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730  부암동 '윤동주 문학관'  부암동 '환기미술관 - 김환기를 기리다 (Hommage a Whanki)' → 을지로 평양냉면 '우래옥 (又來屋)' 





날이 정말... 더웠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줄줄...
나야 더위를 많이 타고, 건강도 안좋아서 그런 줄 알았는데 어머님도, aipharos님도 정말 덥다고.

윤동주 문학관과 환기미술관은 엎어지면 코닿을 거리.






 





환기미술관이 보인다.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환기씨를 기리는 미술관이자 한국의 대표적인 현대건축물 중 하나.
건축가 우규승씨의 설계.









환기미술관은 사실 내게 아주 진한 추억이 있는 곳.
aipharos님을 처음 만나 데이트한 곳이기도 하다.
미술을 좋아했지만 미술관은 거의 드나든 적도 없는 나와 달리 이미 미술관을 자주 다녀 익숙한 aipharos님 덕분에, 

aipharos님이 정말 좋아했던 환기미술관에 오게 된 것이고, 그 이후로 나도 열심히 미술관을 다니게 된다.









환기미술관에 오면 꼭... 들르던 환기미술관 내에 위치한 까페.
다양한 소품도 판매하는데 aipharos님은 예전에 이곳에서 김환기씨의 작품의 패턴을 프린트한 우산을 구입해서 한동안 갖고 다니다가 도난당했던 기억이...-_-;;;
그 우산, 아직도 판매하더라. 하지만 손잡이 부분은 예전 제품이 더 좋은 듯.








더위를 피해 생수 한병.









마침... 김환기 선생님 탄생 100주년 기념, 오마주전을 하고 있다.










건축가 우규승씨가 설계한 이 건물과 김환기 선생님의 작품은 정말...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시간이 지나고, 

녹음이 더 우거진 지금은 그러한 생각이 더 깊어진다










왼쪽 벽에 걸린 김환기 선생님과 사모님이신 김향안 여사의 유학 생활 사진은 한동안 aipharos님의 화장대 거울에 붙어 있었다.
그만큼... aipharos님은 김환기 선생님과 김향안 여사를 존경해왔다.
김향안 여사의 작품도 정말... 인상적이었고.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전시는 김환기 선생님의 후학들이 바치는 오마주...를 중심으로 구성된 전시라 김환기 선생님의 작품은 두점 정도, 

김향안 선생님의 작품은 한점도 볼 수 없어 무척 아쉬움이 있다.
다음에 상설전 때 꼭 다시 와야지.









가운데 보이는 작품이 김환기 선생님의 대표작 중 하나다.









내부 촬영 금지여서 작품은 촬영하지 않고, 건물만 촬영.









아... 이 유리는 여전하구나.

프랑스 공방에 의뢰해 제작된 특수유리.
























이동재 작가, 구자승 작가, 김종구 작가, 김창렬 작가, 김오안 작가(사진)등...
우리가 익히 자주 접하던 작가들의 작품들이 총망라되어있다.
특히... 이동재 작가의 Beatles 작품과 김오안 작가의 사진작품들이 유난히 눈에 들어오더라.


















아... 3층.
오래전 이곳엔 김향안 여사의 작품들이 벽면을 따라... 주욱 걸려 있었고, 

나와 aipharos님은 그 작품 하나하나에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한참을 감상했던 기억이 있는데.



















전시를 보고 나와서 이제 미술관을 나올까...하는데.
아, 설치작품이 하나 있는 것 같아 다시 우측으로 난 작은 길을 따라 들어가본다.











작은 전시장을 가는 길에 이토록... 마치 원시림같은 광경을 보여주는 공간이 있어서 놀랐다.









배정완 작가의 멀티미디어 설치작품.
Memory of the Future.
환기미술관에 오시면 이 작품 절대로 그냥 넘어가시지 마시길.
꼭 보시길.









이 오렌지색 예쁜 파이프는... 오브제가 아니라 호우로 바닥에 물이 차는 것을 빼느라 놓여진 것이란다.
그런데 마치 작업의 일부같아 보여.ㅎ










음악에 맞춰 거울과 벽면으로 투영되고 반사되는 그림자들이 쉴새 없이 뜀뛰기를 시작한다.









작품이 전달해주는 메시지의 시인성이 그야말로 명료하다.









누구라도 이 모습들을 보노라면, 저 쉴새없이 뛰는 실루엣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걸 알 수 있는거지.









이 작품을 보도록 마련된 의자에 앉으면 맞은 편 우측으로는 이 모습들을 지켜보는 자신의 모습이 보여진다.
어디로 뛰어가는 건지 알 수 없지만 그저 뛰기만 하는 우리 삶을 이토록 명료하고 위트있게 보여주다니.
그리고 그와 동시에...









오늘도 어김없이 시작되는 하루를 보여주듯 시간이 하루를 관통하는 느낌의 이 작품.









어둡고 좁은 공간에 거울로 투영되어 마주 비쳐오는 빛들은 현실과 이데아의 간극을 무마하려는 의도처럼 보인다.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한참을... 보고 나왔다.








이제 환기미술관을 나온다.
다음에 상설전시때 또 다시 와야지.

*
환기미술관 내에 '우리가 환기미술관을 지켜야한다'라는 문구가 적힌 글을 읽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더라. 이곳도 역시 다른 여느 미술관처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건가?
올초의 이충렬씨와의 분쟁으로 더더욱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건가?

미술관은 단순히 미술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다.
전시작품을 보는 개개인은 자신의 기억과 감정, 타인과의 관계를 이입하고 이 모든 것이 남겨진 추억으로 기억하기도 한다.
우리가 환기미술관을 기억하는 방식도 똑같다.
aipharos님과 늘 환기미술관을 이야기할 때는 웃음부터 짓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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