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토~일요일 낮까지 푹... 쉬었다.

낮엔 낮잠까지 자면서.

그렇게 푹 쉰 뒤 외출 준비를 하고,

 

 

 

 

그리고... 잘 오지 않는 강남으로 넘어왔다.

날씨는 흐렸지만 선선했다.

양재 시민의 숲.

 

 

 

 

 

 

 

 

당연히... 이곳이 목적지는 아님.

이곳은 주차하느라 들렀을 뿐.

 

 

 

 

 

 

 

 

 

 

 

 

 

 

 

목적지는 4560 디자인하우스 (4560 Design Haus)

http://www.4560dh.com

 

 

4560 디자인하우스는 브랜딩 컴퍼니 인트로스튜디오의 박종만 대표가 필꽂혀 수집한 가전 브랜드 BRAUN(브라운)의 빈티지 제품들을 전시한 공간.

이 공간을 오픈한지 한달 남짓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벌써부터...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

나중에 따로 얘기하면서 들었는데... 이 제품들은 고작 5년 남짓...의 기간 동안 모은 거라고.

당연히 돈이 많은 분인가보다...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물론 어느 정도의 자본은 있어야 하겠지만- 정말 버는 돈 족족 쏟아부어 마땅한 창고도 얻지 못하고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다가 이곳에 자리를 내신 듯 했다.


놀랍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2011년 1월, 대림미술관에서 'Less and More 디터람스(Dieter Rams)의 디자인 10계명'이란 전시가 열린 적 있다.

엄청난 규모의 디터 람스를 비롯한 브라운(BRAUN) 가전을 전시한, 대단히 인상깊은 전시로 그 전시는 대림미술관이 기획한 것이 아니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응용미술관과 일본의 오사카 산토리 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순회전이었다.


그런데...

개인이 소장한 브라운 빈티지를 전시한 이 공간도 컬렉션의 면면에서 그리 뒤쳐지지 않는다.

개인이 이 정도의 컬렉션을 마련했다는 사실에 경외감마저 든다.

나 역시... 엄청나게 vinyl 컬렉팅을 했던 사람으로서... 흔히 말하는 이런 덕질이 얼마나 많은 자본과 시간을 포함한 열정을 필요로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부디 이 공간이 지속될 수 있기를 바란다.

저작권 문제로 관람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기부금을 받고 있는데 기부금을 내지 않고 그냥 가는 분들도 많다고 하는데...

이러한 부분을 이곳에서 결코 강요하진 않지만 이 정도의 전시를 볼 수 있다면 소정의 성의 정도는 보이는게 도리가 아닐까 싶어.


그리고,

박종만 대표께선 노쇼(NO SHOW)를 제발 하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강하게 하셨다.

노쇼는 다른 사람의 볼 권리까지 빼앗는 일이니 부디... 피해달라고.

매번, 매회차 노쇼가 있는 듯 했다.

다행인지 우리가 갔던 일요일 7시 타임엔 8명 전원 참석.ㅎ



 

 

 

 

 

아름답다.

디터람스의 L2 스피커가 보이고,

디터람스의 아름다운 아틀리에 오디오도 보인다.

 

 

 

 

 

 

 

 

펜던트 램프는 다들 아실 듯한 루이스 풀센 (Louis Poulsen)

 

 

 

 

 

 

 

 

 

 

 

 

 

 

 

지금으로부터... 70년 가까이 된 디자인.

바우하우스의 영향을 받아 불필요한 요소는 덜어내면서,

조형적 완성도에 집중하고, 디자인과 기능성의 완벽한 조화를 이룬 디자인.

 

 

 

 

 

 

 

 

디터 람스 뿐 아니라 브라운 (BRAUN)의 제품 디자이너는 모두 일관된 흐름을 견지했고,

그러다보니 4560 디자인하우스(4560 DesignHaus)의 박종만 대표도 디터람스 컬렉션에서 브라운 빈티지로 스펙트럼을 확장했다고 한다.

 

 

 

 

 

 

 

 

물론... 우리에겐 2011년 대림미술관에서 열린 전시가 대단히 큰 충격을 줬었지.

애플(APPLE)의 조너던 아이브가 애플의 시그니처 디자인이 사실 디터 람스의 디자인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고백하기도 했었고.

 

 

 

 

 

 

 

 

현재까지도 디자이너들에게 가전제품이 가구로 기능할 수 있는 부분은 숙제와도 같다.

몇 년 전 소니(SONY)에서 열렸던 워크샵을 유투브로 본 적이 있는데 그때도 주요 안건은 왜 가전제품은 가구와 달리 공간에 조화롭게 조형되지 못하느냐였다.

 

 

 

 

 

 

 

 

이 당시 브라운의 가전은 이처럼 가구 오브제로 활용되도록 충분히 고려했었다.

앞에 보이는 TV는 Herbert Hirche (헤어베르트 히르헤)의 HFS2.

 

 

 

 

 

 

 

 

 

 

 

 

 

 

 

Herbert Hirche (헤어베르트 히르헤)의 HM5.

좌측은 선반수납장이고 우측 상단을 열면 턴테이블이 배치되어있다.

사실상 완벽한 Sideboard의 모습.

 

 

 

 

 

 

 

 

물론 이런 가전은 가구의 역할을 대체하긴하지만 가전을 대체할 때 가구의 기능도 함께 대체해야한다는 문제가 있다.

 

 

 

 

 

 

 

 

더더욱... 가구에 가까운 오디오 체스트.

 

 

 

 

 

 

 

 

 

 

 

 

 

 

 

왼쪽엔 라디오 기능이 달린 앰프이고 우측은 턴테이블.

턴테이블 옆엔 vinyl 꽂이가 있다.

 

 

 

 

 

 

 

 

하부 스피커 아래엔 또다시 낮은 수납 공간이 나온다.

이... 오래된 제품에 사용된 힌지를 보시라.

참... 어이가 없을 정도로 감탄.

참고로 이 공간은 박종만 대표님도 처음에 몰랐다고 한다.

 

 

 

 

 

 

 

 

 

 

 

 

 

 

 

대림미술관에서도 봤던 릴덱크.

카세트테이프의 원형.

 

 

 

 

 

 

 

 

초등학교 때 친구 집에 릴덱크가 있어 갖고 놀아본 기억이 있네.

 

 

 

 

 

 

 

 

의자도 정말... 눈에 띄는데...

 

 

 

 

 

 

 

 

일단... Herbert Hirche (헤어베르트 히르헤)의 RS10부터.

그러니까... 이 시기에 이미 저런 타공판을 이용했다는거.

 

 

 

 

 

 

 

 

포터블 턴테이블.

나... 중학교 때까지도 일본산 포터블 턴테이블이 수입되어 판매됐었다.

신문에 광고도 했었고.

물론... 판매는 형편없었다고 들었지만...ㅎ

 

 

 

 

 

 

 

 

손잡이 가죽의 디테일을... 보시라.

 

 

 

 

 

 

 

 

정말 아름다운 의자.

Egon Eiermann (에곤 아이어만)이 디자인한 SE119.

1952년 제작.

Mattahaeuse Church만을 위해 디자인된 의자라고.

기증받으신거라고...

 

 

 

 

 

 

 

 

Hans Gugelot (한스구겔로트)의 오디오.

 

 

 

 

 

 

 

 

디터 람스가 브라운에 입사할 때 한스 구겔로트도 함께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색감... 노브의 배치... 아 정말 이건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끝내준다.

대림미술관 전시에서 느꼈던 그 놀라움이... 7년이 지난 이날도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사...사진을 발로 찍었다.

 

 

 

 

 

 

 

 

브라운에서 공식적으로 내놓은 앨범이 아니라,

개인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만든 앨범.

당연히... 구하기 힘든 레어템.


 

 

 

 

 

 

 

 

 

 

 

 

 

 

 

 

+

2 of 2 에서 계속.


2 of 2에서 계속되겠지만 디자인은 단순히 멋지고 그럴 듯하고 쌔끈한...것이 아니라,

시선의 압축과 사회에 대한 이해, 그리고 철학의 조화라는 생각을 해왔다.

독일 디자인은 재미없어라는 말들이 많이 있지만,

이미 이 시기에 디자인의 알파와 오메가를 정리해버린 이 놀라운 디자인들을 보노라면,

이들이 막대한 영향을 끼친 이후 산업 디자인을 조금만 따라가보면,

디자인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말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애플, 발뮤다에 이르기까지 이런 디자인 흐름은 그대로 이어져오고 있고,

우린 여전히... 그 디자인에 반색하지 않나.

단순히 멋진 디자인만을 추구한 제품에서 식상함과 지루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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