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중국 텐진 출장을 다녀왔다.
컨설팅해주고 있는 업체의 완성된 샘플을 보기 위해서 업체 사장님과 함께.
이른 아침, 텐진에 도착하자마자 중국 협력업체 사장님 차를 타고 바로 1시간 30분가량 떨어진 공장으로 가서 1차 완성된 샘플을 보고 수정사항을 확인하고 결정해야할 부분을 상의했다.
이 과정에서 수정해야할 부분, 부족한 부분, 컬러 문제, 도장 or LPM 중 선택해야할 부분...등 마무리지어야할 것들이 정말 많이 발생했다.
원하는 LPM, 도장 컬러를 찾기 위해 다시 여러 공장들을 전전하면서 일을 보다보니 오후 8시가 넘어서야 업무를 끝냈다.
저녁먹으면서 술마시고, 다시 2차 가고...
그렇게 새벽 2시가 다되어 잠에 들고는 또 네시간도 못자고 일어나서 다시...

몸은 정말 피곤했지만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도저히 기술 진보의 산물들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부분.
출장을 다녀온 덕분에 결정해야할 부분들, 아직 미진한 사항들을 대부분 체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컨설팅해주고 있는 업체 여사장님(성씨가 '여'), 중국 협력업체 사장님인 이사장님, 두분의 성실함과 깊은 배려에 깊이 감사드린다.
10년 넘게 이 정도의 신의를 유지하고 있는 업체들은 결코 많지 않아요. 특히 중소업체에선.



+
여행이 아니었던 탓에 천진 시내보다 천진 시내 외곽과 변두리를 주로 다녔다.
그 덕분에 중국의 암울한 부분을 구석구석... 볼 수 있었다. 관광 목적의 여행이라면 겪어볼 수 없는 중국 도시 변두리의 그 처참하리만치 곤궁한 모습을 본 나는 솔직히 말하면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내 눈을 믿기 힘든, 정말 얘기하면 보지 못한 분들은 믿지 않을 것 같은 그 어처구니없는 질서의식과 3일 내내 기상예보는 텐진의 날시가  '맑음'이라고 했지만 내가 태양을 볼 수 있었던 건 돌아오는 날 공항 근처에서 잠깐뿐 이었던... 그 외엔 구름도 볼 수 없는 잿빛 날씨였을 정도로 지독한 스모그가 텐진의 첫 인상이었다.
하지만...
이후에 맞닥뜨린 빈민의 처참하리만치 곤궁한 삶의 질과 천진시내에 요새처럼 자리잡은 고급 아파트를 오고가다보니... 온갖 생각들이 머리를 어지럽게 하더라.

처음엔 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무질서와 남루한 행색 - 그러니까 남자들의 하나같이 똑같은 그 짧은 머리, 그리고 기분나쁜 눈빛...- 들을 보곤 우리가 일본을 가보면 이건 10~20년 차이 정도의 정량적 표현으로는 도저히 그 간극을 표현할 수 없듯, 중국 역시 10~20년 정도가 흐른다고 이 암울한 현상을 쉽게 극복할 수는 없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조금 지나다보니 천진 시내 외곽에  마치 유령의 마을과도 같은 짓다 만 아파트촌, 신축 중인 거대한 아파트촌들을 보고, 그 아파트촌 상당수가 개인이 짓고 있다는 사실을 들은 뒤 묘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 이른바 중국의 거부라는 것들이 저 곤궁한 민중의 고혈을 쥐어짜낸, 민중의 피눈물을 삼켜 먹은 것들이구나...하는 생각을 정말 지울 수가 없더라.
중국의 정치 지도부는 과연 이렇듯 방치된 거부들의 난개발과 참달할 정도의 인권수준, 급여 수준으로 기본적인 인간으로서의 생존권이 보장되는 않은 민중의 삶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개선시킬 마음은 있을까?
아니, 방도는 있을까?

우리가 샤오미에 열광하지만 샤오미가 과연 작업 공정의 낭비적 요소를 거세함으로써 조직적 혁신을 통해 그 말도 안될 정도의 막강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걸까?
애플은 폭스콘의 비인간적 노동착취를 통해 그 엄청난 영업이익을 뽑아낼 수 있었던 것 아닌가.
고작... 이틀 남짓 본 텐진 '도시' 변두리의 삶을 보고 별 쓸데없이 진지해졌다고 할 수 있겠지만, 함께 동행한 컨설팅 해당업체 사장과 중국협력업체 사장에겐 이러한 내색을 전혀 하지 못했지만... 난 정말 진심 슬펐다.
왜냐하면 결국 이 궁핍한 민중들은 저 중국의 지도부로부터 결국은 버림받은 것일테니까.

이러고도 세계화라는 것이 전세계 민중들의 노동유연성을 보장하여 윤택한 삶을 만드는 기초가 된다고 말할 수 있을까?



++
사진은 정말... 찍지 않았다.
어쩌면 괜히 욕심부려서 찍으면 뭔가 그림이 될 법한 사진이 나올 수 있었겠지.
그런데, 도저히 카메라를 댈 수 없었다.
사진찍을 기회야 수도없이 많았지만 도저히 찍을 수가 없더라.
내겐 그냥 하나의 피사체일 뿐이지만 그들에겐 그게 삶의 모습이고 생활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도저히 찍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물론... 사진을 통해 현실을 드러낼 줄 아는 작가들이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텐진 공항에서 내려서 바로 중국 협력업체 공장으로 이동.

 

 

 

 

 

 

 

 

일기예보는 3일 내내 '맑음'이었는데 하늘은 3일 내내 이랬다.
구름조차 볼 수 없는 지독한 스모그.
도대체... 저 113층 빌딩은 무얼 위해 짓는걸까?

 

 

 

 

 

 

 

 

공장가는 길.
이 길이 가장 깨끗한 길이었다. 이건 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 깨끗한 길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저... 우측의 건물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이동수단을 마련할 돈이 없으니 공장들 옆에 이렇게 줄지은... 거주공간이 있다.
들어가서 한명이 누우면 끝나는.
화장실도, 부엌도 없는.
그래서 자신들의 집 뒤로 가서 소변을 보고 대변을 보는...

 

 

 

 

 

 

 

 

공장 도착.

 

 

 

 

 

 

 

 

분체 라인.

 

 

 

 

 

 

 

 

협력업체 사장님은 분말을 그래도 엄선해서 쓰는 듯.
도장이 생각보다 잘 나와서 무척 만족스러웠다.

 

 

 

 

 

 

 

 

 

 

 

 

 

 

 

분체 도장 라인. 이 걸린 금속파츠는 내가 제안한 제품의 파츠가 아님.

 

 

 

 

 

 

 

 

용접부.

 

 

 

 

 

 

 

 

5분만 들어와 있어도 난 숨이 막히더라.
용접할 때 발생하는 그 쇳내가 진동을 하니까.
하지만... 아무도 마스크를 끼고 일하지 않는다.

 

 

 

 

 

 

 

 

 

 

 

 

 

 

 

 

 

 

 

 

 

 

현장 직원들의 이동수단.

물론 자동차도 있다.

 

 

 

 

 

 

 

 

 

 

 

 

 

 

 

 

 

 

 

 

 

 

 

공장 인근에 상당한 규모의 가구 백화점같은 것이 있더라.
건물 외관은... 처참하다. 외벽의 페인트가 군데군데 다 벗겨져나가있다.
텐진의 대부분의 건물이 다 이렇다.
그러다보니 건물의 민낯이 가려지는 야경을 강조하기도 하는 것 같다.
심지어... 지어진지 3~4년 밖에 안된, 요즘 텐진에서 뜬다는 AEON mall 조차 건물 내벽은 페인트가 벗겨져 일어난 곳이 어디 한두군데가 아니더라.

 

 

 

 

 

 

 

 

가구 백화점 내부.
중국의 가장... 큰 문제는 거의 모든 건물이 주변과 조화를 전혀 이루지 않고 지어졌다는거다.
게다가 그 주변은 아예 손도 대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건물 주변이 온갖 쓰레기로 가득하다.
그런데 그런 건물 안으로 들어오면 자신들의 공간만 딱... 꾸며놓은 이런 경우를 수도없이 보게 된다.

 

 

 

 

 

 

 

텐진 시내의 백화점도 문을 닫는 상황인데, 텐진시 변두리에 위치한 이 가구 백화점엔 사진에서 보다시피 구경하러 온 사람 자체가 없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긴걸까?
그런데 이 매장들은 왜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있을까?...
사연을 듣고보니 어이가 없어... 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숙소.
아디다스 마크같은 이 호텔.
이 호텔은 몇년 전만 해도 한국인들이 엄청나게 몰려왔던 동네로 한인촌에 위치해있다.

 

 

 

 

 

 

 

 

호텔 아래 룸살롱 이름도 한글이다.-_-;;;
협력업체 사장님이 접대한다며 데려간 곳도 저곳이다.-_-;;;
거기서... 내가 룸사롱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잘못 이해하여 엄청난 해프닝이 일어났지.-_-;;;

 

 

 

 

 

 

 

 

호텔 앞에 늘어서있는 이 몽골리안 텐트는 양고기를 파는 식당들이다.

 

 

 

 

 

 

 

 

그리고... 그 뒤론 과거 잠시 번성했던 한국음식점들.
지금은 거의 쇠락하여 문을 닫거나 호텔 건너편길로 매장을 옮겼다.
사실상... 거의 죽은 거리.

 

 

 

 

 

 

 

 

 

 

 

 

 

 

 

 

 

 

 

 

 

 

호텔은 독방을 사용했는데 그럭저럭.
관리는 잘되는 듯 했다.
없는 것 없이 잘 구비되어있었는데 문제는 비데가 없었다는 것과... 어메너티의 질이 엉망이라는...
그래도 편히 쉬었다.

 

 

 

 

 

 

 

 

호텔 방 앞... 암울하다.
아래 보이는 것이 야심있게 만든 인공호수인데... 지금은 저 모양이다. 그냥 물 위에 쓰레기들이 둥둥 떠있는.

 

 

 

 

 

 

 

 

3일째 되는 날...
귀국을 위해 텐진 공항으로.

 

 

 

 

 

 

 

 

우측 하품하시는 중국분... 죄송합니다.
올리고 나서야...
전 저 꼬마아이를 찍은건데.

 

 

 

 

 

 

 

 

25분 지연 도착.

 

 

 

 

 

 

 

 

이렇게 한국에 왔다.

 

 

 

 

 

 

 

 

3일동안 큰 일도 못보고, 잠도 잘 못자서...
오늘 집회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나가지 못했다... 도저히 집에 왔다가 차를 두고 나갈 자신이 없었다.-_-;;;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 아들도 친구들과 나갔는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