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간략하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한국의 명반을 살짝 언급하다 보니...
내게 잊혀지지 않는 한국의 명곡들을 살짝 올려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뭐 거창하게 순위같은거 정하지 않고, 꼼꼼하게 곡들, 뮤지션들의 뒷이야기 이런거 다 빼고.
아주 담백하게.
유투브엔 없는 곡이 너무 많아서 대부분 직접 다 업로드했습니다~~~
[1979-1987 추억들국화]
추억들국화 (전인권, 허성욱)
1987 / 동아기획
개인적으로 들국화의 데뷔 앨범도 좋지만 전인권, 허성욱의 듀오 유닛으로 발표한 87년의 이 음반을 더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곡은 들국화 2집의 '제발'이지만 사실 그 음반은 그 곡을 빼면 소품같이 무난한 곡들로 가득 채워져
들국화의 에너지를 느끼기 힘들었다면, 이 음반은 진중한 드라마가 넘치는 록 넘버들을 제대로 들려준다.
가장 사랑하는 우리 나라 음반.
그리고... 이 시기의 전인권의 보컬은 우리나라 가요 역사를 통털어 최고라고 감히 단언한다
'시작곡, 북소리' - 추억들국화
처음 음반 구입해서 들을 때... 이 곡을 들으면서 가슴이 두근두근했었다.
'이유' - 추억들국화
[어떤날 1 1960. 1965]
어떤날 (조동익, 이병우)
1986 / 서라벌레코드
지금은 영화 음악가로 이름을 떨친 이병우씨.
관조적이면서도 회화적이고 한없이 추상적인 어떤날의 두 앨범에서 그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났던 것 같다.
2집의 커버처럼 안개가 낀 뿌연 숲길을 걷다가 들판에서 해를 맞이하는 그런 느낌의 곡들이 감성적으로,
때로는 명상과 성찰을 동반하고 다가온다.
깊고 깊은 아련함과 정겨움이 공존하는 음반.
'하늘' - 어떤날
'오래된 친구' - 어떤날
'오후만 있던 일요일' - 어떤날
[멀고 먼 길]
한대수
1974 / 신세계레코드
이 후의 그의 기행과 개인적인 이야기는 언급하지 않는다.
내게 한대수라는 이름은 1974년 발표한 이 음반을 통해 모든 걸 이야기한다.
미국 포크록보다는 오히려 영국 포크록의 범주에 더 가까울 법한 입체적인 편곡. 시타르(Sitar)까지 등장하지만
이를 명상적으로 풀어낸 노르웨이나 영국의 포크록 뮤지션들에 비해 한대수는 이를 더욱 격하게 뜯어 당긴다.
전곡 모두 놀랍지만 특히 '사랑인지?'는 그가 얼마나 시대를 한참 앞서간 뮤지션인지를 명확하게 알게 해준다.
'사랑인지?' - 한대수
[마그마]
마그마
1981 / 힛트레코드
생생하게 기억난다. TV에서 이들의 무대를 보았을 때를.
아마도 초등학교 3학년이었을텐데 당시로선 정말 충격적인 존재감.
이들의 음반을 듣다보면 록음악 좀 들은 분이라면 누구나 Cream(크림)을 연상할텐데
그 정도로 이 음반의 완성도는 31년 전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탄탄하다.
두텁지만 의외로 리드미컬한 베이스 라인도 베이스 라인이지만 조하문의 안정적이면서도 폭발적인 가창력은
보컬레슨이라는 몹쓸 시스템에서 획일적인 창법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지금 가요계를 생각하면...
이런 보컬이 다시 나타날까 싶을 정도로 아우라가 넘친다.
물론... 이 놀라운 보컬리스트 조하문씨는 이후 '이 밤을 다시 한번'같은 발라드 가수로 변신하더니 지금은... 지금은...
에혀... =?*ㅁㅊ*ㅂㅇㅁㅇㄹ...
[Day Is Far Too Long]
전자양 (Dencihinji)
2001 / 문라이즈 (Moonrise)
잘 아시다시피 경향신문과 웹진 가슴이 주관하여 다양한 음악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한국의 100대 명반을 발표한 바 있다.
찾아보니 위키 링크만 뜨는데... '한국이 100대 명반 보기'
이 리스트는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 만한 꼼꼼한 선정이라고는 생각한다.
다만, 개인적으로 100대 명반을 만약 뽑는다면 10위 안에 꼭 올려놓는 음반이 있는데
그 음반은 이 100대 명반에서 누락되어 있는 전자양의 2001년 데뷔앨범이다.
기본적으로 선배들의 포크 음악을 고스란히 끌어안고 있으나 다분히 싸이키델릭의 기운도 품고 있고
일렉트로닉을 감성적으로 덧입힌 이 음반은 일본의 일렉트로닉 포크와도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소년이 세상과 마주한 채 청춘의 감성을 실어보내야하는 아쉬움과 불온함이 가득 담긴 이 음반은,
아쉬움이 많았던 군제대 이후의 2집을 들으면서 더욱 그 의미가 뚜렷해지는 아이러니한 음반이기도 하다.
'흑백사진' - 전자양
'해마루의 잠가루비' - 전자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