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ental Sunshine - Visions  [Dedicated to a Bird We Love](1969)

 


이런 글 자체가 웃긴다.
거의 알려지지도 않은 그룹을 갖고 오해 운운하니까.

Oriental Sunshine은 1969년 달랑 한 장의 음반을 발표하고 오덕후들 사이에서만
전설이 된 노르웨이 사이키델릭 포크 밴드다.
과거 이 쪽 음악을 참으로 착하게 열심히 들을 때에도 이 음반을 아는 오덕후들은
거의 없었고, 나 조차도 그저 이름만 간신히 알고 있을 정도였다.
멤버는 셋인데 그중 시타르, 타블라는 인도 뮤지션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당시 잘 알던 형이 미국 유학을 마치고 국내로 들어오면서 왕창 가지고 들어온
음반 중 이들의 음반이 있었고, 난 완전히 한마디로 뻑이 갔다. ㅎㅎ
북구의 냉랭한 듯한 기운의 포크가 애시드의 선율에 담겨서 허공으로 마구 올라가는,
약의 힘따위 없이도 듣다보면 stoned되는 그런 음악을 이들이 들려줬다.

나도 Acid계열의 음악을 상당히 즐겨 들었고, 난 그 형에게 Warm Dust나 White Noise같은 그당시 오덕후들도 접해보지 못한 음악들을

마구 들려주면서 서로의 음악적 싱크로율을 마구 높혀갔고, Oriental Sunshine은 내가 그 형을 통해 들었던 최고의 음반 중 하나였다.
(물론 그 다음은 Twinn Connexion인데, 당시 이 황당한 미국의 비트 사이카 팝 밴드는 그 어느 곳에도 회자된 바가 없었다.

일본 오덕후들조차, 그런데 3년 전인가... 이 음반이 난데없이 CD로 재발매되고 해외 음악 오덕후들에게 조용히 회자가 된 바 있다)

Oriental Sunshine의 음반이 3년 전인가... CD로 드디어 재발매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69년 발매된 First Pressing의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흐...
많이 떨어졌다곤 하지만 아직도 M/M 컨디션(커버와 알맹이 상태가 모두 Mint인 최상의
컨디션)이 USD 1,000.00에 육박하니... 결코 만만한 음반은 아니다.

문제는 아직도 이들의 Vinyl이 Re-Issue란 명목으로 죽어라 나오고 있다는 점인데,
이걸 좀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오늘 해외의 한 오덕후 포럼에 들렀다가 이걸 갖고
설왕설래하는 웃기는 스레드를 본 지라...

 

 

지금 보시는 이게 바로 오리지널 First Pressed LP의 Front Cover다.


잘 보면 우측 상단에 Phillips 로고가 보인다.
이 로고가 간혹 Fontana로 적힌 음반이 보이고 이 음반도 가격이 장난이 아닌데,
이건 1971년 Second Pressed 음반이다. 절대 First Pressed가 아니란...소리다.
재밌는 건 이 Oriental Sunshine의 음반 가치때문에 91년 PAN이란 레코드사에서 불법으로
소량 Bootleg을 찍어냈다는건데(엄밀히 Bootleg이라고 보긴 힘들다. 분명히 Philips 로고를
지웠고 PAN 로고를 명기했다) 이 판권이 불분명한 re-issue도 40불에 거래되곤 했다.
그나마 없어서 못샀고.

그러다... Sunbeam에서 LP와 CD를 모조리 다 re-issue 했다.
Google에서 Oriental Sunshine Dedicated to a Bird We Love 로 검색해서 나온 이미지 중
오리지널 First Pressed 는 단 하나도 없다.
이 음반은 돈 들고 있다고 구입할 수 있는... 그런 음반도 아니다.
해외 중고 음반 시장에서 이미 씨가 마른 음반이고,
기껏해야 정말 어쩌다가 eBay에서나 볼 수 있는(그것도 정말 운좋아야) 음반이다.

이제 CD로 정식 재발매되었으니... 뭐 그런 First Pressing에 대한 미련따위 갖고
있는 사람은 없겠지만... 있다면 정말 덕후사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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