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킷 '슬픈 미소의 울림'
아트선재센터에서 4.28까지 열린 전시.
전시 마지막 날이라 보러 온 것.
사실... 솔직히 말해서 '슬픈 미소의 울림'이라니.
이거 너무 오글오글하잖아...라는 생각이 들어 이 전시는 무조건 패스...하려고 했었지만
블로그 이웃분께서 한 번 꼭 가보라고 말씀해주셔서 오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전시 관람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전시 제목과 달리 단순히 애잔하고 아련한 감수성만 강조된 것이 아니어서 무척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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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얘기할 것은,
리킷 (홍콩작가)의 이번 작품들을 전시하기에 아트선재센터는 더할 나위없이 훌륭한 공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들의 여운이 아트선재센터의 공간감과 함께 대단히 잘 조화를 이룬다고 생각이 들었어.
우리의 기억이란 것은 생각만큼 구체적이지 않다.
지나간 어느 한 시점의 기억들이 머리 속에 또렷하게 기억되어있다고 할 지라도
이를 세세하게 묘사하려고하면 분명 또렷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대단히 희미하고 불분명하다는 사실을 알게되지.
일상도 그렇다.
매일매일 마주하는 감정들마저 사실은 무척 관념적이며 부정확하게 기억에 남는다.
리킷은 그래서인지 벽면에 프로젝트로 투영할 때 아크릴 통 안에서 프로젝트를 투사한다.
아크릴 통을 거친 프로젝트의 영상은 희미하고 뿌옇게 표현된다.
어느 것 하나 명료하게 보여지지 않는다.
이건 감성적 표현이라기보단 대단히 사실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했어.
매일매일 마주하는 감정들을 대단히 고요하면서도 나즈막한 방식으로 풀어 놓았다.
때론 무기력하고
때론 염세적이고
때론 아련하고 애잔하면서도
때론 시니컬하게.
이 모든 일상의 잔재는 결국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공통적인 일상,
공통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것에서 비롯된 긴장감에서 비롯된 것일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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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창 밖에 비친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투사한다.
이 모습.
밖이 보이는 창에 반투명한 오일을 발라 창 밖의 모습이 회화처럼 보이도록 했다.
우리에겐 무엇 하나 명확하게 보여지는 것이 없다.
사실 우리 일상이 그렇지.
무엇이든 명료하게 보인다는 것은 우리의 착각일 가능성이 더 높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그림자 또한 우리가 기억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이 넉넉한 전시 공간이야말로 리킷의 작품들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큰 혜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고보니...
우리 정말 오랜만에 아트선재센터에 온 것 같아.
거의 4년 만에 온 건가?
예전엔 그리 자주 왔으면서 참... 오랜만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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