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8플러스 사진입니다 *

'가성비'란 말은 언급하기 무척 껄끄럽다.

소비행위의 매 순간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지불하고 얻을 만족을 계산하며 머릿 속에 늘 '가성비'를 따지게 되지만,

이 가성비라는 말이 소비행위를 결정하는 정도를 넘어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몽땅 다 집어 삼키는 블랙홀 같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걸핏하면 '가성비'를 들먹이는 기사나 글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 같아.

싸고 좋은 것은 없다는게 지난한 소비생활을 통해 얻게 된 교훈이라지만,

정말 드물게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저렴한(혹은 합리적인) 가격에 놀라운 만족을 주는 재화나 서비스가 있다.

이런 경우엔 오히려 가성비라는 말이 이 우수한 재화나 서비스 품질을 온전히 표현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들렀던 망원동의 작은 파스타집 '마리오 파스타'가 딱 그런 집 같다.

이 집은 가성비 좋은 집 정도로 얘기할 집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냥 맛있는 '생면' 파스타집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망원동의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그러니까 망원동의 유명 김밥집인 보물섬 골목에 위치한 작은 파스타 집인 '마리오 파스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파스타...라고 봐도 되지만,

생각보다 파스타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내 기준이 유난스러워서 그럴 수도 있다.

남들 다 너무 좋았다는 M, D, P, T.C, T.M, C.P.C, I... 난 다 실망했었다.

장신고에서 내는 캐주얼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생선 육수 베이스의 파스타들과,

한남동 파스타 프레스카의 파스타들이 날 위로해줄 뿐.

https://www.instagram.com/pastajang2.mario/

 

 

 

 

 

 

 

 

얼마전 이 집에 들러서 식사하신 장화 신은 고양이 김재호 대표님께서 이 집의 깔쪼네가 정말 맛있었다고 하셔서

오늘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함께 들렀다.

 

 

 

 

 

 

 

 

이곳 역시 혼자 주문받고, 요리하고, 서빙하고, 계산하고, 테이블 치우고, 설겆이까지 혼자 다 하는 1인 업장.

 

 

 

 

 

 

 

 

 

 

 

 

 

 

 

 

 

 

 

 

 

 

 

 

 

 

 

 

 

 

 

 

 

 

 

 

먼저 리코타 깔죠네 Ricotta Calzione

장화 신은 고양이 김재호 대표께서 이 집의 깔죠네가 정말 좋았다고 얘기하셔서 주문.

 

 

 

 

 

 

 

 

도우 속에 리코타, 모짜렐라를 집어 넣고 구운 반달 모양의 피자.

아주 맛있게 구우셨다.

도우의 맛도 전혀 심심하지 않고,

적절하게, 과하지 않게 올린 토핑도 훌륭하다.

마리오 파스타 사장님은 그냥 구색 맞추기로 올린 사이드 메뉴라고 하시던데 이건 구색 맞추기용 메뉴 수준이 아니다.

 

 

 

 

 

 

 

 

앤초비 파스타 Anchovy Paccheri Pasta

모든 면이 생면이다.

난 왜 도대체 생면을 쓸까... 이럴거면 차라리 그냥 건면을 쓰지 싶었던 업장들을 여럿 겪었다.

그런데 이 집 생면은 식감과 맛 모두 내 기준에선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이 파스타에 들어간 파케리도 적당히 탄력이 느껴지는 것이 내 입맛에 딱 좋았다.

앤초비도 든든하게 들어갔고 드라이토마토 역시 아낌없이 올려 풍미가 제대로.

대단히 맘에 든다.

가격표를 다시 확인했다.

아니, 이 정도 파스타가 이 가격이라고?

 

 

 

 

 

 

 

 

아래는 오늘의 파스타. 딸리아뗄레 봉골레 Vongole

위는 아마트리치아나 Amatriciana

 

 

 

 

 

 

 

 

아마트리치아나는 숏파스타가 잘 어울리지.

맛있다.

소스도 진하면서도 감칠맛 사는 것이 아주 좋다.

다시한번 가격표를 확인한다.

이 아마트리치아나가 12,000원이라고?

 

 

 

 

 

 

 

 

오늘의 파스타인 오징어먹물 딸리아뗄레 봉골레.

물론 우린 얼마전 한남동 파스타 프레스카에서 궁극의 감칠맛을 내는 먹물 봉골레 파스타를 두 번 연속 먹어봤다.

그 정도의 몰입감은 아니어도 충분히 맛있다.

아니, 뭘 더 바랄 수 있을까 싶어.

함께 동행한 분과 파스타 셋, 깔조네 하나를 먹으면서 많이 놀랐다.

이 정도 파스타를 내는 집이 망원동 이 조용한 골목에서 1년 3개월간 버티고 있었다는게 놀라웠고,

생면의 매력이 정말 잘 살아있는 이 파스타를 어떻게 이 가격에 팔고 있을까...하는 점도 놀라웠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우리가 식사하는 동안 한 팀도 오지 않았다.

금요일 점심이어서 그런가.

난 점심 먹을 곳이 한군데 더 늘었다.

아무래도 자주 올 것 같아.

이제 내 점심 목록은

호계식

잇코텐34.27

멘지 라멘

구내식당

키오스크

산청엔흑돼지

여기에 이 집이 추가 됐다.

장화 신은 고양이 김재호 대표님,

덕분에 잘 먹었습니다.

추천해주시고 오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