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세계가 있는 것처럼』

황예지

내가 책을 손에 쥐고 그 자리에서 완독한 경험이 언제인가 싶다.

와이프의 권유로 읽은 이 책, 황예지씨의 『다정한 세계가 있는 것처럼』 을 앉은 자리에서 꼼짝 안하고 끝까지 읽었다.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길 싫어하고 오만하고 편협한 나만의 세상에 갇혀있는 나는 '에세이'라고 분류되는 글을 읽지 않는다.

하지만,

와이프가 이 책을 읽으면서 솔직하고 당당하며 동시에 여리고 강건한 글이다...라고 여러번 이야기하길래 호기심이 생겼지.

그리고 오늘,

토요일 아침, 생각보다 무척 일찍 출근해서 자리에 앉아 이 책을 손에 쥐고 읽기 시작했고 와이프가 쇼룸 구석구석의 먼지를 닦아내는 동안 미안하고 뻔뻔하지만 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상상을 해봤다.

이 책을 쓴 황예지씨를 우연찮게 마주하게 된다면 난 어떤 심정일까.

허위와 위선이 덕지덕지 들러붙어 어떤 것이 내 본모습인지 아직도 혼란스러운 내가, 나도 미처 잘 모르고, 아니 어쩌면 외면하고 있을 내 본 모습을 들킨 것같아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숨어버릴 것 같아.

내 삶을 강건하게 만드는 그 시작은 나를 온전히 마주할 때라는 걸 머리 속으로는 잘 알면서도 온갖 그럴듯한(사실 그럴듯하지도 않지) 핑계로 외면해왔는데 이 책을 보면서 가슴 밑둥이 세차게 흔들리더라.

 

 

 

 

감히... 일독을 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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