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vity/그래비티]를 IMAX로 못보고 넘어가나 싶다가 아직 아이맥스 상영하는 곳이 있어서 토요일 조조로 식구들 다같이 보러 왔다.
인천 CGV.
인천살면서도 인천 CGV는 거의 안가고 대부분 일산으로 갔는데 얼마전 끝물의 [설국열차]와 역시 아이맥스 끝물의 [그래비티]를 보러 인천 CGV에 오는구나.

 

인천 CGV 아이맥스 - 아이폰4 로 찍음. (카메라를 안가져갔음.-_-;;;)


난 전에도 페이스북에서 언급했지만 아이맥스를 원한거지 아이맥스 3D를 원한게 아니다.
그리고 아이맥스 중에서도 인천 CGV 아이맥스는 정말... 만족도 떨어지는 화면크기 아닌가...?
아무튼 영화를 보는 내내 이걸 정말 제대로 된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또렷하고 생생한 2D로 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아직까지 3D는 영화를 잠깐 씹고 버리는 껌처럼 느끼게하는 경향이 확실히 있다.
예전처럼 액션/오락 영화가 마냥 신나게 즐기는 킬링 타임용이 아닌, 연출자의 철학이 제대로 담긴 경향이 강해지는 요즘엔 특히 더.


감독이 알폰소 쿠아론이다.
내겐 그 감독 이름만으로도 이 영화는 필견의 대상인 이름.
2007년인가? 개인적으로 그해 가장 인상적인 영화로 꼽았던 [Children of Men/칠드런 오브 멘]의 감독.
해리포터의 극장판 시리즈 중 내가 유일하게 세번 이상 봤던 3편 [아즈카반의 죄수]의 감독.
그리고 섹스와 청소년의 성장기를 거침없으면서도 농밀하게 풀어낸 [Y Tu Mama Tambien/이투마마]의 감독.
전작들만으로도 나처럼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신작을 편협할 정도로 기대하는건 나뿐만이 아닐 듯.
그리고 이 신작을 입소문이 한바탕 휩쓸고 간 지금에서야 보게 됐다.

누가봐도 전형적인 재난영화.
지구를 바라보는 우주 한복판에서 갑작스럽게 닥친 재해로 인해 주인공이 재난을 당하고

그로부터 무사히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영화는 재난이 닥쳐오는 과정이나 이를 해쳐나가는 과정,

주인공이 안고 있는 개인적인 아픔등이 기존의 재난 영화에서 한발자욱도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전형적인 재난영화다.
전형적인 재난영화라는 점은 영화 형식뿐 아니라 영화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인데, 특히 닥터 스톤의 딸이야기는 처음엔 너무 진부적인 소재여서 살짝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다행히 이 살짝 당혹스러울 정도로 뻔한 소재는 이후 제법 강렬한 울림으로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그래비티]에서 보여주는 우주, 그리고 그 속에서 주인공들의 움직임등은 대단히 사실적이어서 상당한 몰입감을 선사하는데,

내가 아는 약간의 지식만으로도 이 영화는 분명히 과학적인 오류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과학적인 오류가 영화 보는 내내 그닥 거슬리지 않았다는 것은

이 영화의 드라마틱한 상황들이 영화가 지닌 과학적 오류를 충분히 압도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이 영화 속의 급박한 드라마틱한 상황들은

우리들 일상에선 체험할 수 없는 무중력 상태에서 벌어지게 되는데, 그러한 무중력 상태에서의 위기 상황을 아마도 처음으로 제대로 구현한 영화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 이전까진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도 정말 사실적으로 무중력 상황을 재현했지만, 재난의 소재로서 다가온 것은 아니었고,

대부분의 우주 재난 영화들은 어느 정도의 중력을 어설프게 그려내는데 그치고 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경도되었던 것은,
흔히 우주 속의 인간을 표현하면서 한낱 작은 존재 정도로만 그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비티]에서는 한없이 작은 존재로서의 인간이지만

그 빛나는 태양이 동터오는 우주에서의 장관인 지구의 모습만큼이나 빛나는 인간의 생명을 동등하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에서 우주와 우주에서 본 지구라는 공간은 멀고도 압도적인 존재와 공간인 동시에

숭고한 인간의 삶에 대한 열정을 반영하는 그릇의 역할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점이 내가 이 영화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고.


*
확실히 산드라 블럭은 제2의 전성기다.
이 영화에서도 그녀의 연기는 훌륭하더라.
초반의 클리셰를 잘... 벗어난 그녀에게 박수를.


**
다시말하지만 제대로 된 아이맥스관에서 3D가 아닌 2D로 광활한 우주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
오늘 인천CGV 아이맥스관의 관람객들의 태도는 뭐... 박수를 보낸다.
부탁인데 남에게 그리 방해를 줄 생각이면 집에서 그냥 파일 다운받아서 봤음하는 바램이 있다.
영화 시작 30분이 넘어서(이 영화 러닝타임이 고작 90분) '우리 자리다'라며 실랑이를 하질 않나...
화장실에 무슨 순번정해서 가는 듯 끊임없이 영화 도중 상영관 밖으로 나가고, 그것도 조용히 나가지도 않아. 정말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쿵쾅거리면서....
그리고 난 확실히 적응이 안된다.
이놈의 팝콘 먹는 소리, 팝콘 박스 계속 부시럭거리는 소리.
아... 정말 적응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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