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토요일. 역시 민성군은 Leeum(리움) 어린이 프로그램 '나와 몸'에 참여하러 갔습니다.
와이프는 민성이와 함께 나가서 이태원에서 하늘상어님을 만나 같이 점심식사를 하고 리움으로 가기로 해서
저는 민성군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나가기로 했습니다.
리움의 어린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의 부모님이나 일행은 2인에 한해 리움 전시를 무료로 볼 수 있어서,
이번엔 하늘상어님과 와이프가 함께 전시를 관람했습니다.
전 집에서 뒹굴뒹굴 좀 쉬다가 4시 30분에 맞춰 리움에 도착했구요.
점심은 하늘상어님이 주머니를 풀어서 쟈니 덤플링에서 만두를 사고 패션 5에서 케익을 먹었다네요.
어흑, 쟈니 덤플링 군만두 다시 먹고 싶었는데, 전 귀찮아서 계란 프라이로 떼웠...
아무튼 도착하니 와이프, 하늘상어님, 민성군이 리움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저녁을 '레스쁘아 (L'Espoir)'에서 6시로 예약했기 때문에 그때 일어나면 너무 이를 것 같아 지난 번에 눈여겨 본
리움 건너편의 덴마크 가구 회사 'Bo Concept'의 매장을 둘러 보러 갔습니다.
Bo Concept의 매장은 1~3층을 다 차지하고 있었고, 친절하고 상세하게 스탭분께서 잘 안내해주시고 설명해주셔서
정말 잘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Bo Concept의 가구를 상당히 좋아하는데요.
실제로 구입하고 싶은 가구들도 여럿 보이더군요. 물론 가격은 상당히 부담스럽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2008년을 가장 뜨겁게 했던 삼성동(청담역 근처 상아아파트 건너편)의 프렌치 비스트로 '레스쁘아'에
도착했습니다. 아휴... 이 동네 좀 오랜만이군요.
레스쁘아는 생각보다 많이 어두운 편입니다. 낮에는 햇빛이 들어와 사진이 예쁘게 찍힐 것 같은데
저녁엔 제법 어두운 듯 해요. 물론 그덕에 분위기는 더 아늑하고 좋습니다.
이날 사진은 정말 노출도 잘 안맞추고 황급히 찍었습니다. 양해해주세요.
뉴욕 데니얼에 계시던 임기학 쉐프님께서 정통적인 프렌치 가정식에 가까운 음식을 내는 곳입니다.
작은 규모지만 음식의 퀄리티는 화인 다이닝 수준이라고 칭찬이 자자하죠.
정말 작지만 아담한 공간.
안쪽에 이렇게 2인용 테이블들이 있고, 저희쪽에 2인용 테이블 1개와 4인용 테이블 3개가 있습니다.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썼어요.
오늘은 와이프, 민성군뿐 아니라 와이프의 오랜 친구 하늘상어님도 함께 했습니다.
정말 맘이 따뜻한 와이프의 절친이죠.
6시 오픈하자마자 들어갔는데 이미 여성분 한 테이블이 와있었구요.
곧 저 안쪽의 2인용 테이블 하나빼곤 모두 꽉 차더군요.
레스쁘아에 오고 싶어하면서도 겉으로는 안오겠다고 하던 와이프(돈 아끼자고 ㅎㅎ)
오늘 리움 프로그램이 너무 재밌었다는 민성군.명함을 너무 예쁘게 만들었다는데 전 보질 못했어요. 흑.
기본 테이블 세팅
메뉴판.
코스를 시키려고 했습니다. 코스는 55,000원 코스와 72,000원 코스가 있더군요(부가세 별도)
그러다가 단품을 여러개 시켜서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모두 부가세 별도입니다.)
Bistro Onion Soup (비스트로 어니언 수프) 2개 (각 8,000원)
Duck Breast Tartine (구운 오리 가슴살과 표고버섯 쳐트니를 곁들인 타틴) 18,000원
Braised Lamb Shank with Eggplant Caviar (오븐에서 쩌낸 양 다릿살과 가지 캐비어, 세몰리나 케이크) 38,000원
Monkfish Tail & Popcorn (감자-버섯라구와 아귀살 팝콘을 곁들인 오븐에 익힌 아귀) 28,000원
Lobster & Saffron Risotto (랍스터 비스크 소스를 곁들인 구운 랍스터와 샤프론 리조또) 35,000원(half)
그리고... 디저트로
Creme Brulee (크림 뷰레) 2개 (각 6,000원)
첫번째 나왔습니다. 이미 명성이 자자한 '양파 수프'
보이는 만큼 맛있습니다.
쫀득쫀득한 치즈, 바케트와 그뤼에가 가득한 얼그레이향의 고소하고 달콤하면서도 간도 적당한 양파수프.
2개를 시켜서 하나는 와이프와 하늘상어님, 하나는 저와 민성군이 먹었죠.
아주 걍 싹싹 긁어서 끝까지 비웠습니다.
생각보다 양이 든든하더군요.
두번째로 에피타이저 메뉴인 Duck Breast Tartine입니다.
절대로 퍽퍽하지 않은 구운 오리 가슴살, 그리고 밑으로 달콤한 쳐트니를 곁들인 음식인데요.
가니쉬와 고소한 소스가 무척 오리 가슴살과 잘 어울립니다.
상당히 맛있게 먹었어요.
Braised Lamb Shank with Eggplant Caviar 램쉥크가 나왔습니다.
헉... 흔들렸습니다. 암튼 사진 엉망.
램쉥크는 그닥 땡기는 음식은 아닌데, 한우 안심과 와규 스테이크는 많이 먹어봤으니 시켜 봤습니다.
그런데 어라? 이거 생각보다 맛있습니다.
에그플랜트 케비어가 바닥에 깔렸는데 이것만 먹으면 그닥 큰 감흥은 없겠지만 아주 부드러운 양다릿살을 살짝
찢어 같이 곁들여 먹으면 양고기의 부드러움과 짭쪼름한 에그플랜트 케비어의 조화가 상당히 좋아요.
또 양다릿살은 아주 부드럽고, 에그플랜트 케비어는 적당히 입에서 느껴지는 저항감도 있어서 식감도 무척 보완됩니다.
그리고 저 뒤에 동그랗게 올려진 것은 세몰리나 케이크랍니다.
언뜻, 생선을 이용해 만든 것 같았는데 아니랍니다. 그냥 단순한 세몰리나라네요.
Monkfish Tail & Popcorn
오늘의 베스트는 바로 이 음식. 감자-버섯라구와 아귀살 팝콘을 곁들인 오븐에 익힌 아귀.
기가막히게 구워낸 아귀.
포크와 나이프를 이용해서 적당히 자르고 찢어내고 아래 깔려있는 고소한 감자-버섯라구의 진한 맛에 찍어 먹으면
입에서 정말 살살 녹는 식감과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의 베스트에요.
하늘상어님도 아주 맛있다고 하시네요.
그런데 이런... 전 이때까지도 전혀 배가 부르지 않은 거에요.-_-;;;;
Lobster & Saffron Risotto
오늘의 마지막 단품은 랍스터 비스크 소스를 곁들인 구운 랍스터와 샤프론 리조또입니다.
이건 half에요. 랍스터가 반만 나오는 건데요. full은 1만원이 더 비쌉니다.
결코 저렴한 단품이 아닙니다.
비스크 소스는 제가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합니다. 비스크 소스의 짭쪼름하면서 진하고 구수한 맛이 샤프론향과
잘 어울려내는 맛입니다. 역시 맛있습니다만...
전 봉에보의 닭모래집을 곁들인 보리쌀 버섯 리조또가 자꾸 떠오릅니다.
그리고 이 리조또는 가격이 좀 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맛있었죠.
디저트를 먹기 전에 조금 고민했습니다.
와이프와 하늘상어는 배가 부르다고 하고, 민성군도 딱 적당하다는데 전 정말 별로 배가 부르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무리하기보단 여기서 그만.
디저트는 Creme Brulee 크림뷔레를 두 개 시켰습니다.
디저트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시켜보세요.
전 딱 이정도로 끝내는 디저트가 좋아요.ㅎㅎㅎ
헉... 민성군 정말 잘 먹습니다.
음식은 모두 만족했습니다.
하늘상어님, 오늘 함께 해서 즐거웠습니다.
생각보다 저녁시간이 아주 길어졌는데, 즐거웠어요.^^
다음엔 하늘상어님 말대로 얻어먹으러 갈께요.
자, 아주 오랜 시간 먹고 얘기하다가 나왔습니다.
저희가 나올 땐 테이블 다 나갔어요. ㅎㅎ
아, 한 테이블빼고.
*
레스쁘아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너무 기대치가 높았던건지 그만큼 광분할 정도라고는 생각못했지만,
음식 하나하나가 특별하고 맛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다음엔 꼭... 코스를 먹어보고 싶어요.
전 다같이 단품을 같이 먹는 것도 좋은데 찔끔찔끔 먹는 것 같아 어딘지 먹다가 만 것 같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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