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지라멘

@망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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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민폐손님이 되어버렸다.

코비드19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심각해진 이후 우린 한 번도 라멘을 먹지 못했다.

라멘은 포장 자체가 불가능하니 업장에서 먹는 것 아니면 먹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지.

요즘 점심시간이 되어갈 즈음엔 멘지의 파이탄라멘과 담택의 시오라멘 맛이 생각나 조건반사적으로 침이 고인다.

하지만 먹을 수 없으니 죽을 맛.

게다가... 멘지라멘의 에비츠케멘이 오늘(9.2) 저녁을 마지막으로 메뉴에서 사라진단다.

다시 맛보려면 내년까지 기다려야할 것이 뻔하니 도저히 이렇게 나의 에비츠케멘을 작별인사도 없이 떠나보내기 싫었다.

그래서...

만두란에서 량빤미엔 포장해와 먹은뒤 버리지 않았던 일회용 용기와 집에서 쇼룸에 갖다 놓았던 몇몇 유리용기를 들고 정말로 뻔뻔하게... 에비츠케멘을 포장하러 멘지라멘으로 향했다.

파이탄이나 쇼유, 시오처럼 국물에 면이 담겨 나오는 라멘이야 절대 포장 불가하겠지만 츠케멘은 츠케지루와 면이 따로 담겨 나오니 이렇게 음식 담을 용기를 가져가면 포장해주시지 않을까?해서.

룰에 없는 걸 부탁드린다는게 정말 죄송한 일임을 알면서도, 에비츠케멘의 마지막 날, 애정하는 츠케멘과 마지막 작별인사도 못하고 보낼 순 없어서 이렇게 진성민폐손님이 되어버렸다.

두 번 다시 이러진 않을거예요.

죄송합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이 어처구니없는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셨다.

멘지라멘 사장님이 자리에 계시지 않았는데 나중에 따로 연락도 주셨다.

죄송한 마음, 그리고 정말정말 감사한 마음.

다시는 이렇게 무리한 부탁드리지 않을께요.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쇼룸으로 돌아와서 경건한 마음으로 포장을 풀고, 와이프와 함께 먹었다.

너무 좋아서 마구 흡입하듯 먹다가 줄어드는 면을 보고 먹는 속도를 조절했다.

면, 그위에 올려진 고명, 심지어 파 한 조각, 그리고 짠지, 츠케지루까지 조금도 남기지 않고 싹... 다 먹었다.

행복했다.

아, 정말 요즘 음식을 먹었던 기억 중 가장 압도적인 행복을 느꼈다.

덕분에 멘지라멘의 에비츠케멘과 훈훈한 마음으로 작별을 나눌 수 있었어.

우리 내년에 또 만나자.

그동안 내 입과 머리와 가슴을 즐겁게 해줘서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