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컬러는 dng-> jpg 변환이며 흑백은 라이카 X1의 경조흑백 모드임.


원래 이 날은 서울성곽 중 북악산 성곽길을 돌 예정이었다.
aipharos님이 성곽을 돌고 싶어했고, 나도 오랜만에 좀 걷고 싶었는데 문제는... 19일의 촬영이었다.
오전부터 밤까지 계속된 촬영이 유난히도 피곤했고, 결국 20일 아침에 일어나 성곽을 포기하고 간단히 볼 수 있을 만한 곳으로 장소를 변경하게 된 것인데 그게 바로 창경궁.
그리고... 성곽 트래킹을 포기하길 잘했다는 생각을.-_-;;; 고작 창경궁보는 것도 나중엔 지쳤으니...
게다가 집에 돌아와선 바로 쓰러져 잠을 청했다.(난 낮잠을 거의 안자는데 말이지)

짧은 창경궁 나들이였지만 그 시간은 참 즐거웠다.
aipharos님, 민성이와 정말 내내 웃고 얘기하면서 기분좋게 둘러봤으니.
게다가 날도 전혀 덥지 않았고.
하늘에 구름도 예쁘게 있었음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아쉬움은 아주아주 약간 있다.






오전 9시에 도착.
이렇게 일찍 도착하지 않으면 그 좁은 창경궁 주차장에 차를 댈 수가 없다.ㅎ
명정문.









아직 이른 시간이라 다행히 내행객들이 그닥 없다.









과거시험, 궁중연회등의 공식 행사를 치뤘던 명정전.
왜란 때 소실되어 1616년 재건되어 현재까지 내려온 것으로 현존하는 궁궐의 정전 중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근정전, 인정전등의 중층 규모의 큰 건물과 달리 규모가 작은 이유는 애초에 창경궁이 왕대비등의 생활공간으로 지은 궁궐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젠 누구나 다 아는 박석.









사진찍는 aipahros님.
저... 럭키 슈에뜨 티는 정말 몇 년을 입는거에요?











새옷, 새신발, 새백팩으로 기분내고 나들이하는 민성군.









지금처럼 쭉쭉 커다오.
언제나 염원하는 호빗아빠의 바램이니...











숭문당.
신하들과 경연을 열어 정사와 학문을 논하던 곳이란다.











비록... 날이 뿌연 느낌은 있었으나 창경궁의 건물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빛은 아늑하고 아름다웠다.









정말 인상적인 나무 한그루.









라이카 M8의 흑백 퀄리티와 대등하거나 혹자는 오히려 앞선다고까지하는 라이카 X1의 흑백 모드.
역시 잘 나온다.
라이카 X2로 기변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앞으로 좀더 X1을 써야지.









조잘조잘, 재잘재잘...









아무튼 이날 내내 유쾌했다.










고요하고 아늑한 토요일 오전의 창경궁.









양화당과 통명전.
통명전은 왕비의 침전이고 양화당은 내전의 접대 공간으로 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지금처럼 바르고 굳고 건강하게 커다오.









이 뒤에 보이는 건물들이 후궁들의 처소인 영춘헌과 집복헌이다.
영춘헌은... 정조가 승하한 곳이기도 하다.
순조를 낳은 수빈 박씨를 총애한 정조는 영춘헌을 독서실겸 집무실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영춘헌은 왕이 거처하던 곳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소박하다고 한다.-_-;;;
이젠 다들 아시다시피 사실 정조의 독살설은 거의 기정사실화되다시피한데, 그 이유 중 가장 큰 근거는 정조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수정전'이란 말인데 수정전이 바로 정적 정순왕후의 거처였다고.










대춘당지.
춘당지는 두개의 연못으로 되어 있다. 
예전에 왔을 때는 그저 녹음이 우거진 여름 때였는데, 가을이 되니... 더 예쁘구나.








너무 좋다. 정말.









토요일 오전에 오가는 사람도 별로 없이 이렇게 호젓한 창경궁을 거닐게되니 그것만으로도 좋더라.









민성이도 즐겁게 돌아봤고.









이런 저런 얘기로 내내 수다를 떨었다.










엄마와 아들!









백송.
수많은 씨앗을 심었지만 이렇게 자라기가 정말 힘든게 백송이라고.










허... 가을단풍 구경을 창경궁에서 하는구나.










식물원.
사실...
식물원은 일제가 창경궁을 파괴하기 위해 동물원과 함께 세워놓은 건물이다.
나 정말 어릴 때만해도 창경궁이 아니라 창경원이라고 불리워졌고, 여기에 동물원도 있었던 기억이 난다.
한나라의 궁궐을 유원지로 만든건데 그런 불순한 목적의 건물이니 이 식물원을 미워해야..온당하건만 우린 이 식물원을 참... 좋아라한다.-_-;;;ㅎ
지금 현재의 식물원은 호젓하고 고즈넉한 모습으로, 궁의 전체적인 모습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유럽식 가든형태의 어처구니없는 조형방식으로 세워졌지만 

이게 묘하게 어울리는 느낌이 든단 말이지.
(죄송합니다...)












식물원 앞의 소춘당지.













곧고, 배려심깊은 아이다. 울 민성이.










식물 이름 중 좀비비추...가 있어서 둘 다.ㅎㅎㅎ
















좋구낭...










길지 않은 나들이지만 창경궁은 너무나 좋다.
개인적으론 난 창덕궁보다도 창경궁이 더 좋아.
넓지 않지만 충분한 여유를 두고 유기적으로 배치된 건물과 연못들. 









팔각칠층석탑.
그러고보니...
무슨 석탑만 보면 '다보탑이다!'라고 소리지르던 꼬맹이 아이들이 생각나 웃음이 터진다.









거의 매기...급 흉포잉어들에 놀라는 민성이.ㅎㅎㅎ









가을의 창경궁은 꼭 와볼만한 듯.










이제... 나간다.









아래 코크캔 두개가 버려져있다.
아이들의 짓인지, 어른들의 짓인지... 
민성이가 내려가서 버리겠다고 우기던데 말렸다... 말린 내가 참 한심하네.









둘이... 창경궁 앞 할머니께서 노점에서 판매하는 구운 가래떡을 들고 신나서리.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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