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보트닉 (BOTNIQ)'
아들의 고3 시즌이 사실상 끝이 났다. 2개 정도의 대회가 더 남아있긴하지만 대학 진학등을 결정하는 것은 이제 끝.
아들은 올해 작년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했다.
대회가 뒤로 갈수록 점점 더 긴장하면서 자신의 연습 기록보다 10~15점 이하를 계속 기록하는 등 고전에 고전을 했다.
지켜보는 우리도 무척... 안타까운 마음 한가득.
하지만 아무리 우리가 안타까와해봐야 본인 마음만 할까.
아들의 코치 역시 안타까운 마음 한가득인 듯 하다. 고마울 뿐.
이번 시즌으로 모든 것이 결정나는 것도 아니고 네가 계속 사격을 하는 한 이번 시즌은
앞으로의 길고 긴 시간 중 극히 짧은 일부일 뿐이다.
물론 고3 시즌이 현실적으로 중요한 시기인 것은 맞지만 이 시기가 개인의 커리어를 모두 결정할 리 없다고 늘 말해왔는데...
아들은 그때마다 웃으며 그렇게 자신도 생각한다고 대답했지만 그렇다고 쉽게... 마음이 놓였을 리가 없지.
이제 진학 결정을 하는 일이 남았는데 지금 얘기되고 있는 괜찮은 학교와 마무리가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은 있다.
+
식사하고 집에 오면서 아들이 '너의 이름은' OST를 틀었다.
아들과 음악, 영상, 게임등을 공유하며 얘기하는 시간이 정말 즐거운데,
어쩌면 내년에 아들은 지방으로 내려갈 지도 모른다.
사회에 나가게 되면 독립을 시키겠다는 생각을 진작부터 했었는데 대학까진 함께 있고 싶었다.
그런데... 어쩌면 따로 살게 될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오게 될 것 같네..
한해동안 정말... 맘 고생 많았던 아들과 함께 일산의 보트닉(BOTNIQ)에 왔다.
원래 토요일 저녁에 올까...했었는데 아들이 대회 갔다가 토요일 오후에 올라온 탓에 일요일 런치로.
보트닉은 보면 볼수록 참... 섬세한 공간이다.
에쉬 원목으로 만든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의자.
MDF에 무늬목을 잘 붙인 테이블.
벽면의 컬러.
독특한 화병,
브라스로 만든 와인 메뉴판,
아주 꼼꼼하고 정성스레 관리된 화분들...
아들이 '아빠 여기 분위기도 무척 좋아요'라고 말하던데 당연함.
깨끗하고 정성스럽게 관리된 화분.
보석같은 집.
웰컴 디쉬.
아몬드 등등 들어갔던... 매우 시원하게 입맛을 자극한 메뉴.
들어간 재료들을 친절히 말씀해주셨는데... 바보같은 내 머리가 기억을 못해요.ㅎ
이 녀석... 보기보다 입이 매우 민감한 편이라 밖에서 음식 먹는 걸 좀 힘들어한다.
맛있는 음식은 정말 걱정될 정도로 잘 먹는데...
글라스 와인 한잔씩.
소비뇽 블랑과 샤도네이가 블랜딩된 와인.
꽤 괜찮았다고.
아들이 이런저런 생각을 얘기해주는 시간이 우리에겐 더할 나위없이 행복한 시간.
나는 그냥 산 펠레그리노 탄산수 한 잔.
얘기 중 웃긴 표정.ㅎㅎㅎ
웰컴 디쉬에 이은 코스 첫번째 메뉴, 닭가슴살, 메서던(Macedoine), 청사과, 오이피클을 이용한 샐러드.
지난 번 토마토와 리코타 치즈를 이용한 샐러드도 좋았지만 이번에 새로 바뀐 이 메뉴의 만족도가 더 높았다.
아주아주 부드럽게 잘 조리된 닭가슴살과 오이피클은 정말... 잘 어울린다.
그리고... 허브를 정말 잘 사용하신다.
사진에서 보듯 '처빌'도 들어갔는데... 아... 그 향과 어우러짐이 참 좋다.
두번째 메뉴,
진주 오징어, 감자퓨레, 먹물 소스, 쪽파.
지난번 이 메뉴는 진주 오징어가 아니라 속초 오징어였다. 그리고 이렇게 좁게 잘라내지 않으셨는데 이건 오징어의 특징이 다르기 때문인 듯 싶기도 했다.(여쭤볼걸...)
지난번에도 구운 쪽파가 맛있었는데 이번은 더 맛있었던 듯.
전체적으론 지난번 속초 오징어로 낸 디쉬가 조금더 만족도가 높았는데 이 역시 정말... 훌륭하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저 감자 퓨레의 맛은 정말이지... 어우...
세번째 메뉴인 '반숙계란, 포르치니 버섯 소스, 쉐리와인에 절인 마늘'.
먼저... 아주 맛있는 빵과 질좋은 소금이 올려진 버터가 차려지고,
어웅... 그리고,
반숙계란, 포르치니 버섯 소스, 쉐리와인에 절인 마늘.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훌륭하다.
다만, 이번엔 반숙 계란이 이 메뉴에서 차지하는 맛의 비중이 좀 높은 느낌?
사람마다 느끼는 바는 다를 듯.
빵에 올려 먹어도 좋고 빵을 여기 찍어 먹어도 좋다.
아들은... 엄청 잘 먹었다. 진심.
네번째 메뉴,
호주산 냉장 양갈비 (+ 10,000원 추가)
나와 아들은 냉장 양갈비.
아... 진짜 기가막히게 구워내셨다.
그리고 양갈비를 무척 좋아하는 아들이 정말 맛있게 먹었다.
나 역시.
정말 고소한 맛과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우던데 이렇게 고소함이 넘치는 양갈비를 먹어본게 얼마만인가...싶기도 했다.
지난번 채끝 스테이크를 먹었던 와이프가 이번엔 전에 내가 먹었던 '이베리코 플루마'를 선택했다.
다시 말하지만... 소고기라고 해도 믿는 분들 분명 계실 듯.
가니쉬는 지난번이 조금 더 좋았다.
자몽 샐러드.
아들이 자몽을 먹어 보더니... 이렇게 씁쓸함없이 단 자몽은 처음이라고.ㅎ
다 먹은 뒤 후식. 에어를 넣은 아이스크림.
전보다 훨씬 부드러운 질감.
이런 느낌이 더 좋은 것 같은데?
우린 커피, 아들은 녹차.
잔이 참... 예쁘다.
훌륭하다...
이 날도 역시 맛있게 먹었다.
부족함이 없다.
조만간 디너로 한번 꼭 먹어보고 싶은 곳.
스탭분의 응대도 정말정말 감사한 곳.
+
식사하고 집에 오면서 아들이 '너의 이름은' OST를 틀었다.
아들과 음악, 영상, 게임등을 공유하며 얘기하는 시간이 정말 즐거운데,
어쩌면 내년에 아들은 지방으로 내려갈 지도 모른다.
사회에 나가게 되면 독립을 시키겠다는 생각을 진작부터 했었는데 대학까진 함께 있고 싶었다.
그런데... 어쩌면 따로 살게 될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오게 될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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