 

 

 

그리고 4층으로 올라가면 디터 람스의 디자인 10계명과 그의 초기 디자인들을 볼 수 있다.
사실 대림미술관에 전시 꽤 보러오면서 4층까지 개방된 건 그닥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디터 람스의 디자인 10계명은 몇 번은 곱씹어볼 내용들로 정말 가득하다.
자체를 과시하기 위한 디자인, 대중과 소통하지 못하고 독선적인 디자인, 철학없이 임기응변으로 덧입혀진 조악함...
이런 디자인으로 가득찬 우리 디자인 산업을 되돌아보게 할 뼈있는 말들로 가득하다.
난 지인을 통해 우리 디자이너들의 노력에 대해 익히 들어온 바 있다. 온전한 보상을 받지도 못하고,
오히려 철저히 이용당하는 디자이너에 대한 이야기도 잘 알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디자이너들을 여전히 갑을 관계로만 들이대는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있다고 본다.
모대형 가전업체의 디자이너 에디션 중, 결국 그 디자이너를 눈물짓게 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의 말장난 식의 계약도 큰 문제고.
일개 디자이너가 법무팀 가동하는 대기업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방법같은 건 애당초 없지 않나.


 

 

 

서글픈 현실에 이런 디자인 10계명이라니...

 

 

 

 

구구절절 가슴에 박히지만 한 편으론 씁쓸하다.

 

 

 

 

조금더... 디터 람스의 초기 디자인을 접해보시길.

 

 

 

 

 

 

이 스피커는 정말... 아우...

 

 

 

 

 

내... 오래전 지금은 없어져버린, 미국 텍사스에 위치한 작은 스피커 회사였던
Design Acoustics의 PS-10a란 북쉘프 스피커를 구입해서 내 방에 설치하고 좋아라했던 기억이 있다. 그게... 이제 뭐 18년 전인데.-_-;;;
생각보다 그 당시 갖고 있던 내 앰프(Musical Fidelity A1X)와 아주 궁합이 잘 맞았는데
그 스피커도 따지고 보면... 이 몇 십년 전 디자인과 다를 바가 없었던 것 같다.

 

 

 

 

아름답다라는 말 외엔 할 말이 없다.

 

 

 

 

아... 스피커...
스넬 스피커를 연상시키는 슬림함.
이게 그의 초기 디자인이라는게 믿어지나...이게... 59년 디자인이라고!!!
원래 엄청 큰 QUAD(쿼드- 그 유명한)사의 스피커를 허가를 받아 재디자인한 것인데 믿어지실까...

 

 

 

 

 

 

2,3,4층에 이르는 전시 공간 내내 감탄만 하다 나온 것 같다.


나야...
그냥 디자인에 관심있을 뿐이지 아는 건 전무한터라 그냥 막눈으로 보고 놀라고 나왔지만,
디자인 전공하는 지인들이나 현업에서 종사하는 분들은 더 깊은 눈으로 바라보고 나오실 듯 하다.
디터 람스라는 디자이너는 나도 알 정도로 유명한 분이시지만 실제로 이렇게 많은 그의 초기 디자인을 접하거나
애플, 라이카등의 제품과 일맥선상에서 놓고 볼 수 있는 전시가 많지는 않을 듯 싶다.

꼭 한 번 들러보실만한 전시.
그리고 part 1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온라인 회원가입하신 분은 꼭 출력해서 가시길.
이번엔 회원이라도 출력물이 없으면 할인 안해준다는...


 

 

 

도록을 구입했다.
도록은 14,000원.
대표적인 제품 디자인과 설명이 상세하게 된 편이라 두께는 그닥 두껍지 않지만 갖고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반드시 곱씹을 가치가 있는 디터 람스의 디자인 10계명을 올려 본다.

01. Good Design is Innovative
좋은 디자인은 혁신적이다. 혁신의 가능성은 결코 고갈되지 않는다.
기술의 발전으로 항상 혁신적인 디자인을 위한 새로운 기회가 제공된다.
혁신적인 디자인은 언제나 새로운 기술과 나란히 발전하기 때문에 그 자체의 끝이란 없다.

02. Good Design Makes a Product Useful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유용하게 한다.
제품은 필요해서 구입한다. 그 필요성의 기준은 몇가지가 있다. 제품은 기능적으로 뿐만아니라 심리적으로나
시각적으로 만족을 주어야 한다. 좋은 디자인은 제품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따라서 필요성에 방해되는 모든 것을 무시한다.

03. Good Design is Aesthetic
좋은 디자인은 아름답다.
제품의 시각적 만족감은 필요성의 일부다. 왜냐하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제품은 우리 자신과 우리 삶의 질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제대로 작업된 대상만이 아름답다.

04. Good Design Makes a Product Understandable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이해하기 쉽도록 한다.
좋은 디자인은 제품의 구조를 명료하게 보여주낟. 제품이 스스로 말하도록 하면 더 좋다.
가장 좋은 것은 스스로 설명하게 하는 것이다.

05. Good Design is Honest
좋은 디자인은 정직하다.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실제보다 더 혁신적이고, 더 강력하고, 더 가치있게 보이도록 하지 않는다.
지킬 수 없는 약속으로 구매자를 속이려 하지 않는다.

06. Good Design is Unobtrusive
좋은 디자인은 불필요한 관심을 끌지 않는다.
어떤 목적을 달성한 제품은 연장과 같다. 그것은 장식물도 아니고 예술작품도 아니다.
따라서 제품의 디자인은 사용자의 자기표현이 가능한 여백을 남겨두기 위해서 중립적이고 절제되어야 한다.

07. Good Design is Long-Lasting
좋은 디자인은 오래 지속된다.
좋은 디자인은 유행을 쫓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구식이 되지 않는다. 유행을 쫓는 디자인과 달리
좋은 디자인은 오래 지속된다. 요즘같이 쉽게 쓰고 버리는 시대에도 그렇다.

08. Good Design is Thorough Down to the Last Detail
좋은 디자인은 마지막 디테일까지 철저하다.
어떤 것도 임의로 혹은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디자인 과정에서의 배려와 정확성은 구매자에 대한 존중을
보여준다.

09. Good Design is Environmentally Friendly
좋은 디자인은 환경 친화적이다.
좋은 디자인은 환경 보존에 중요한 공헌을 한다. 자원을 보존하고, 제품의 일생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각적 공해를 최소화한다.

10. Good Design is as Little Design as Possible
좋은 디자인은 할 수 있는 한 최소한으로 디자인한다.
더 작은게 더 낫다. 좋은 디자인은 본질적인 것에 집중한다. 따라서 제품은 불필요한 짐을 지지 않는다.
순수함, 단순함으로 돌아가자!


여러분은 어떤 회사가 위 조건에 가장 근접하다고 생각하시나?
아마... 대부분 공통된 한 회사를 떠올리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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