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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에 정신없이 바쁘다보니 짧게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보내선 안된다'라는 여가 강박이 생기는 것 같다.
마음도 몸도 이완시켜야할 여가 시간에 또다른 강박으로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으니... 얼마 안되는 여가 시간에도 자꾸 시계를 보며 쫓기는 마음.
'아, 이번 신보들 들어봐야지.'
'영화 놓치고 있는 건 없나?'
'구독한 웹진을 요즘 통 보질 못했네. 시간내서 들어가봐야지'
'괜찮은 전시 놓친 건 없나?'
내 삶을 조금은 더 천천히, 풍요롭게 할 마음가짐으로 끌어 안아 마땅한 여가 시간에 업무의 연장같은 강박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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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긴 한가보다. 혓바늘이 돋고 입안이 죄다 헐어서 음식을 먹는게 무척... 힘들다.
감각이 무뎌지는 순간까진 참기 힘들 정도로 따가워서 좀전에 결국... 알보칠을 발랐다.
예전 알보칠이었다면 난 아마 고통에 방바닥을 손톱으로 박박... 긁었을지도 모르는데 지금 많이 희석된 알보칠은 그 정도의 고통을 주진 않는다.
물론 그만큼 약효도 떨어졌지.
궁금하네.
알보칠의 이런 변화는 득이 될까... 독이 될까.
예전의 알보칠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었다면 지금의 알보칠은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
고통은 덜 해졌지만 그만큼 약효도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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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인연의 이웃분으로부터 일드 <문제있는 레스토랑 / 問題のあるレストラン>(2015, 10부작 완결)를 추천받아 봤다.
그 즈음에 료칸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어 <카모, 교토에 간다 / 鴨、京都へ行く。>(2013)를 보다가 정말... 단 하나의 가치를 강조하며 너무 많은 여러 문제들을 깔아뭉개는 느낌이 들어 좀 불쾌했는데 <문제있는 레스토랑>은 상당히 재밌게 봤다.
우리나라에서도 꽤 인기를 끌고 있는 루프탑 스타일의 레스토랑.
각자 저마다의 아픔과 사정이 있는 이들이 모여 거대 요식업체와 맞짱뜨는...(ㅎ) 이야기.
온갖 추악한 면은 죄다 안고 있는, 거대 요식업체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의 꼬락서니를 보노라면 속이 완전 뒤집히는데 이게...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 혹은 드라마 속의 이야기만이 아니라는 공감이 가다보니 더더더... 빡친다.
그렇지.
내가 사회 생활하면서 만나 본 많은 사장들을 비롯한 남자들도 이 드라마 속 저질들과 그리 썩... 다르지 않은 경우를 무수히 봐왔지.
직무를 잘 해결하느냐의 능력과 전혀 상관없이 '여성'이라는 상대를 마주할 때 돌변하는 그들의 태도는 정말... 한결같았다.
'여직원은 문제있어'
'그런건 여직원에겐 무리야'
'갸는 좀 해픈거 같아'
'ㅎㅎㅎ 그냥 뭐 대충 놀고 나왔죠'
나 역시 그 부류에 속하는 속물 중년 남성이지만 가끔 도대체 이 일상화된 여성 혐오의 시선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불편하지만 직시해야할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던 것이 아니라...
난 그저 어쩔 수 없이 히키코모리가 되어 사람들과의 관계를 단절해버렸다가 서서히 세상 밖으로 한걸음씩 나오는 치카 역의 마츠오카 마유 (松岡茉優)에게 완전... 푸욱... 빠졌다.
아이고... 남자가 어쩌구 위에서 떠들더니 바로 드라마보고 반했다느니...ㅎㅎㅎ
암튼...마츠오카 마유가 연기한-아주 잘 연기한- 치카라는 캐릭터의 사연은 무척... 정말 무척 짠했다.
가장 감정이입이 많이 된 캐릭터이자 에피소드인 것 같아.
여주와 미묘한... 관계인 남주, 몬지 마코토. (히가시데 마사히로)
이 캐릭터.
공감결여의 전형을 보여준다.
조금씩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긴하지만...
여주인 마키요코... 마키 요코하면 최근의 <태풍이 지나가고>도 떠오르지만 난 무엇보다 오모리 타츠시 감독의 <안녕 계곡/さよなら渓谷>(2013)이 생각난다.
이 영화에서의 그녀는 정말이지 잊혀지질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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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바뀌었다지만, 속 시원한 정책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지만,
아직 이 나라는 바뀐게 없다.
여전히 국민들 주머니 털고 희희낙낙하는 저 같잖은 쥐새끼들은 여전히, 최승호 PD의 자조섞인 독백처럼 '잘 먹고 잘 산다'
얼마전 주진우 기자는 MB의 재산을 추적한 내용을 담은 책을 출간했다.
언제부터인가,
우린 우리가 하지 못하고 있는 일을 자신의 안위를 내던지고 추적하는 이들에게 조금씩 마음의 빚을 지고 있는 느낌이다.
나 역시 그렇다.
이런 영화, 책들을 보면서 '나라면 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이제 더이상 하지 않기로 했지만 그런 뻔한 대답이 돌아오는 질문보다 현실적으로 이들의 영화를 보고, 이들의 책을 읽으며 동참하기로 했다.
꼭 보고 싶다.
저 파렴치한이 포토라인 앞에 서고, 수갑을 차고 심판을 받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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