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m Vandekeybus & Ultima Vez "SPIEGEL"
(빔 반데키부스 & 울티마 베즈 '슈피겔')
* 공연일시 : 2008.10.10 ~10.11 저희는 10.10에 감상
* 장소 : LG아트센터
* 관련URL : http://www.lgart.com/perfinfo/perfinfoRead.aspx?seq=1646
어제 오전에 사진과 공연정보만 미리 올려놨는데 깜박하고 비밀글을 풀어놨는데 그 짧은 순간에 네 분이 우연히
몰려서 보신 것 같습니다. 떨렁 사진만 있어서 성의없는 포스팅이었을텐데...사실은 나중에 감상문만 넣으면
되도록 해놓은 것이었습니다.
사실 저와 aipharos님은 예술을 사랑할 뿐 이에 대한 전문적 지식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저의 경우는 미학을 아주 오래전 열심히 공부하긴 했으나 지금은 뭐하나 생각나는게 없어요.
그래서 언제나 이렇게 아마추어적인 직관적 감상만을 적게 됩니다만, 저로선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말을 할 재주도 없고, 그럴 마음도 없으니...
그런 저와 aipharos님이 재밌게 봤다면 사실 누구나 재밌게 볼 수도 있는 공연들이 아닐까 생각해요.
라멘을 넘 빨리 먹어서 넘 일찍 도착한 우리
저도 기대했지만 aipharos님이 더 기다렸던 Wim Vandekeybus와 Ultima Vez의 'Spiegel' 공연이 LG아트센터
에서 있었습니다. 오늘까지 공연합니다.
제가 여기서 또 꼭 가보세요!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 굴뚝이지만...
현대무용은 개인의 호불호가 너무 갈리기 때문에 권하기 곤란합니다.
그런데... 정말 적어도 지루할 일은 절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사실은 오늘 꼭 봐보세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ㅎㅎ
정말... 현대무용은 멋진 것 같습니다.
작년의 바체바 무용단, 올해 초의 피나바우쉬의 '숨', 그리고 '가나모리 조와 노이즘'... 정말 다시오면 100%
다시 보고 싶은 멋진 공연들이었죠.
자 이제 보러 들어갑니다.
이번 빔 반데키부스와 울티마 베즈의 '슈피겔'도 그렇습니다.
게다가 이번 공연은 기존의 무용들과 달리 수많은 오브제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어 역동적인 느낌이
더욱 강합니다.
공중에 거꾸로 메달린 그네에 거꾸로 메달려 앉는다던지, 천정에서 아래 서있는 다섯 남자에게 벽돌(석고로
만든 진짜 벽돌)이 떨어지고 그걸 받아 들곤 정말 보는 이가 아슬아슬할 정도로 미친 듯 반복되는 질주와
투석. 스크린 영사 투영과 무대 막을 이용한 전율스러울 정도로 강한 인상을 주는 마지막 장면.
제가 보기엔 피나 바우쉬의 무대와 리 부르어와 마부마인의 무대를 마구 섞어놓은 듯한 강한 인상이었어요.
무대와 오브제를 활용함에 있어서 이토록 매끄럽고 유기적으로 자신들의 너무나 분명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강조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저희는 홍승엽 댄스 시어터 온 '뿔'에서 뼈저리게 느낀 바 있습니다.
빔 반데키부스에 대한 자세한 프로필은 생략합니다만, 그는 벨기에의 세계적인 안무가이고 1986년 '울티마
베즈'를 창단한 이래 다양한 실험을 통해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아왔습니다.
국내에도 이미 2차례 내한한 바 있고, 이번 'Spiegel'은 지난 20년동안의 발자취를 한데 모은 일종의 '노른자위'
막말로 하면 'Best Hits'가 됩니다.
팜플렛을 보니 6편 정도의 지난 공연을 발췌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정말이지 너무나 막간의 연계가 유기적으로 감상자의 감정이입과 주관에 따라 일관된 하나의 메시지가
드러나기 때문에 이질감이 전혀 없답니다.(물론 이전작들을 보지 못해서이기도 하겠죠.ㅎㅎ)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Spiegel'은 정말 이제껏 본 무용 중 가장 메시지가 분명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그렇게 따지면 다 비슷비슷한데, 피나 바우쉬가 댄스 씨어터의 느낌으로 서사적인 느낌이었고,
가나모리 조와 노이즘이 빛과 격렬한 동작을 통해 단순한 성의 정치학을 던져주었다면, '슈피겔'은 왁자지껄한
느낌의 소동극과도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언제나 느끼지만 결코 춤과 불가분의 관계인 음악도 효과적으로 삽입되었습니다.
Peter Vermeersch나 David Byrne의 음악등도 좋지만 마지막 강렬한 탄생과 죽음을 의미한, 그야말로
충격적이고 감동적인 강렬한 비주얼의 마지막 'Inasmuch as Life is Borrowed..'에서의 Marc Ribot의 'blood'
란 곡은 아... 붉은 핏빛의 무대 뒷벽과 갈고리 모양에 걸린 무용수들의 모습, 그리고 옷을 탈의하고 암흑속에
무대 좌우로 퇴장하는 모습과 어우러져 삶의 탄생과 죽음에 이르는 공통적인 감정의 알레고리를 변주하는
듯하여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술했듯, 오브제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고, 남자 무용수들의 혼란스러운 난투극(!ㅎㅎㅎ)
같은 장면은 마임적 요소까지 충분해서 1시간 20분이 정말 아쉽게 느껴지는 공연이었습니다.
아... 다시 보고 싶습니다.
처음 시작하자마자 진행되는 이 '자는 사람 밟아 깨우기'는 보는 사람들이 아슬아슬해서 움찔움찔했을거에요.
공중에 거꾸로 달린 의자. 그리고 그 아래에서 점멸하는 여성무용수들.
이상 이미지 출처 : 구글의 여기저기.
'Spiegel'
*
벽돌을 집어 던지는, 보는 이를 움찔움찔하게 만들던 막이 끝나자 단원들이 직접 마포걸레를 들고 나와
무대를 청소합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청소하는 단원들에게 쏠릴 즈음, 남자무용수 한 명이 나와 종이를 불어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는 신공을 보여 줍니다. 이게 무척 코믹해서 관객들이 많이 웃었어요.
그 몸개그를 보다보니 어느 틈엔가 석고벽돌이 부서지고 가루가 뿌려져 엉망이었던 무대가 싹 정리되어
있더군요.ㅎㅎㅎ
**
그리고.. 집에오는 길에 잔뜩 사온 우리의 '로티보이'(사진은 이전 것으로 대체)
다 먹어봤는데 우린 '오리지널'과 '버터밀크'맛이 젤 좋아서 이번엔 모조리 이 두가지로.
역시 좋아요. 오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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