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상상마당에서 전시를 즐겁게 보고,
저녁 먹으러 홍대 주차장길 인근에 빌딩 3층에 위치한 '라 꼼마 (La Comma)'를 찾아갔습니다.
뚜또 베네, 논나...등을 통해 명성이 자자한 박찬일 쉐프의 첫 오너-레스토랑이라고 하더군요.(저도 잘 몰라요)
홍대에 개장한게 의외이긴 합니다.
아무튼... 미리 예약은 했구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곳은 정말 완전히 만족했습니다.

 

 

 

 

그... 강호동 678인가? 하는 고깃집 옆 건물 3층입니다.
겉과 속이 매치안되는 음식점이에요.
빌딩 외부에 간판이 있긴한데... 조그마한데다가 대단히 소박해서 자칫... 아주 작은 완전히 캐주얼 다이닝 업장으로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만 실제로 들어오면 아늑하고 편안합니다.
물론... 점잖빼는 분위기는 절대 아닙니다.^^

 

 

 

 

 

내부는 이렇습니다. 홀에는 8개(?) 정도의 4인 테이블이 있구요.

 

 

 

 

프라이빗 룸이 왼쪽으로 두 개 정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아주 아늑하고 편안합니다.

 

 

 

 

이런 분위기 유지를 위해 밖이 보이는 창문은 목재창틀을 이용해서 밖이 보이지 않도록 막았습니다.
번잡스러운 바깥 모습이 보여 전체적인 분위기가 흐트러지는 걸 잘 막은 것 같아요.

 

 

 

 

우리의 주문은
둘 다 각각 '메인요리 코스 B'이나 main에 따라 저는 45,000원 (부가세 별도), aipharos님은 50,000원입니다.
메인코스에서 두가지 선택이 있는데 안심을 선택하면 5,000원이 추가됩니다.

기본적으로 메인요리 코스 B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메뉴가 이곳은 자주 바뀌는 듯하니 이 메뉴는 그냥 참고만 하시길)

라꼼마의 특선 자연산 굴 (공통)
오늘의 스프 (공통)

쉐프가 새벽시장에서 고른 해물 요리 (내 선택) / 파마산 치즈를 얹은 돼지볼살찜  / 주방에서 훈제한 대구알 버터구이 (aipharos님 선택)

돼지목살 스테이크 (내 선택) / 부드러운 안심 스테이크 (aipharos님 선택) (+5,000원)

하우스 셔벗 (공통)

고등어 스파게티 (내 선택) / 쉐프 추천의 손으로 뽑은 시칠리식 먹물 파스타 / 라꼼마 특선 바질 크림소스의 수제 뇨끼 / 해물 깐넬로니 (aipharos님 선택)

디저트/커피 (공통)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참조하세요.
이보다 저렴한 A코스는 29,000원입니다.

 

 

 

 

식전빵. 따뜻하고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뮤즈 부쉐로 나오는 자연산 굴.
아래 소금은 장식을 위한 것이고, 이미 굴에 양념이 가미되어있는데 이게 아주... 입에 맞습니다.
굴 특유의 향과 잘 조화를 이루는 짭쪼름하면서도 아주 약간 신맛.
시원하던데요.
그나저나... 이제 정말 굴이 제철을 만나는군요.

 

 

 

 

대파 수프.
맛이 풍성하면서도 지나치게 무겁지 않습니다.
완전 딱... 제 입맛. 너무너무 맛있게 먹었네요.
정말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었습니다.-_-;;; 스탭분이 놀라셨을거에요. 걸신들린 줄 알고...

 

 

 

 

 

이건 제 세번째 코스인 '생선 카르파치오'입니다. (쉐프가 새벽시장에서 고른 해물요리)

 

 

 

 

모름지기... 이 정도는 되어야...
양도 정말 충분하고, 카르파치오는 탱글탱글하니 입에서 식감 좋게 넘어가고, 곁들여진 올리브와 야채는
하나도 뺄게없이 조화를 잘 이룹니다.
도미를 식초에 살짝 재워 익힌 생선도 좋더군요.
아우... 정말 맛있게 먹었네요.

 

 

 

 

이건 aipharos님의 세번째 메뉴 '주방에서 훈제한 대구알 버터구이'.
이것도 정말 독특한데요.
대구알을 훈제시켰는데 소스와 함께 첫 입을 베어물면 완전히... 프아그라의 맛이 납니다.
그리고 뒷맛은 우리가 잘 아는 그 '알'맛이 나구요.
게다가 시즈닝도 제 카르파치오와 다릅니다.

 

 

 

 

 

제 main인 '돼지목살 스테이크'.
처음 먹었을 땐 그냥 '맛있네'... 정도였는데, 이거 한입 한입 먹을 때마다 금새 입에 착착 붙는.
돼지목살의 쫄깃함과 고소함이 그대로 살아있는 스테이크.
가니쉬가 좀 부족한가?싶었는데 이게 오히려 밸런스가 맞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전 어지간하면 돼지 요리는 좀 피하려고 하는데 둘 다 안심시키기 그래서 시켰습니다만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이건 aipharos님의 main인 '안심 스테이크'.
안심이 최상급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정말 부드럽고 맛있게 구웠습니다.
미디엄 레어의 굽기도 완벽하고. 소금에 찍어 먹는 맛은 입에서 살살 녹는 것이... 정말 좋더군요.
양도 괜찮습니다.

 

 

 

 

흐뭇해하는 aipharos님의 저 모습... 잔인한 고기테리언.ㅎㅎㅎ

 

 

 

 

정말 셔벗의 기능을 충실히 했던 맛있는 바질 셔벗.
전 셔벗이 너무 강해서 이전에 먹었던 기억을 싹... 포맷시켜버리는 포맷 셔벗은 싫어합니다.ㅎㅎㅎ
이 셔벗은 너무 과하지도 않고 그러면서도 다음 음식에 대한 식욕을 계속 유지하도록 하더군요.
바질향 가득한, 셔벗을 이렇게 확확 먹어버리기도 오랜만.
다만... 아래가 너무 얼어서 부숴 먹은 건 에러.ㅎㅎㅎ

 

 

 

 

희안하게도 main이 먼저 나오고 그 다음에 파스타가 나옵니다.
aipharos님의 선택인 '해물 깐넬로니'.
아주 풍성한 로제 소스에 담긴 깐넬로니.
해물의 맛도 충분하고 아주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정말 좋았던 건 제가 선택한 이 '고등어 파스타'입니다.
고등어 파스타를 몇 번 먹어봤는데 이렇게 약간 매콤하게 양념한 고등어를 넣은 곳은 처음이네요.
그런데 이게 너무 궁합이 잘 맞습니다.
정말 탱글탱글한 면과 함께 국물도 그닥 많지 않은 것이 완전히 제 입맛이에요.
먹으면서 아... 이거 두세배 양을 줘도 다 먹을텐데 싶더군요.ㅎㅎㅎ

 

 

 

 

디저트입니다.
하하...
전 디저트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요. 워낙 입맛이 좀 저질이라...-_-;;;
디저트가 나오면 반도 채 안먹고 민성군이나 aipharos님께 넘기죠.-_-;;;

 

 

 

 

그런데 이곳 디저트는 정말 싹싹 혼자 다 먹었습니다.ㅎㅎㅎ
과하게 장식에 신경쓰느라 중요한 걸 빼먹은 그런 디저트보다 평범하지만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디저트 메뉴를
충실히 만들어내는게 더 중요한게 아닌가 싶네요.
크렘뷰레, 티라미수, 수제 아이스크림. 뭐 하나 빠질 거 없이 다 맛있습니다.
크렘뷰레는 입에서 살살 넘어가고, 티라미수는 워낙 맛이 풍성해서 놀랐습니다.

 

 

 

 

커피까지 아주 좋습니다.
이거 너무 좋다고만 말을 열심히해서 걱정이 되긴 하는데...

 

 

 

 

정말 aipharos님이나 제 입맛엔 완전히 딱이었어요.


*
이 날은 박찬일 쉐프님이 쉬는 날이었습니다.
일요일은 쉬신다고 하더라구요.(제가 물어본게 아니라 옆 테이블 여성 네분이 스탭분께 여쭤보더라구요)
그래도 걱정은 안하셔도 되겠습니다. 이 정도라면 언제라도 들러도 좋을 것 같네요.
이렇게 먹고나니 무조건 와서 파스타 단품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고!
예약 시스템이 별나다고 기피한 '뚜또 베네'를 안가본 것이 좀 후회가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격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저 정도 코스를 45,000원 / 50,000원(물론 부가세 별도)에 먹을 수 있다는 건 보통 행복한 일이 아닙니다.
어딜가서 이 정도 맛을 저 가격에 볼 수 있을까 싶네요.
찾아보니 평범한 맛...이다라고 하신 분들도 보이시던데 입맛은 주관적인 것이니...
저희는 너무너무 좋았습니다.ㅎㅎㅎ
그리고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런 음식점이 생겼다는 사실도 완전 기쁘더군요. 강남까지 안가도 되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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