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빠와 먼 친척언니와의 10년만의 저녁식사.
밤에 나가는걸 싫어하는 민성이와 택견을 하루 쉬고 지난번에 못간 덕수궁에 가기로 약속했다.

요즘 부쩍 피곤해 하는 녀석, 지하철에서 앉아 마자 잠들어 버린다.
베고 잔 베낭 자국이 선명하게...
시청역. 한정거장 남겨두고 정신 차리는 중.

 

 

 

 

브로슈어를 들고 어디부터 가볼까나...?
"여기 여기 정했어. 함녕전에 먼저 갈꺼야"

 

 

 

 

 

[함녕전]
고종황제의 침전으로 여기서 승하 하셨다 한다. 뜻밖의 소박하고 멋스런 샹들리에를 발견하고 무척 놀랐다는...
그 어느 화려한 건물 못지않게 우리 궁에 소박하고 단아하게 잘어울린다.

 

 

 

 

 

 

[덕홍전]
귀빈 접견실로 덕수궁의 가장 나중 건물이라고...

 

 

 

 

 

 

[정관현]
햠녕전 뒤뜰 동산안의 다과를 즐기는 서양식 휴식처
덕수궁, 미술관과 박물관만 다니고 정작 궁을 둘러 보기는 처음이라

의외의 건물들과 그 차분하고 다정하며 고즈넉한 색감에 많이 놀라고 감탄했다.
다른 여러나라의 삐까뻔쩍 피의 역사를 보여주는 상징적 건물이 없다한들
어느 누가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 선조의 지혜과 현명함이 자랑스럽지 않을수 있을까 새삼 당당해지는 이 뿌듯함.

 

 

 

 

 

맘에 드는 솔발울로 한참을 놀다가 흙을 파고 고이 숨겨두고 있는 녀석
(어떤 아이가 그 길을 지나가자 다시 확인하고 묻고 있는중)

 

 

 

 

 

 

[석어당]
선조 임금의 추모처이자 인목대비의 유폐처로 단청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쓸쓸하고 엄숙해진다.
그러나 울 꼬마 녀석 꼴따먹기 책에 빠져있어 변형된 나뭇가지 꼴따먹기 놀이로 석어당 마당을 온통 빗금들로...

 

 

 

 

 

 

[즉조당]

 

 

 

 

 

 

 

[준명당]
임금의 집무처와 사신 접견실 1904년 이후 침전과 어진 봉안처로...

 

 

 

 

 

 

즉조당과 준명당을 잇는 다리, 덕수궁에서 가장 맘에 드는 자리

 

 

 

 

 

 

 

서로가 맘에 드는 곳을 찾아 좋아라~~~ 서로를 찍어주기 시간

 

 

 

 

 

"엄마 이 해태 콧구멍 딥다 크다 푸하하하"
"그 해태 아마 엄마 몰래 코후비기 선수였나 보다"

 

 

 

 

 

 

녀석이 정말정말 석조전의 궁중유물전시관엘 가보고 싶어 했는데... 아쉽게도 수리중 그래서 선택된 전시
시간상 찬찬히 둘러볼 수 없을꺼라 생각하고 찾아보지도 않았었는데... 어찌나 후회되던지
[소정(少亭), 길에서 무릉도원을 보다] 소정 변관식 선생님의 30주기 기념 전시
산천을 유랑하며 우리 산야의 아름다움을 특유의 적묵법과 파선법에 기초하여 독창적인 '소정양식'을 확립하셨고,

겸재 정선의 실경산수를 근대적으로 발전시킨 것으로 평가 된다고 하신다.
그 어떤 그림에도 길떠나는 황포노인이 보인다. 긴 여정의 단편처럼...
그리하여 그림의 행인들은 선생 자신의 인생 여정과도 같은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울 꼬마녀석은 그림엔 별 관심이 없고 갑자기 들린 괴성을 찾아간, 한켠에 마련된 작은 이젤이 있는 방에서 오래 놀았다.

 

 

 

 

 

미술관 안내데스크에서 고무줄까지 얻어 도개교를 그린 그림으로 어김없이 무기를 만드는 이상한 꼬마녀석
누구 흉내였더라 갑자기 생각이 안나네...
스톰트루퍼 였나...?
그렇게 서로를 겨냥하며 해질녘 덕수궁과 바이~~~

 

 

 

 

 

엄마친구 딸의 아들 동호, 나의 하나밖에 없는 조카 혁이, 그리고 울 아들
맛난 저녁 먹고 다음 저녁을 기약
너무 늦게 헤어졌다.
꼬마 녀석은 집에 돌아와 걍 쓰러져 잠들어 버렸다.
민성아! 담부터 쉬엄쉬엄 다녀야 겠다. 즐거웠지만 너무 피곤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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