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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팀이 만든 드라마 중 [루즈벨트 게임]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그냥 일본의 그 꼰대스러운 조직 문화를 동경하는 수준에서 한 발자욱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드라마이지만 한가지 인상적인 내용이 나온다.

드라마는 기술력으로 버텨온 중견 전자 업체와 그 회사의 야구부가 배경인데 이미지 센서를 개발하는 해당 중견 업체가 대기업의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기술력으로 다시 재기하게 된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 이미지 센서의 놀랄만한 기술은 화소수가 아니라 바로 저조도 상황에서의 암부 표현력.

촛불만 켠 실내에서 어두운 부분 곳곳을 자연스럽게 표현해주는 이미지센서를 개발한다.

사실 저조도 상황이라는 것이 극단적으로 열악한 환경을 얘기하는게 아니다.

우리가 음식점에만 들어가도 스마트폰 카메라 품질은 노이즈가 자글자글하게 끓는 경우를 쉽게 만나니까.

난 기술집약적인 제품을 무조건 욕할 마음이 없다.

어떤 기술이든 시장 진입 초기엔 그 기술을 뒷받침할 만한 제반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현실적 타협을 일방적으로 비난할 마음은 없다.

하지만 갤럭시 S20 울트라의 1억 화소와 100배 줌은 이래저래 생각해봐도 본질적인 필요성보다는 마케팅 포인트가 강조된 것 같아.

기존 센서보다 2.9배 사이즈가 커졌다지만 1억 화소라니.

정말 중요한 건 적정한 화소를 유지하면서 AF 안정성이나 저조도 상에서의 표현력등 일상 촬영 환경에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는 기능들 아닐까 싶어.

S20 울트라가 정식 발매에서 홍보적 수치뿐 아니라 이러한 부분들까지 잘 다듬어져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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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Uncut Gems / 언컷잼스](2019)를 봤다.

얼마전 글 올렸지만 Indiwire 인디와이어 잡지에서 봉준호 감독의 추천 30편 영화를 올린 글이 있는데,

그 중 29편은 내가 모두 본 영화였고 보지 못한 영화는 딱 한 편이었는데 그 영화가 바로 조쉬 사프디 Josh Safdie, 베니 사프디 Benny Safdie 형제의 2019년작 [Uncut Gems/언컷젬스]였다.

넷플릭스 영화이니 관심있는 분은 보셔도 좋을 듯.

영화 자체의 몰입감이 보통이 아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였는데 영화를 다 본 뒤 와이프가 '영화 음악 누가 한거야?'라고 물을 정도로 음악이 인상적이었나보더라.

이 영화의 음악은 바로... Daniel Lopatin, 그러니까 우리에겐 Oneohtrix Point Never 로 알려진 뮤지션이 맡았다.

Oneohtrix Point Never라면 일렉트로닉 씬을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뮤지션이지만 개인적으로 열광하는 뮤지션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 [Uncut Gems/언컷젬스]에서의 영화 음악은 80년의 신스synth music, 뉴웨이브의 느낌이 잘 살아있어 분열적이기까지 한 절망적인 애덤 샌들러의 모습을 대단히 잘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이지.

음악의 분위기는 굳이 비교하자면 [the Final Girls](2015)나 Disasterpeace가 음악을 담당했던 [It Follows](2014)의 느낌과 유사하다.

Daniel Lopatin, 그러니까 Oneohtrix Point Never가 사프디 Safdie 형제와 작업한 결과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사프디 형제의 성공작(?)인 [Good Time](2017)에서 이미 합을 맞춘 바 있다. ​

영화 음악 얘기를 먼저 꺼냈지만 언급한 것처럼 엄청난 몰입감을 주는 영화다.

Adam Sandler 애덤 샌들러가 단순한 코미디 배우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다들 잘 알고 계시겠지만 이 영화에서 그는 다분히... 알 파치노 Al Pacino같은 모습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Punch Drunk Love /펀치드렁크러브]의 모습에 더해 알파치노적인 염세적 광기를 섞어놓은 모습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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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앤더슨 Wes Anderson의 [Isle of Dogs / 개들의 섬](2019) 미술은 정말... 놀라웠다.

혹자는(그리고 어느 유명 뮤지션은) 이 애니메이션 속에 등장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이 클리셰의 끝판이며 인종차별적이라고 난리던데,

음... 난 그 정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 보면 감수성이 무딘 편인가보다.

아니, 어쩌면 웨스 앤더슨이 일본 문화 덕후...여서 '설마...'라는 인식이 먼저 작동해서 그럴 수도 있고.

한가지,

이 영화의 등급이 12세~13세 이상... 이런 의미는 애들 보라고 만든 애니메이션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냥 아이들도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의미다.

도대체 이런 걸 갖고 트집잡는 글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쓴 건지 도통 이해가 안가.

그럼 표현 수위를 떠나 이해할 수 있는 나이부터 연령대를 설정해야하는 건가?

 

 

 

 

 

 

눈이 내렸다.

이번 겨울은 눈다운 눈 한 번 내리지 않고 끝나는가보다...하고 며칠 전 글을 올렸는데 오늘 그 '눈다운 눈'이 내렸다.

오늘은 동생에게 다녀오려고 했는데 도로 상황이 좋지 않을 것 같아 그냥 집에서 쉬면서 이 겨울 마지막 눈 조차 제대로 보지 않았다.

이렇게 눈이 내렸구나... 정도를 인스타 피드에 올라온 사진과 영상을 보며 알게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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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난데없이 사람 불안하게 만드는 속보가 올라온 적 있다.

분명 오전 기사에는 다른 지병 이야기가 있었는데 속보엔 그 얘기가 쏙~ 빠지고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사망했다는 기사가 올라온거지.

이미 기사의 댓글로 수많은 사람들이 기사의 저열한 의도를 비난하고 있었지만 그 ㅅㄲ가 읽을 리가 없지.

얼마전 양준일씨에 대한 기사 헤드라인도 마찬가지다.

'양준일 뮤비, 개인사생활 문제'

헤드라인만 보면 누가봐도 양준일씨의 사생활에 문제가 있어 뮤비가 삭제되었다고 생각하겠지.

실제로 그런 댓글들도 꽤 봤다.

좀 뜨더니 야도 똑같은 놈이었구나... 뭐 이런 댓글.

뮤비에 등장한 어린 친구의 개인정보(이름이라고 알고 있다)가 노출되어 급히 뮤비 공유 금지를 요청한 건데 개인사생활이라니.

개인정보...라고 기사를 적으면 될 것을.

늘 느끼고 있는데,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패거리 집단 중 가장 최악인 집단 중 하나가 저... 기자 나부랭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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