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보문고 촬영 사진은 아이폰8플러스 사진입니다 *



망원동 장화신은 고양이로 식사하러가기 전,

와이프랑 슬렁슬렁 걸어갔던 합정동 교보문고.

디스퀘어드...인가하는 이름의 건물 지하 2층에 있다.

아, 물론 이 건물 종종 온다.

우리가 좋아하는 peperoni (페페로니)가 이곳에 있으니까.

 

 

 

 

 

애썼다.

건방지게 이런 말로 표현하긴 좀 그렇긴한데...

교보문고에서 느끼는 바는 매번 똑같다.

뭘 하든 과하다.

 

 

 

 

 

 

 

 

 

 

 

 

 

 

 

큰 서점 그닥 좋아하지도 않으면서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

온라인에서 주문하지 않고 원하는 책을 사려면 이곳에 오는 수 밖에.

안팔리는 책도 아닌... 박찬일 쌤과 노중훈 작가의 이 책... 구입하느라 작은 서점 세군데를 갔다가 허탕을 쳤으니.

 

 

 

 

 

 

 

 

찬일쌤, 노중훈 작가의 신간 『노포의 장사법』은 경제/경영 서적으로 분류된다.

솔직히 말하면 난 이 분류가 맘에 들지 않는다.

출판사의 전략이라는거 잘 아는데 난 이래저래 맘에 들지 않아.

하지만... 이 전략이 적중한건지...

출간 3주만에 1만부 판매.

현재 경제/경영 부문 14위.


 

 

 

 

 

 

 

난 고영 쌤의 글을 좋아한다.

이 책 『거짓말 상회』에는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대리사회...로 유명한 김민섭, 사진비평가 김현호씨의 글도 실려있다.

 

 

 

 

 

 

 

 

와이프는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를 구입.

이거 양장본을 보안서점에서 본 것 같다고 하던데...

 

 

 

 

 

 

 

 

그래서 이렇게 세 권을 구입했다.

『노포의 장사법』, 『거짓말 상회』, 『금각사』

 

 

 

 

 

 

 

 

 

 

 

 

 

 

 

『노포의 장사법』

박찬일 글 / 노중훈 사진

『100년 식당』의 후속작이라고 볼 수 있는 책.


 

 

 

 

 

 

 

표지가 맘에 든다.

글에 대해선 내가 왈가왈부하는게 주제넘는 짓이다.
박찬일 샘의 노포를 대하는 자세와 시선은 애정과 연민, 그리고 경외심이 기저에 탄탄하게 깔려있다.
여기에 미식에 대한 괴팍하지만 날카로운 통찰,
이를 표현 가능하게 해주는 미문으로 점철되어 이 책은 사료적 가치는 물론이고 아름다운 인문학 서적이기도 하다.


어젯밤과 오늘,
책 읽어주는 남편 코스프레하면서 와이프에게 이 책의 몇몇 섹션을 읽어주면서 왜 박찬일 샘께서 그리 인터뷰를 힘들어하면서도- 잘 다니던 잡지사를 그만 둔 이유 중 큰 이유가 사람을 대하는 인터뷰 자체를 정말 힘들어했기 때문- 이 책의 후속을 계속하고 싶어하시는 지 알 것 같았다.

그렇지... 우린 정말 우리 주변에 늘 있어왔던 모습들에 대해 기록하는 것에 참으로 인색하지.
그토록 열심히 달리고, 그 공간에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들이 쌓이고 기록되고,
그 안의 사람들이 연결되어가며 시간이 흐르고 흘러도 이를 제대로 기록하는 이가 없지.
노포를 찾아가 준비한 박찬일 샘의 펜과 노중훈 작가의 카메라 앞에 앉은 노포의 쥔장들의 마음 속엔 그러한 절박감으로 앉은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책을 다 읽은 것은 아니지만 '부민옥' '을지오비베어'에 대한 글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이 노포를 중심으로 오랜 세월 이 집을 들렀던 이들의 모습들을 떠올리게 할 만큼 이 글은 입체적이다.
부민옥과 을지오비베어의 역사와 음식들을 소개하면서 저자는 아주 자연스럽게 노포를 둘러싼 지역적 역사성과 변화하는 사회상에 대해 언급한다.
이토록 유려하고 자연스럽게 전혀 다른 성격의 소재들을 어색하지 않게 버무릴 수 있는건 박찬일이라는 사람의 강점 중의 강점이다.
이토록 이 책엔 오랫동안 가슴에 남길만한 여운들을 하나하나 새겨나간다.
누구에게나 권할 만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지.


다만...
팟캐스트 '여행사이에책'에서 진행자인 노중훈 작가가 자신의 책이기도 한 이 책을 언급하며,
어느 정도 사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난 이 책을 구입해서 읽으면서 노중훈 작가가 왜 아쉬워했는지... 정말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아무리 경제/경영 서적으로 포지셔닝됐다고해도 다소 납득하기 힘든 사진 선정과 배열, 글과 사진의 느낌을 전혀 살려내지 못하는 종이와 인쇄품질.
노중훈 작가가 팟캐에서 '내가 정말 사용되기 원했던 사진과 에디터가 pick한 사진은 너무 차이가 있더라'라고 말씀하셨는데,
나... 정말 그 말 뜻을 단번에 이해했다.
와이프는 나보다 더더 아쉬워했다.
노중훈 작가의 아쉬움이 충분히 이해가 가더라.
전작 <백년식당>의 인쇄품질도 사진의 느낌을 다 살려주진 못했지만 그래도... 난 그 책에 사용된 사진과 편집은 납득할 수 있었거든.


 

 

 

 

 

 

 

자... 그리고 『거짓말 상회』

인문학협동조합 기획.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대리사회>로 잘 알려진 김민섭씨,

사진 비평가인 김현호씨가 한국 사회에 만연한, 진실처럼 믿음이 되어버린 거짓말들을 낱낱이 까발린다.

그리고...

마지막 섹션인 '음식의 거짓말'에서 고영샘의 통렬한 신화깨기가 작렬한다.

 

 

 

 

 

 

 

 

오늘 아침 일어나자마자 고영 쌤의 글을 다 읽었다.

가짜 신화를 만들고 이를 퍼뜨리는 이들,

아무 의심없이 이를 퍼뜨리는 언론들,

그리고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우리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거짓 신화, 검증되지 않은 가짜 팩트에 대한 맹신.

고영쌤은 페이스북에서 던지는 순도 높은 감정을 한껏 덜어내어 이 지면에 실었다.

솔직히 말하면 난 고영쌤의 페이스북 글을 더 좋아한다.

지면에 올려진 이 글들은 읽히기 쉽고 보다 대중 친화적이지만 고영쌤의 통렬한 감정의 언사 속에 녹아있는 위트와 휴머니티의 냄새가 덜하니까.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선호일 뿐.

이 책에서 활자 하나하나에서 묻어나는 안타까움과 냉철함은 허울뿐이 아닌 음식문헌연구가로서의 진면목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와이프가 구입한 책은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

이 책은... 와이프가 선택하고 구입한 책이니 난 언급없이 패스.

물론 나도 읽어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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