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423 랑빠스81 (L'Impasse 81) 신메뉴 - 리치몬드 찍고 → 연남동 스니커즈샵 'grds (그라더스)' 그리고 연남동 → 홍대 안경샵 '젠틀 몬스터 (Gentle Monster)'
요즘 무슨 이유인지 잠을 잘 못잔다.
4시간 정도 밖에 못 자고 있는데 이게... 일주일 계속 되니 도무지 피곤이 풀리질 않는다.
그래서 토요일엔 외출 계획도 취소하고 쉬었는데...-_-;;; 잠을 좀 자야했건만 여전히 잠은 잘 수 없었다.
결국 일요일도 피곤이 전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외출.
와이프는 그냥 좀 쉬라고 하는데...
주말 내내 집에만 있는건 정말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져서 외출.
점심은 연남동 '랑빠스 81 (L'Impasse 81)'에서 먹기로 했지만,
오랜만에 리치몬드 제과점 성산본점에 들렀다.
리치몬드 권대표님은 지점 돌아보실 것 같아 연락드리질 않았는데 마침 1층에 내려오셨길래 반갑게 인사하고 내주신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눴다.
가능하면 점심 식사를 같이 할까 했지만 역시나 지점들 돌아보기 위해 자리를 일어나셨다.
그리고 점심 먹기 위해 연남동 '랑빠스 81 (L'Impasse 81)'로.
시간이 좀 남아서 연남동을 걸었었는데 그 사진은 다음 글에.
우린 올 때마다 같은 자리에 앉는다.
개인적으로 랑빠스81 이라는 공간을 참 좋아하는데 이 날은 사진을 거의 찍지 못했다.
이유는... 다른 일요일 점심과 달리 이 날은 바로 손님들이 자리하시는 바람에.
그런 이유로 사진이 얼마 없다는거.
응...?
Michael Franks의 78년작 <Burchfield Nines> LP가 올려져 있다.
흘러나오던 음악은 이 음반은 아니었는데 암튼... 마이클 프랭스라니... 정말 오랜만인데,
오랜만에 한번 집에서 들어봐야지.
3월 초에 방문했을 때 3월 말 쯤 신메뉴가 개시될 것이라고 지오 셰프께서 말씀하셨었다.
식전주,
뭐라 하셨는데... 까먹... 왜 자꾸 몽쉘이 생각나는거지?ㅎ
와이프의 식전주는 '키르'.
정말 감사합니다.
든든하게 내주시는 식전빵과 버터.
그리고 신메뉴,
'마늘과 파슬리로 맛을 낸 달팽이 샐러드 (Escargots en Salade)'.
우리가 흔히 아는 그 에스까르고 메뉴를 샐러드로 변형.
어마어마하다.
처음 먹을 땐 구워낸 에스까르고, 마늘등을 넣고 튀겨낸 듯한 크리스피한 토핑(?)이 치커리와 잘 어울릴까...싶었는데 역시나 바보같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여지껏 먹었던 에스까르고 요리들을 리셋시켜버리는 맛.
에스까르고 메뉴를 정말 좋아하는 아들이 오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궁금하다.
이렇게까지 잘 구워낸 에스까르고를 흔히 볼 수 없을 듯.
나중에 지오 셰프께 여쭤보니 달팽이에 5일간 밀가루를 먹여 흙내를 최대한 없애셨다고.
아무튼 이 메뉴 강추.
아... 잘 아시겠지만,
달팽이 요리는 사실 와인 생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포도 나무의 천적인 달팽이 때문에 전전긍긍하던 부르고뉴의 한 농부가 상금을 걸고 달팽이를 재료로 한 요리 대회를 열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지.
이 메뉴는 신메뉴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는데 내 생각엔 신메뉴가 아닌가 싶다.
치폴라따 (CHIPOLATA).
허브향이 진한 소시지인데,
허브향보다 인상적인 것이 아주 맛있는 돼지고기 향.
어느 정도 육즙도 간직하고 있는 것이 무척 좋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만족감을 선사하는 볶음 채소.
우린 이곳에서 늘 놀란다.
감자를 비롯한 다양한 채소들을 가니쉬로 내는 데 그 수준이 하나같이 놀랍다.
우리에게 이토록 익숙한 채소들을 다른 차원의 맛으로 느껴지게 한다는건 정말...
그리고 역시나 신메뉴인 '메이플 시럽으로 맛을 낸 미트볼과 토마토 소스 흰강낭콩'
이 메뉴도 강추.
흰강낭콩을 토마토 소스를 이용해 뭉근하게 조리했는데... (감자가 들어간 것 같다)
이 맛을 뭐라고 얘기해야할까.
익숙한 맛인데 대단히 다른 느낌.
중독성이 보통이 아니어서 하나도 남김없이 싹싹 긁어먹게 된다.
미트볼 역시 놀랍다.
이런 미트볼 맛은 경험한 적이 없다.
메이플 시럽으로 맛을 냈다고 되어있어서 달작지근...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퍽퍽하지 않은 부드러운 식감이면서도 덩어리가 그대로 느껴지는 식감.
흰강낭콩과의 조화도 무척 좋다.
아... 정말 잘 한다.
올 때마다 놀라지만 랑빠스81은 정말.... 대단한 집.
사실... 맥주 마실 마음은 없었는데 이런 메뉴를 먹다보니 주문하지 않을 수가 없어.
그래서 모리츠(MORITZ).
헤비한 음식에 비해 청량감 넘치는 맥주라 조화가 아주~ 좋다.
미트볼이 나온 그릇이 파스타 보울로도 괜찮은 것 같아서 보니... 에밀 앙리 (Emile Henry) 제품.
다 먹고 나가려고 했는데...
지오 셰프께서 갖다 주신 디저트, '초코포 (Pot Au Chocolat)'.
아... 정말 송구스럽고 무안하고...
피도 클리어탑에 담겨 나온다.
아주 진한 초콜릿 무스.
대단히 진하면서도 부드럽다.
아... 기가막힌 디저트 아닌가.
...
글을 쓰는 이 순간 사진을 보면서 격하게 다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들 대회 내려갔다 오면 꼭 함께 다시 오리라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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