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Cafe Lumiere>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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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영화, <카페 뤼미에르>(2003), 허우 샤오시엔.
DVD 아웃케이스의 비닐을 뜯어냈다.
그간 행여 아웃케이스가 닳을까봐 입구만 살짝 뜯어내어 보관하던 비닐을 뜯어버렸다.
뭔가 속이 막 시원한 느낌.

오늘은 하루종일 후쿠이 료 Fukui Ryo의 음반을 듣고 있다.
1976년작 <Scenery>와 77년작 <Mellow Dream> 이렇게 두 장.

음악은 크게 듣는게 좋다.
우리가 대체로 사용하는 스피커들은 작은 음량으로 들었을 때 높은 해상력을 전달하진 못한다.
그래서 크게 들었을 때 작은 음량으로 들었을 땐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리곤 하지.

 

 

 

 

 

 

 

 

문득 이 영화가 다시 생각나 틀었다.

이 영화 속 마지막 장면은 도쿄 오차노미즈 역 앞의 유명한 장소로, 4대의 전차가 지나가는 장면을 볼 수 있는 다리,

히지리바시다.

 

나와 와이프는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정말 좋아해서 2015년 도쿄에 들렀을 때 일부러 히지리바시 위에서 기차 지나가는 모습을 봤었지.

그런 기억을 다시 만들 수 있을 지 모르겠어.

미국에서 흑인 시위대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구성된 자경단에 소총을 든 17세 소년이 버젓이 합류하고 이 소년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는 끔찍한 일이 발생, 결국 두 명의 목숨이 덧없이 희생되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 와중에도 트럼프는 군대를 동원해서 시위대를 끝장내라고 난리지.

더이상 이 나라는 정상적인 국가라고 할 수 없다.

내가 기억하는 아름다운 것들이 잔뜩이었던 일본도 이제 더이상 예전같지 않다.

국민들은 언제나처럼 지나치게 침묵하고, 정치는 나락에 빠진 채 헤어나오질 못한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엔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며 노래와 함께 너레이션이 들린다.

영화 주인공인 히토토 요가 직접 작사하고 부른 노래 '一思案'

앞 부분의 가사는 대략 이렇지.

 

 

개를 키우는 이유는 환생이라 생각하고픈 소녀의 소꿉장난같은 놀이.

햇볕에 연지색으로 변한 너무 큰 샌달과

엄마가 끼얹은 물에 젖은 비키니가 너무 화려해.

언제부터인가 익숙해진 나선계단,

겹겹으로 쌓인 구름도 그대로 있네.

백지 지도를 메우고 싶은데

고토도이 다리에 첫사랑을 빠트려버린 소녀.

어른스런 표정으로 돌아봐.

결실도 맺지 못하는 땀이

이제 겨우 서향 꽃을 피운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행복해

 

 

라고.

끔찍한 악몽같은 세상보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행복해'라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음 좋겠어.

이렇게 당연한 소리가 왜 이렇게 힘들고,

이런 당연한 소리가 왜 세상 모르는 철부지 취급을 받는 건지 난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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