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블로그로 댓글 주고받다가 문득 기억난 내 DVD들.
한달에 15~20여편씩 몇 년을 구입했던 DVD들.
이젠 자리만 차지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렸다고 말해도 사실 과언은 아니다.
거의 꺼내보지도 않는데다가 동일한 타이틀이 있어도 DVD 라이브러리에서 꺼내지 않고 화일을 여니까...
HD의 유혹은 그만큼 강렬한거다.
480i의 화질, 아무리 업스케일링해봐야 그닥 나아지지 않는 HD-TV 또는 HD-프로젝터에서의 DVD 화질들.
그래서 구입하지 않은지 2년이 넘어가는 것 같다.
물론... 그 사이에 정말 몇 편 구입하긴 했지만...
DVD로 대변되는 2차 판권 시장이 완전히 붕괴해버린 한국은 덕분에 블루레이의 혜택을 다 날려버리고 있다.
타이틀도 그닥 많지 않은데다가 블루레이 플레이어 자체를 갖고 있지 않은 집안이 거의 대부분이라 우리나라에서의
블루레이의 앞날은 여전히 먹구름이다.-_-;;;
엉망이었던 한국의 부가판권시장에서 악천고투한 울나라 DVD 업체들.
영세성을 벗어날 수 없는 구조의 악순환으로 다 무너져버렸지만, 그래도 그 때, 스펙트럼DVD나, 알토DVD같은
업체들이 있어서 정말 감사했다는 말을 이제서야... 해본다.
많은 DVD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무척 고마왔던 DVD들을 소개해본다.
처음엔 박스셋 위주지만 아래쪽에 낱장들이 있으니 참조하시길.
케빈 스미스 감독(Kevin Smith)의 박스세트다.
이 감독이 국내에서 가진 인지도를 감안하면 놀랍고 기적적인 박스세트다.
[몰랫츠], [체이싱 아미], [점원들], [도그마], [제이 앤 사일런트 밥]등 그의 영화들 다섯 편이 수록되어 있다.
삽화도 케빈 스미스 감독의 느낌을 팍팍 살려주도록 잘 들어가있다.
보석같은 DVD. 물론 서플먼트도 있다는.
역시 기대하지 못했던 박스세트.
짐자무쉬 (Jim Jarmusch) 감독님의 박스세트.
타이틀... 완전 보석이다. 보시라.
키타노 타케시 감독님의 박스세트.
무려 10편이 들어있다.
프랑소와 오종 감독님의 박스세트.
5편의 장편과 단편 모음집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Sitcom/시트콤]과 [Water Drops on the Burning Rocks/워터
드롭스 온 더 버닝락]이 있다는!
스펙트럼이 해외 유명 영화들을 이렇게 묶어서 New Wave 시리즈로 내곤 했다. 참... 고마웠는데.
왼쪽에 보면 할 하틀리 감독의 [Simple Men]이 있다.
한국에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리즈...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Dead Ringers/데드 링거], 마틴 스콜시즈 감독의 [After Hours/특근]은 그렇다치겠는데...
에릭 로샹 (Eric Rochant) 감독의 [Total Western/토털 웨스턴]까지 내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 이 영화 못보신
분들 계시면 한 번 꼭 챙겨보시길. 폭력에 대한 날선 시선이 빛을 발하는 수작이다. 감상문을 올린 바 있으니
혹시 궁금하시면 참고하시길.
그리고... 역시 언급했던 걸작 안드레이 쯔뱌긴쩨프(Andrei Zvyagintsev)의 [the Return/귀환].
정말... 정말 이 영화 내주셔서 엄청나게 감사했다는. 역시 감상문을 올린 바 있다.
비교적 최근에 구입한 두 편의 걸작 일본 영화. [마츠가네 난사사건]과 [까뮈따윈 몰라].
모두 감상문을 올린 바 있다.
로랑 깐테 감독의 [Human Resources/인력자원부]도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출시였다.
한국에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리즈 2...랄까?
영국 Sights and Sounds에서 30주년 기념 특집을 내기도 했었던, 니콜라스 로그(Nicolas Roeg)감독의 [Performance].
정말 이 영화가 한국에 DVD로 출시될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키스 고든(Keith Gordon) 감독의 수작 [a Midnight Clear/휴전].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아하는 전쟁 영화 중 한 편. 타협할 수 없는 전쟁의 흉포함을 너덜너덜한 고어씬 하나 없이
감성적이고 연민의 시선으로 다스린 영화.
그 옆의 영화는 바로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the Man Without a Past/과거가 없는 남자]!!!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영화들이야 두말할 필요없이 인상적이지만 제법 근작이자 그의 내공이 전혀 바래지 않았음을
보여준 이 영화가 한국에 정식 출시되었다는 사실이 난 너무나 놀라웠다.
아래쪽에 있는 두 편은,
헐리웃에 기대를 받고 입성한 전도유망한 청년 감독이 헐리웃의 제작 시스템을 버티지 못하고 좌절하다가
초심으로 돌아가 재기발랄한 뮤비를 찍고 다시 헐리웃에 입성하면서 주도권을 손아귀에 쥐게 되는 여정을 아주
코믹하고 신랄하게 그려낸 89년작 [the Big Picture]로 내게 깊은 인상을 줬던 크리스토퍼 게스트 감독(부인이
아마 제이미 리 커티스일걸요?)의 시침 뚝 뗀 가짜 다큐멘터리 시리즈 두 편이다.
가장 좋아하는 [Waiting for Guffman/거프먼을 기다리며]가 없다는게 안타깝지만...(이상하게 이 영화는 국내
출시되지 않았다. 뭐 이상할 것도 없지만... )
이 영화들은 예전에 감상문을 올린 바 있듯이 정말 시침 뚝떼고 다큐를 지향한다.
그 속에서 뭍어나는 웃음과 해학의 묘미가 절대로 지루할 틈없이 흘러간다는...
그리고...
마지막으로 줄리 테이머(Julie Taymor) 감독의 걸작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Titus/타이투스]의 국내 출시반과
미국 출시반. 왼쪽의 2Disc 버전이 미국 출시반이다.
이런 북렛이 들어있고 없고 간에 한국에 정규 출시해준 것만 해도 감사할 뿐.
이 아래부터는 국내 출시 DVD가 아닙니다.
이왕 조금 뒤진거...
몇 편 더 꺼내본다. 이번엔 한국 출시반이 아니라 유명한 Criterion Collection.
화질좋고 구성좋기로 유명한 크라이테리온 컬렉션들.
가장 좋아하는 [Brazil/브라질, 여인의 음모]
물론 한국출시된 DVD도 갖고 있긴 하지만...
이 크라이테리온 버전과는 비교가 안되므로 패스...
3장의 디스크로 구성되어 있다.
왼쪽은 [Traffic/트래픽]이고 오른쪽은 내가 역시 아주 좋아하는 샘 페킨파 감독님의 [Straw Dogs/스트로 독]이다.
2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아주 친절한 북렛이 들어있다.
이 영화는 국내에도 정규 출시된 바 있는데 이 역시 갖고 있긴 하다.
폭력에 대한 정서적인 텐션이 대단히 강한 영화인데 시간이 흐른 지금 봐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뭐라고 해야할까, 유약하기 짝이 없는 주인공(더스틴 호프먼)이 성적 매력이 넘치는 부인과 시골로 이사하고,
그곳에서 맞닥뜨린 남성들과의 성적인 긴장감과 그 폭발은 대단히 압도적이다
정말로 좋아하는 Wes Anderson 감독의 [the Roayl Tenenbaums/로얄 테넨바움]의 크라이테리온 버전.
역시 국내출시본도 갖고 있지만... 비교 대상이 아니다.
케이스가 넘넘넘... 예쁘다는.
안에 저 북렛과 리프렛도 정말로...
충실하고 예쁘다.
[Rushmore/러쉬모어]도 구입했어야하는데... 미루다가 못샀다는.
마지막으로... Terry Gilliam(테리 길리엄) 감독님의 [Fear and Loathing in Las Vegas/라스베가스의 공포와 혐오].
멋진 구성.
역시 상세한 북렛이 친절하게 들어있다.
어휴...
간단하게 올리고 말자...했는데 글을 적다보니 길어졌다.-_-;;;
DVD는 여전히 라이브러리를 가득 채우고 있지만...
처분할 마음 같은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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