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가득했던 어제 5월 23일.
저희 결혼한지 만 11년되는 결혼기념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침부터 믿기 힘든 비보를 접했고 울컥하는 마음과 걸핏하면 고이는 눈시울 덕에 그냥 집에 있었네요.
오늘 점심이라도 맛있게 먹자고 나가려고 했는데 aipharos님은 어제 밤에도 마음이 무거워 못가겠다고 하는 걸
제가 설득해서 가게 되었습니다.

 

 

이태원 제일기획 부근에 위치한 프렌치 레스토랑 '봉에보'에 도착했습니다.
4개월만이군요.

 

 

 

 

 

날이 따뜻하니 테라스를 오픈했습니다.
비록 전망은 주차장이라 영 아니지만 분위기는 참 좋았어요

 

 

 

 

 

 

그림이 바뀌었군요.

 

 

 

 

 

저희는 단품을 먹을까...하다가 그냥 Very Bon et Beau를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1인 65,000원 (부가세 별도)입니다.
지난 번 들렀을 때 먹은 디너 Bon 코스는 6만원이었는데 그 코스보다 한가지 메뉴가 더 들어있습니다.
구성은
오늘의 샐러드,
갑오징어 스파게티 or 갑오징어 리조또
보리쌀 리조또 or (기억안나는 스파게티)
오리 or 돼지 or 오늘의 쇠고기
디저트
커피 또는 음료

입니다.
저흰 둘 다 갑오징어 스파게티와 보리쌀 리조또, 오늘의 쇠고기를 선택했습니다.

 

 

 

 

 

테이블 세팅도 달라졌습니다.

 

 

 

 

식전 빵.
맛난 버터와 함께. 원하는 대로 줍니다.

 

 

 

 

 

사과퓨레를 곁들인 프와그라 테린

 

 

 

 

 

 

비주얼도 너무 예쁩니다. aipharos님은 너무 예쁘다고 먹기 아깝다고 하네요.
사진보다 실제가 훨씬 예뻤습니다.-_-;;;

 

 

 

 

 

정말 고소한 프와그라 테린, 사이에 삶은 당근을 넣고 아주 질좋은 소금을 올렸습니다. 곁들여 먹을 빵을 같이
주는데 얹어서 먹거나 함께 먹으면 정말 궁합이 좋아요.
프와그라는 이렇게 졸인 사과, 건포도, 빵과 먹으면 상당히 식감도 좋고 맛이 잘 어울리는 듯 합니다.
적당한 짭쪼름함과 달달함이 잘 어울립니다.

 

 

 

 

이건 두번째로 나온 갑오징어 스파게티
으허...

 

 

 

 

 

갑오징어 스파게티라 갑오징어를 올린 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갑오징어로 면을 만들었더군요.
여기에 미트소스를 담았는데 양은 작았지만 정말 별미였습니다.
질좋은 갑오징어 드신 분은 잘 아시겠지만 입에서 살살 녹잖아요. 그걸 기가막힌 미트소스와 섞어 먹으니
아... 정말 별미더군요. 우울한 기분이 다 날아갈 정도로 말입니다.

 

 

 

 

 

다음은 이전에 왔을 때 단품으로 시키고 대만족했던 보리쌀 리조또

 

 

 

 

고소한 맛과 닭모래집의 쫄깃함이 기가막히게 어우러지는 일종의 봉에보의 시그니쳐 메뉴.
단품으로 시키면 24,000원일 겁니다. 전에 레스쁘아(L'espoir)에 갔을 때 비스크 소스의 리조또를 먹고 그닥
감흥이 없었던 건 순전히 이 보리쌀 리조또때문이었죠

 

 

 

 

 

 

이건 서비스로 주신 감자튀김입니다.
봉에보 감자튀김 유명하잖아요.
그런데 이걸 이렇게 듬뿍 서비스로 주시더군요. 어후~

 

 

 

 

 

하지만 aipharos님은 이미 이때부터 배가 불러서 감튀를 맛있다고 하면서도 그닥 손을 못댔어요.
전 싹 다 먹었습니다. 정말 고소하고 짭쪼름하게 맛있게 튀겼더군요.
케첩에 올리브 오일을 올렸던데 그것도 괜찮더라구요.

 

 

 

 

 

main으로 나온 살치살(엉덩이살) 스테이크

 

 

 

 

main이 또 쇠고기냐...라고 하실 지 모르지만 요즘 저희 육류 줄인다고 엄청 애써서 이런 스테이크 먹은지가
언제인지도 가물가물합니다.
오븐에 구운 마늘도 맛있었고, 양도 괜찮았고 입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움까지.
그리고 곁들여진 감자 퓨레는 정말 크리미했습니다. 대만족.

 

 

 

 

 

그리고 디저트

 

 

 

 

 

aipharos님뿐만 아니라 나도 대만족.
아이스크림에는 약간의 럼이 들어가서 오히려 더 상쾌한 느낌.

 

 

 

 

마지막은 커피. 저흰 아주 진한 커피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이건 딱 좋았습니다.

 

 

 

 

우울한 기분을 잠시나마 날려본 맛있는 점심이었네요...

 

 

 

 

가격은 만만찮지만 다음에 또 옵시다.

*
오늘 이형준 쉐프님을 뵈었는데 정말... 땀이 흥건하니 정신없으시더군요.
저희가 왔을 땐 뒷 테이블에 한 분 정도였는데 곧 전 테이블이 다 찼습니다. 꽉...
홀 스텝도 정말 뛰어다니다시피 하시고.
하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너무 친절하게 응대해주신 스탭분들에게도 감사합니다.
맛난 음식을 위해 애쓰신 이형준 쉐프님도 감사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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