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430  역삼동 '이도곰탕' + 카페 '413 Project (413 프로젝트)'LG아트센터 '라 베리타 (La Verita), Compagnia Finzi Pasca Presents (다니엘 핀지 파스카 연출)'

             → 플랫폼L '아이작 줄리언 플레이타임 (Isaac Julien : PLAYTIME)'망원동 '장화신은 고양이'

 

 

 

 

강남의 '플랫폼 L (PLATFORM L)'에서 아이작 줄리언의 전시를 보고나니 배가 너무너무 고팠다.

이미 전시를 볼 때 배에서 꼬르륵 소리로 완전 파티가 열렸으니...

그렇다고 식사를 또 강남에서 하고 싶진 않아서 망원동으로 왔다.


 

 

 

엇? 깜짝놀랐다.

고양이 간판이 없어지고 오리 일러스트가 있어서.

이번에 간판을 바꾸셨다는데 난 이 오리 간판이 무척 맘에 든다.

 

 

 

 

 

 

 

 

작은 변화가 있다.

얼마전 왔을 때는 좀 좁은 감이 있던 입구쪽 테이블-사진에서 보이는 원탁테이블말고- 이 넓어져 훨씬 편안해졌었는데,

이번엔 벽쪽에 이렇게...


 

 

 

 

 

 

 

작은 액자들이 걸렸다.

공간을 조금씩 채워나가는 과정을 본다는 것은 무척 즐거운 경험이다.

 

 

 

 

 

 

 

 

우린 잘 알고 있다.

과거, 홍대의 '라꼼마 (La Comma)'가 없어졌을 때의 그 황망함을.

우린 그때 그 황망함을 느낀 뒤 작은 결심을 했는데,

그 작은 결심이란건 새로운 집을 찾아가는 것도 좋은데 우리가 좋아하는 집을 최대한 방문할 수 있을 만큼 방문하자는거.


 

 

 

 

 

 

 

이즈음, 와이프도 나도 엄청... 피곤한 상태였다.

배도 고프고 몸도 피곤하고...


 

 

 

 

 

 

 

그래서 맥주 한잔 먼저 주문하고,

(슈나이더 바이스 오리지널 / Schneider Weisse Original)

 

 

 

 

 

 

 

 

바냐 카우다.

신메뉴인데 아아아... 좋다. 정말 좋다.

우리 정말 피곤했는데 이 음식으로 원기 회복했어.

 

 

 

 

 

 

 

 

신선한 야채를 마늘과 엔초비, 올리브 오일을 이용한 이 기가막힌 소스에 찍어먹는 메뉴.

내... 또 엔초비를 정말 좋아하니 이 소스야말로 정말 우리 입맛.

마늘의 아릿...한 맛을 없애기 위해 마늘을 우유에 넣고 끓이고 버리고... 3번 정도 한다고 하신다.

엔초비도 잔뜩... 들어가서 엔초비의 풍미가 팍팍.

 

 

 

 

 

 

 

 

거기에 계절 야채.

브로콜리, 컬리플라워, 피망, 샐러리등등.

우리 정말 신나서 먹었다.

소스는 내 스푼으로 싹싹 긁어 먹었지.

원기회복, 입맛 리프레쉬 메뉴로 정말 딱이다. 딱.


 

 

 

 

 

 

 

지난번 맛있게 먹었던 '제노베제'를 다시한번.

 

 

 

 

 

 

 

 

어우... 바질페스토를 그냥 아끼지 않고 듬뿍.

거기에 고소하고 진한 잣.

와이프는 잣 외에 다른 견과류를 넣은 줄 알았단다.

그런데 오로지 '잣'만 들어간다고.

안그래도 잣 가격이 비싼데 가평잣만 고집한다고.

그런데 이 가격이면 정말 참... 가격 너무 착하다.


 

 

 

 

 

 

 

우리가 사랑해마지 않는 장화신은 고양이의 '렌당 다깅'.

이미 여러번 언급한 메뉴이니 자세한 얘기를 할 필요 없지만 이 메뉴의 중독성은 드셔보신 분만 안다.

가만... 있다가 갑자기 생각나는 그런 음식.



정말 잘 먹고 '장화신은 고양이' 두분과 얘기도 많이 나누고 늦은 밤, 집으로 돌아왔다.




+

어쩌다 이렇게 외식을 하면서,

우리가 정말 맛있게 먹은 집은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 싶다.

물론... 일방문객 600~1,000명에 지나지 않는 작은 동네 슈퍼마켓 정도의 블로그지만 이 경험을 함께 나누고 공감하고,

꾸준히 방문하는 분들이 생겼음 하는 바램이 있다.


가히... sns 홍보 전성시대다.

음식점보다 인테리어에 방점이 찍힌 카페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그 카페들이 인스타그램등을 통해 급속히 유명해지고 사람들의 발길이 몰리는 것을 뭐라 할 마음같은건 없다.

다만,

가끔 그런 생각도 든다.

우린 정말 음식을 먹기 위해 음식점에 들르는 걸까?

아니면 어딘가에 그 사진을 올리기 위해 음식점을 가는 걸까?


작지만 맛있는 집,

인테리어는 대단치 않아도 음식만큼은 훌륭한 집을 발견하고 기꺼이 즐기는 미식 문화가 우리에겐 아직 부족하지 않나...하는 생각도 든다는거지.

나만의 편협한 소견일지는 모르지만...

그냥...

쉽게 영업해서 손님들로 북적이는 업장들에 비해 묵묵하고 정직하게 자신들의 음식에 집중하는 업장들이 수많은 고민들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를 보면 속이 정말... 쓰리고, 답답하다.

물론 미식이야말로 전에도 얘기했듯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 의존하는 사적인 영역이지만,

감히 이런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는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