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호주에서 날아온 절친과 함께 외박을 한 와이프를 데리러 아침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 쉐라톤 워커힐 호텔로 향했다.
그곳에서 정말 오랜만에 와이프의 절친 시내를 만났고 방에서 조금 수다를 떤 뒤,
다함께 성수동으로 넘어왔다.
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었던 성수동의 카페 'onion'으로.
성수동 카페 어니언 (onion).
들어갈 때만 해도 하늘이 제법 예뻤는데...-_-;;;
성수동은 이른바 요즘 뜬다는 곳 중 한 곳이다.
몇년 전 이렇게 성수동이 뜨기 전에 건대를 중심으로 한 성수동에는 이탈리언 레스토랑 이음 (EUM)을 비롯해서 아주 제대로 된 소바를 내놓던 '시마다 (しまだ)' 등을 종종 찾아오곤 했다.
그리고 이쪽엔 아주 훌륭한 KUCINE (쿠씨네)라는 인디 영화관도 있고.
그런데 서울숲이 본격적으로 조성되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성수동 일대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일단 커먼 크라운드 (Common Ground)와 음식점들이 들어서서 젊은이들을 끌어모으더니 근래에는 대림창고, 카페 오르에르 (ORER)가 대박, 초대박을 치면서 성수동이 이른바... 소위 말하는 핫플레이스가 되어버렸다.
단순히 카페와 음식점뿐 아니라 S.U.P.Y.같은 개성있는 패션샵도 들어서고...
그러다... 한달 보름 전쯤인가? 잘 기억이 안나는데 70년에 지어진 신일금속 공장 공간을 재해석하여 대단히 독특한 분위기로 이끌어낸 '어니언 (onion)'이란 카페가 생겼다.
오픈 이틀 뒤 올라온 사진을 보곤 나 역시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직감했다.
'여기... 대박치겠다'.
예상대로 이곳, 현재 어마무시한 인기를 얻고 있다.
불과 오픈 두달도 안되어서 말이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10시 5분경....이미... 안쪽 소파 자리는 자리가 다 차버렸다. ㅎㅎㅎ
(주말 10시 오픈, 평일 8시 오픈)
어니언은 빵도 판매하는데 이 빵은 루프탑에 위치한 Bread05 (브레드05)에서 제공하고 있더라.
브레드05...하면 예전 홍대에 있을 때도 우리가 먹어본 적 있는 빵집.
이 사진은 우리가 다 먹고 마신 뒤 나올 때 찍은 컷이다.
주말 오픈 시간인 10시보다 오히려 11시 30분쯤...이 더 한산했다.
지금 어니언 (onion)이 자리한 이 공간은 1970년에 지어져 그동안 슈퍼, 식당, 가정집, 정비소, 그리고... 공장으로 활용되었단다.
우리 나라의 건축이란 것이 대체적으로 그렇듯 이렇게 공간의 쓰임새가 달라질 때마다 면밀한 계획에 의한 재구성같은 건 이루어지지 않았고 사실상 주먹구구식으로 공간을 허물고 필요한 부분은 덧대어 증축되어왔다.
아마도 이러한 시간이 흘러온 공간의 역사성에, 어니언의 공간을 설계한 아티스트 그룹 패브리커 (Fabrikr)는 주목했나보다.
때론 쌔끈한 신상보다 때묻은 구제가 더욱 존재감을 보여주기도 하니까.
게다가... 이미 무언가 새로운 공간을 소구하는 젊은이들은 그간의 철학없는 모던 미니멀에 이미 식상한 터였다.
매끈하고 쌔끈한 그 무언가가 채워줄 수 없는 정서적 간극이 있다는 걸 많은 이들이 절감하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난 생각한다.
그래서 그닥 접근성 좋지 않은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용문동의 카페 브랑쿠시 (Cafe Brancusi)가 주목받을 수 있었고(인스타그램의 사진 몇장 만으로!), 그 전에 이미 익선동의 카페 '식물'도 과거의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일부분을 연속적 방식으로 작업하지 않았나.
그러니까,
난 건축을 모르지만 노출 콘크리트와 코르덴, 미니멀리즘으로 대표되던 모던 인테리어가,
과거의 구조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일종의 발전적 방임주의(?)로 확장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뭘 좀 찾아보고 떠들어야하는데... 아무튼 건축 문외한의 입장에선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거.
공간은 생각보다 상/당/히 넓다.
어우...
어떤 사진을 봤는데 이 긴 테이블에 사람들이 가득차....있었다는...
손을 댄 듯, 대지 않은 듯.
이... 간섭과 방임의 밸런스야말로 이런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용문동의 '카페 브랑쿠시'를 갔을 때도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익선동의 '식물'에서 느꼈던 인위적인 간섭이 거의 배제된, 그러면서도 오히려 섬세하게 느껴진 카페 브랑쿠시의 인테리어가 은근 맘에 들었었는데,
성수동 카페 어니언(onion)의 인테리어는 그 밸런스를 거의 마이크로, 나노 단위로 쪼개어 맞춘 것 같다.
주먹구구식으로 부서지고, 증축되던 공간의 헝클어진 역사를 그대로 끌어안은채 최소한의 간섭만으로 건축 공간을 매만진 듯한 그런 느낌.
사실... 예전같으면 이런 공간은 '청소 좀 해라', '벽 좀 닦아라'... 이거 폐가 아니야?라고 말할 법 하잖아.ㅎ
아무튼 공간 자체가 무척... 인상 깊었다.
성수동이 워낙 오래된 공장들이 많아서 은근 이런 카페들이 더 많이 들어서는 듯 하네.
화장실은?
ㅎㅎㅎ 저리 가란다.
남자 화장실 벽면.
사진... 참 많이도 찍었다.
와이프와 와이프 친구가 처음 자리를 잡았던 곳은...
여기였는데...
이 소파들은 정말 신발벗고 다리 올려서 편히 쉴만한 공간으론 아주 좋지만...
빵을 내려놓고 먹기엔 겁나 불편한 공간입니다.ㅎ
그래서... 내가 사진찍고 있는 사이, 와이프와 와이프 친구는 음료와 음식을 들고 2층 루프탑으로 올라감.
난... 사진을 조금만 더 찍고.ㅎ
그러다 이제 2층으로 올라가보려고.
2층으로.
hi~
2층 옥상에 브레드05 (Bread05).
2층에도 사람들이 차기 시작.
좀 있다보니...
자전거 끌고 온 분들이 우르르...
벨로 였는데... 저 초록색... ㅎㅎㅎ 브롬튼.
날씨가... 갑자기 엄청 흐려졌다.
그리고...
음...
브레드05의 빵.-_-;;;
이곳 빵 맛있다는 분들이 많던데 솔직히 우리 입맛엔 맞지 않았다.
칠리소스가 달아도 좀 심하게 달다는 생각이 들었고,
치아바타 샌드위치나 먹물 샌드위치...는 그냥 마냥 무난한 맛.
빵은 사실 정말 많이 아쉬웠다.(개인적인 의견일 뿐입니다. 이곳 빵 좋아하시는 분들 정말 많으세요)
다... 먹고 이제 와이프 친구를 nail fair에 데려다주기 위해 이동을.
날시가 또다시 엄청... 흐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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