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지 가봐야지 하면서 미루기를 벌써 해가 바뀌고 봄이다.
꼭가야하는 이유를 ‘박물관교실’로 만들고 출발--------------

자연사박물관으로 가기위해 탄 연두색 마을버스를 민성이가 참 좋아했다
인천에선 볼수 없는 색이라 그런지 다음에 또타자고 올때도 꼭 타야한다는 약속을 했다.
듣던대로 올라가는 길이 상당이 가파라 헉헉대는 엄마를 뒤로 하고
그걸 더 신나하면서 올라가서는 공룡아래 기다란 뱀 미끄럼틀을 보고 몹시도 흥분했지만.....
예상을 뒤업고 갈때 타자는 약속을 선뜻하곤 미련없는듯 올라가 오히려 날 더 당황하게 만들었다
입구에 있는 박물관 모형을 참 재미있어 하면서 밖으로 나갔다 들어왔다 하면서
비교했는데... 미끄럼틀이 없는걸 조금 아쉬워했다.

안으로 들어와 우린 처음 본 공룡을 자신있게 티라노사우루스라고 말했는데... 틀렸다.
자세히보니 발톱이 세개 이름이 다소 생소한 ‘아크로칸토사우루스’란다
전시에서 많이 봐와서인지 큰 공룡에는 관심이 없고 천장 높이 있는 물고기가 더 신기하고 재미있는지
안내누나들에게 몇번이고 물어보았고 유리안에 있는 올빼미들을 더 반가워했다.

박물관교실까지 30분 정도 여유가 있어 조금이지만 박물관을 둘러보자고 올라갔는데...
지구의 역사를 알려주는 첫 코너에서 부터 뒷걸음 치며 무서워했다.
둘러보는 이가 우리밖에 없어 소리가 더 크게 들리고 커다랗고 입체적으로 보이는
이글거리는 지구가 내가 봐도 좀 무서울것 같았다.

그런데 앞으로 가면 갈수록 민성이를 조금씩 더 무섭게 만들더니
급기야 동굴에서 폭발하고 말았다. 정신없이 뛰쳐나와 울기 시작하는데...
아래층은 무서운거 없다고 달래도 막무가내 다시는 오고싶지 않다고
다시와도 3층은 안갈거라고 닭똥같은 눈물이 쉴새없어 뚝-뚝-

달래고 또 얼러서 2층으로 내려왔는데
생각보다 어두운 실내로 들어서기를 망설이다가
들어가서는... 후다닥 공룡들 맞추고 동물박제 둘러보고 후다닥 나와버렸다.

민성이는 정수기 만들러 가고 혼자만의 시간이 생겼는데
책도 없고, 다른 엄마들과 말트기도 서먹서먹해서 박물관으로 올라갔는데...
아들 녀석도 없고 텅빈 공간에 혼자다 보니 가슴이 콩알만 해졌다.
2층 곤충들을 둘러볼때였다. 갑자기 음악과 함께 녹화된 VTR이 켜지는데
어찌나 놀라고 무서웠던지 그 다음은 생략하고 담에 사람 많을때 와야지 하면서 ...
조금전 민성이 맘을 헤아리지 못한 매정한 나를 채찍질 하면서...
뒤도 안돌아 보고 뛰어 나왔다. 우린 겁쟁이 모자다.

늦은 시간 끝이나 맘것은 아니지만 미끄럼틀 타고 어찌나 신나 하던지 그 덕분에 또 오자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생각보다 완만해서 플레이타임에 있는 것에 비해선 속도감을 느끼기엔 부족했다.
공공시설이고 지키는 이가 없는 놀이터다 보니 안전이 우선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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