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전시를 보러 일찍 나왔다.
라이카 X1을 들고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궁금하기도 했고,
세종문화회관 전시관에서 스티브 맥커리의 사진전을 한다는데 꼭 보고 싶었던 전시이기도 했다.
세바스치앙 살가두와는 또다른 의미의 느낌으로 다가온 사진들.
명불허전이라고나 할까...
그의 작품을 매그넘 전시회에서 본 것이 고작이었던 우린 1시간 30분여를 감상하며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광화문 광장 조성때문에 없어진 세종문화회관 지하 주차장.
주차는 옆 세종로 주차장에.
라이카 X1을 조금은 제대로 찍어보며 느낀 건, 이놈 정말 물건...이라는거다.
사진을 100%로 확대해도 놀라울 정도로 충실한 퀄리티를 보여준다.
게다가 깊이있고 맑은 색감은 포토샵 보정따위는 아무 필요도 없게 한다. 심지어 그 흔한 포토샵의 sharpen 기능도 전혀... 쓸 일이 없다.
손에 좀 더 익숙해지게 하기 위해 이 날은 거의 대부분 수동 모드로 일일이 셔터스피드와 노출을 잡으면서 찍었다.
거의 대부분 무보정이니 X1의 느낌을 대략 보시기엔 충분할 듯.
평화누리 공원, 한가람 미술관에서도 본 작가의 작품이 세종문화회관에서 우릴 반겨준다.
11시부터 입장이라고 해서 뒷편의 공원에서 잠시 시간을 보낸다.
난 사진을 찍고 민성이는 아이팟 터치를 하고...
신나게 하고...
aipharos님도 아이폰을 신나게 한다.-_-;;; 젠장.
이 사진은 완전히 역광이었는데 내장 플래쉬를 터뜨리니 이렇게 자연스러운 사진이 나온다.
이 사진은 라이카 X1의 성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원본 사이즈를 그대로 보면 그 압도적인 심도와 색감에 반색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진처럼 무보정.
우리가 오늘 볼 전시는 바로... 이 초록눈의 아프간 소녀 사진으로 전설처럼 유명해진 스티브 맥커리의 전시.
모자를 쓰고, 양복을 입고 이렇게 길을 배회하거나 쉬는 어르신들을 이 주변에선 흔히 볼 수 있다.
어르신께서 한겨레 신문을 보고 계시다는...
전시를 보러 들어간다.
민성군, 결론적으로 이 날 전시를 너무나 주의깊게 집중해서 보더라.
보고나서 '오늘 전시 정말 좋았다'고 말하니 우리도 기분이 좋다.
사진 촬영 금지!
스파이샷만 한 컷.
이 사진은 소련과 미국등 열강에 의해 짖밟힌 아프간(사실 시대적으로는 소련)의 현실을 서구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던 심벌과 같은 사진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 날 전시에선 스티브 맥커리가 매년 찾아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17년만에 이 소녀를 찾는 영상을 보여주고 있었고...
그는 결국 17년 전의 그 소녀를 찾아 냈다.
그리고 그녀를 찾는 와중에 만난 또다른 아름다운 아프간 소녀.
스티브 맥커리라면 재작년의 매그넘 사진전에서 이 사진으로 잘 알려지기도 했다.
보령 머드 축제에서 찍은 여성.(그는 이 여성을 수소문해서 찾기도 했다)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사진이 다큐멘터리적인 감동이 강하다면 스티브 맥커리는 그와 유사하면서도 예술적인 현상을 가미하는 느낌이 강하다.
포토샵을 인위적으로 이용하기보다는 색온도를 조절해서 잡아내는 뚜렷한 대비와 깊이 있는 심도,
심지어 스펙타클하기까지한 앵글들은 보는 이가 압도당하기 십상이다.
놀라운 셔터 찬스, 그리고 피사체에 주관의 의식을 반영하여 담아내는 결과물들.
보면서 놀랍고 감탄스러울 뿐이다.
다만 가슴을 울리는 건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작품들이었단 생각은 든다.
어차피 서로의 표현하고자 하는 양식도 다르고 지향점도 다소 다르지만...
아이러니한 사진.
투르카를 입은 다섯 명의 여성이 서구의 스니커즈 상점 앞에 나란히 서있는 모습.
몬순으로 혹독한 현실을 겪으면서도 재봉기를 들고 가는 노인의 얼굴엔 웃음이 있다.
이를 접하는 시선에선 곤혹스럽기까지 하다. 저 몬순이 저 노인에겐 한두번의 경험이 아니라는 건 알겠지만,
노인의 웃음을 보는 나의 마음은 무척 괴롭고 슬퍼진다.
스티브 맥커리의 사진들을 조금이라도 더 간직하고자 구입한 도록.
10,000원.
다만... 무척 적은 양의 사진이 담겨있다. 그래도 감지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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