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te to See You Cry' by Alan Hull from [Pipedream](1973)

 

갑자기 떠올랐다. 이곡이.
이 음반을 딱히 그리 좋아한 것도 아니지만 이 곡만큼은 밤에 자주 들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방에 갖춰놓은 것은 Musical Fidelity A1-X integrated amp와 Design Acoustics PS-10a,
Denon CDP와 Linn Turntable... 그리고 Technics의 dual record digital Deck였다.
아... Yamaha의 LDP와 Yamaha의 이젠 모델명도 가물가물한 Receiver 앰프도 있었고.
이게... 이제 15~16년 전 일이니까... 정말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하는 생각이 들면 쓴 웃음도
나고 묘한 상념도 들고...

그땐 음악을 얘기하는 친구들이 넘쳤다. 정말 음악을 얘기했던 건 사실 한 명뿐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수많은 감상회와 수많은 모임들, 한달에 최소 네 번 이상 있던 오프 모임... 죽어라 열렸던 감상회.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어떻게 그 사람들의 중심에서 그토록 열심이었는지 모르겠다.
다시 하라고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오히려 그땐 영화 이야기에 목말랐다.
혼자 영화를 보러 다니는 시간이 점점 많아졌고, 그러다가 우연찮게 영화 전문지 기자들과
평론가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역시 당연하겠지만 많이 실망하고 웃었다. 하하...
지금 생각해보면 또 그럴 것도 없는데 말이야.

이 곡은 하루종일 돌아다니느라 불어 터진 발을 침대에 누워 식히면서 내 방안의 공기를
가른 곡 중 하나다.
오늘 듣다보니... 그때와는 아주 기분이 다르다.
혼자 적막한 방안에 불을 끄고 울리던 이 곡은, 이제 더 이상 일말의 적막감과는 거리가 먼
곳에서 들려진다.
그래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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