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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업장은 다 자신들만의 색깔이 있는 법이다.
어느 집은 저렴한 간단한 요리를 내기도 하고,
어느 집은 공들인 요리를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내기도 한다.
어느 집은 최상의 재료로 그만한 돈을 지불해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내기도 하고.
모두가 다 같은 잣대에 놓고 옳다그르다 재단하긴 힘든 법인 것 같다.
무엇보다 어쩌다 들르는 방문객에 불과한 나같은 사람이 업장에 바라는 '지속가능성'은 철저히 방문객의 입장일 뿐이니 내가 생각한 이상과 가치를 업장에 강요할 수 없다.
다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진심으로,
난 정직한 음식을 맛있게 내는 집들이 오래도록 함께 하길 바란다.
전혀 영향력따위 갖고 있는 못한 사람임에도 주구장창 내가 좋아하는 집들을 올리는 이유는 다른 이유 전혀 없다.
내가 이런거 먹고 다녀요...라는 마음 역시 단언컨대 1따위도 없다.
그저 혹시나 나와 취향이 비슷한 분들께서 관심을 갖고 들러주셨을 때 비슷한 희열을 느낀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다.
부디 작고 강건한 업장들이 이 시기를 잘 버텨내길 바랄 뿐이다.
어제 저녁에 일하다가 잠시 장화신은 고양이에 들렀다.
김재호 대표께서 메뉴에 없는 파스타와 크림을 얹지 않은 사바랭을 내주셨다.
이 파스타는 농어로 우려낸 육수를 사용한 파스타.
거기에 고수와 껍질콩을 잔뜩 넣었고 페페론치노로 매콤함을 더했다.
이 한그릇 먹으면서 느낀 물질적 포만감과 정서적 포근함을 그 무언가에 뺏기게 된다면 정말... 진심 슬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크림을 얹지 않은 사바랭.
이번 주 코스데이에 오시는 분들, 행복하실거에요.
럼의 씁쓸함과 단맛의 균형이 기가막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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